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terwegs zur Theologie








틸리히를 통해 본 공감의 구조
틸리히의 ST. pp.174-176 individualization and participation을 중심으로



전 철


 
틸리히의 세계관을 구성하는 존재론적 구성요소는 개체화와 참여, 역동성과 형식, 자유와 숙명적 제약이 있다. 이 가운데 개체화와 참여는 공감과, 공감이 가능해지는 구조를 이해하는데 있어 매우 유용한 단서가 된다. 여기에서는 틸리히가 말한 개체화와 참여는 특수한 성격이 아닌 모든 존재의 존재론적인 요소이고, 이 둘은 서로 같은 방향을 지향한다는 점이 부각된다. 또한 이 둘은 모두 '전체' 위에서만 가능한 요소라는 점이 강조된다. 결국 개체화와 참여의 과정은 공감의 과정이고 이 '전체'는 공감이 가능하게 되는 구조가 된다.

우선 개체화의 뜻은, 한 존재의 개체성을 극대화시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가 주목할 것은 모든 존재는 개체화를 지향한다는 점이다. 인간과 동물은 물론이고, 나무 한 송이도 개체화를 지향한다. 이럴 때 개체화는 어떤 존재만 지니고 있는 특징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지닌 요소가 된다. 이렇게 모든 존재가 개체화를 지향하기 때문에 틸리히는, 개체화는 존재의 특징이 아니라고 본다. 오히려 개체화는 존재론적인 요소이며, 모든 존재의 질(a quality)이 된다.[1]

틸리히는 개체화와 상응하는 존재론적 요소를 참여로 본다. 그렇다면 개체화와 참여는 서로 어떤 관계인가. 언뜻 개체화와 참여는 상호 배타적인 관계로 보인다. 그러나 틸리히에 있어서 개체화는 참여를 배제하지 않는다. 오히려 완전환 개체화는 완전한 참여를 의미한다. 나의 온전한 개체화는 세계의 온전한 참여를 의미한다는 것이다. 참여는 개체화에 있어서 본질적인 것이다. 그럼 어떻게 개체화와 참여가 서로 등등한 지위를 갖게 되는가. 물론 틸리히의 표현처럼, 완전한 개체화의 지평은 동시에 완전한 참여의 지평이고, 개체화와 참여는 존재의 모든 수평에서 서로 의존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틸리히의 주장에 덧붙여서 더욱 관심을 갖아야 할 것은 <전체>와의 관계 속에서 개체화와 참여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개체화와 참여라는 존재론적 요소는 전체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개체(個體)는 체(體)의 한정을 뜻한다. 그리고 한정하기 위해서는 한정해야 할 전체로서의 존재(體)가 필요하다.[2] 즉 개체화는 전체 위에서만 가능하다. 참여 또한 전체 위에서만 의미를 얻는다. 참여는 존재가 전체의 한 구성요소로 편입됨을 뜻한다. 전체가 없이는, 존재의 편입도 불가능하기 때문에, 참여가 불가능하다. 개체화와 참여는 그것이 가능하게 되는 전체가 있어야 한다.

또한 개체화와 참여는 동시에 전체를 지향한다. 개체화는 자기를 지탱하려는 의지이다. 참여는 자기를 지탱하려는 또 하나의 실현의 방식이다. 존재의 생명력은 자기를 개별화시킴으로서 실현된다. 또한 존재의 생명력은 타인과의 관계를 설정함으로서 실현된다. 이 둘 모두는 자기를 지탱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여기서, 이러한 개체화와 참여라는 두 요소는 융이 말한 클레아투라의 세계이고, 위에서 우리가 이름붙일 수 없는 그 '전체'로서의 그 무엇을 플레로마의 세계로 이해해본다. 결국 개체화와 참여는 전체를 향해 나아가는 공감의 과정이다. 또한 개체화와 참여의 근거인 전체는 공감이 가능해지는 구조가 된다. 이제부터 그 이름붙일 수 없는 <전체>에 대한 접근이 하나의 과제로 남는다.

각주

[1] 모든 존재는 주체이자 자기초월체라고 화이트헤드는 말하였다. 틸리히와 마찬가지로 화이트헤드에 있어서도 자기초월체는 어떠한 부분적인 특성이 아니라 모든 존재가 지니는 존재론적 범주가 된다. 또한 화이트헤드의 자기초월체적 성격은 틸리히의 개체화와 참여, 이 둘 모두와 관계된다. 화이트헤드의 자기초월체적 성격은 '한정된' 자신을 다시 '한정하는' 성격이다. 자신을 한정하면서 새롭게 나아가는 자기초월의 과정은, 자신이 더욱 개체화 하는 국면이면서 동시에 자신이 우주의 새로운 존재로 참여하는 국면을 동시에 갖고 있다.

[2] 개체화의 과정에서는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요소가 있다. 한정하려는 의지와 한정할 존재, 그리고 한정된 존재이다. 한정하려는 의지는 화이트헤드에 있어서는 신의 원초적 본성을 통하여 현실적 존재에 가해지는 영원적 객체의 진입, 그리고 현실적 존재가 지닌 주체적 지향이다. 한정할 존재는 현실적 존재이다. 그리고 한정된 존재는 현실적 존재가 자기초월을 감행한 후 합생의 과정을 통하여 새로움을 덧입은 새로운 현실적 존재이다.

1996년 10월 5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