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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의 그물


전 철





카프라 | 생명의 그물 (범양사, 1998)
 






 
22. 깊은 생태적 자각은 모든 현상들의 근본적인 상호의존성을 인식하며, 개인과 사회로 구성 되는 우리들이 모든 자연의 순환적 과정들 속에 깊숙이 묻혀 있다는(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거 기에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한다.

38 신이시여, 우리를 획일적 시각과 뉴턴적 몽매에서 지켜 주소서. 윌리엄 블레이크

44. 전체는 부분의 합 이상의 무엇이다.

57 생태학은 연결망이다. 생태계를 올바로 이해한다는 것은 곧 연결망을 이해하는 것이다. 생태학자 베르나르 패튼

64 우리가 관찰하는 것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우리들이 물음을 제기하는 방법에 노출된 자연일 뿐이다. - 하이젠베르크

79 사이버네틱스의 개념적 틀은 흔히 메이시 회의Macy Conferences라 불리는 뉴욕시에 열린 전설적인 일련의 회의에서 수립되었다. 이 회의들은 ― 특히 1946년에 열린 첫번? 회의의 경우 ― 매우 활력적이었고, 당시 새로운 개념과 사고방식을 탐구하기 위해 학제적인 토론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던 고도로 창조적인 인물들을 하나의 독특한 집단으로 묶어 냈다. 이 회 의에 참석했던 과학자들은 두 개의 핵심 그룹으로 나뉘어졌다. 첫번째 그룹은 최초의 사이버 네티스트들을 중심으로 형성되었고, 거기에는 수학자, 공학자 그리고 신경과학자들이 참여했 다. 또 다른 그룹은 베이트슨과 마거릿 미드 주위에 몰려든 인문학 분야의 학자들로 구성되 었다. 첫번째 회의에서부터 사이버네티스트들은 자신들과 인문학자들 사이에 벌어져 있던 학 문적 간격을 잇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워너는 일련의 회의에서 중심적인 인물이었고, 회의장에 과학에 대한 그의 정열을 불어넣었 다. 참석자들은 한편으로 그의 탁월한 사상에 감탄했고, 다른 한편으로는 종종 나타나는 그의 불손한 태도에 놀랐다. 많은 참석자들의 말에 따르면, 워너는 한창 토론이 진행되는 와중에 잠이 들어 버리는 당혹스러운 태도를 보였고, 심지어는 코를 골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용케 그는 회의에서 진행되는 토론의 흐름을 놓치지 않았다. 잠에서 깨어나는 즉시, 그는 논리적 모순을 지적하거나 날카로운 비평을 퍼부었다. 그는 철저히 이런 토론을 즐겼고, 특히 회의에 서 자신이 차지하는 중심적인 역할을 즐겼다.

워너는 탁월한 수학자였을 뿐만 아니라 뛰어난 철학자이기도 했다(실재로 그는 하버드 대학 에서 철학으로 학위를 받았다). 그는 생물학에 비상한 관심을 가지고 있었고, 자연계와 생물 계의 풍부함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의사소통과 제어의 메카니즘을 뛰어넘어 보다 큰 조직 패턴을 보았고, 자신의 개념을 사회와 문화적인 문제들의 폭넓은 영역과 관련지으려고 시도 했다.

폰 노이만은 메이시 회의에서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두 번째 인물이었다. 양자론에 대한 고전적 논문을 썼던 수학천재인 그는 게임이론의 창안자였고, 디지털 컴퓨터의 발명가로 세 계적인 명성을 떨쳤다. 폰 노이만은 가공할 만큼 뛰어난 기억력의 소유자였다. 그리고 그의 머리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회전했다. 전해지는 말에 따르면, 그는 수학문제를 보자마자 그 본질을 이해했고 수학문제든 실제적인 문제든 간에 일단 그가 분석을 내리면 더 이상 토론이 불필요할 정도였다고 한다.

메이시 회의에서 폰 노이만은 사람의 뇌의 처리과정에 매려되었고, 뇌의 기능을 형식논리적 측면으로 기술하는 것을 과학의 궁극적인 도전으로 보았다. 그는 논리의 힘을 절대적으로 확 신했고 기술력에 무한한 신뢰를 가졌으며 평생의 연구를 통해 과학지식의 보편적인 논리적 구조를 추구했다.

