전 철 | ‘자연의 신학’의 현대성 연구: 인간과 자연의 미래를 위한 ‘자연의 신학’의 재구성

신학의 전통에서 자연은 하느님의 피조물로 간주되어 왔다. 하느님의 창조 작품이자 피조물인 자연에서 하느님의 본성을 탐구할 수 있는 가능성은 미약해 보였다. 하느님의 계시 사건은 자연의 무대를 넘어섰다. 이점에서 기독교는 그리스 우주론과의 날카로운 대립점을 간직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그의 주변 세계의 종교들과 격정적으로 싸웠고, 기독교는 그리스의 우주론과 격정적으로 싸웠다. 이 투쟁 속에서 이스라엘은 세계를 신성의 상으로 영광스럽게 신격화시키는 것을 거부하였다. 오히려 이 세계와 자연에 근거를 갖지 않은 하느님이 세계를 창조하였으며, 자연주의적으로 예견할 수 없는 하느님의 개방된 역사로 이 세계를 이해하였다. 신학에서의 ‘자연신학’ 논쟁은 이와 같은 기독교의 ‘신앙’, ‘이성’, ‘앎’, ‘자연’의 해석학을 그 배경으로 한다.

21세기 신학은 20세기 자연신학을 둘러싼 논쟁을 벗어나 자연에 대한 새로운 신학적 상상력을 모색하고 있다. 물론 ‘자연신학’(theologia naturalis)과 ‘자연의 신학’(theologia naturae) 모두 “하느님의 세계창조”로서 자연에 대한 지위를 어떻게 신학적으로 성찰할 것인가가 큰 과제가 된다. 전통적인 자연신학은 피조물의 하느님 인식을 문제 삼았다면, 자연의 신학은 구원의 시선에서 자연과 피조물을 새롭게 인식하려는 해석의 전환을 시도한다. 동시에 생명의 조건인 자연이라는 무대와 그 구원가능성을 21세기의 문명에서 새롭게 탐색하는 것이 자연의 신학의 중요한 과제이다.

본 연구는 자연의 지위를 신학적으로 폭넓게 재해석하고 확장한 ‘자연의 신학’의 동기와 그 내용을 다룬다. 본 연구는 첫째, 자연에 대한 신학적 해석학의 변화를 계시와 자연, 신학과 과학의 관계에서 검토한다(Ⅱ). 둘째, 자연의 신학적 지위에 대하여 다룬다(Ⅲ). 셋째, 자연에 대한 신학적 해석을 진행한다(Ⅳ). 넷째, 인간의 미래를 위한 자연의 신학의 여러 논의를 다룬다(Ⅴ). 마지막으로, 자연의 신학의 과제를 결론으로 제시한다(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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