폰 노이만과 워너는 여러 가지 측면에서 공통점을 가지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수학의 천재 로 추앙받았고, 사회에 대한 그들의 영향력은 같은 세대의 여타 수학자보다 훨씬 강한 것이 었다. 두 사람은 모두 그들의 잠재적인 정신력을 믿었다.

시인이나 예술가처럼 그들은 베갯머리에 연필과 종이를 가까이 두고 잠을 청했으며, 연구 과 정에서 꿈의 심상을 사용했다. 그러나 이 사이버네티스트의 두 선구자는 과학에 대한 접근방 식에서 뚜렷한 차이를 나타냈다. 폰 노이만이 제어와 프로그램을 찾으려고 노력한 데 비해, 위너는 자연적인 패턴의 풍부함을 높이 평가하고 포괄적인 개념적 종합을 추구했다.

115 구조연구에서 우리는 사물의 길이를 재고 그 무게를 단다. 그러나 패턴은 길이를 재거나 무게를 다는 방식으로는 측정할 수 없다. 패턴은 지도로 작성되어야 한다. 다시 말하자면, 구 조는 양을 포함하는 반면 패턴은 질을 포함한다.

118 1950년대에 과학자들은 실제로 이러한 이진 연결망 모형을 구축하기 시작했고, 그 중에 는 접속점에서 온-오프 상태로 점멸하는 작은램프들로 구성된 모형도 포함되었다. 그런데 놀 랍게도 그들은 대부분의 연결망에서 짧은 기간의 임의적인 깜빡임 이후에 일부의 질서 있는 패턴들이 창발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들은 깜빡임의 물결이 연결망을 통과하는 모습을 보거나, 또는 반복되는 순환줄기를 관찰하게 될 것이다. 이 연결망의 초기 상태가 임의적으로 선택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잠시 후 질서 있는 패턴이 자연발생적으로 창발되며, 그것은 바로 '자기조직화'라고 알려진 질서의 자연발생적인 창발이었다.

143 가이아 가설을 지구가 생명이 없는 암석, 바다 그리고 대기로 이루어져 있고, 단지 생물 들이 그 위에서 살고 있는 죽은 행성이라고 보는 전통적인 관점에 대한 대안으로 생각해 보 라. 지구를 서로 긴밀하게 결합되어 단일한 자동조절하는 실체를 형성하고 있는 모든 생물과 그 환경으로 구성되는 실재하는 시스템으로 간주하라. ― 러브록

149 새로운 이론은 생명의 본질을 총체적인 설계나 목적에 대한 가정 없이 의식적이고 지적 인 것으로 파악한다.

149 "그렇다면 생물종들이 한데 모여 이듬해의 온도를 협상하는 회의라도 있단 말이요?" ― 가이아 가설의 비판자.

164 그리스의 철학자와 그 후계자들은 그 후 수세기 동안 이 역설에 대해 토론을 벌였다. 그 러나 그들은 결코 그 역설을 풀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무한소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릴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제논의 역설의 근본적인 결함은 아킬레스가 거북에게 도달하기 위해서 무한히 많은 '걸음'을 떼어 놓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거기에 무한히 긴 '시간'이 걸리 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뉴턴의 분석도구를 통해 움직이는 물체는 유한한 시간에 무한한 숫자의 무한히 작은 간격을 지나갈 수 있음을 쉽게 입증했다.

182 기묘한 끌개에서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은 그 끌개들이 높은 상태공간에 있다 하더라도 극 히 낮은 차원성을 갖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일례로, 어떤 시스템은 50개의 변수를 가질 수 있다. 그러나 그 시스템의 운동은 50차원 공간 속에서 3차원의 접혀진 표면의 기묘한 끌 개로 제약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높은 질서도를 나타낸다.

185 우리는 여전히 매우 정확한 예측을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예측은 어떤 시스템의 움직 임의 질적 특성과 연관된다기 보다는 특정 시간에 그 시스템의 정확한 속도값과 연관되는 것 이다. 따라서 새로운 수학은 양에서 질로의 전환을 나타내며, 그것은 시스템적 사고 일반의 특징인 것이다. 전통적인 수학이 양과 공식을 다루는 데 비해, 동역학적 시스템 이론은 질과 페턴을 다룬다.

230 "마음은 살아있음의 본질이다" ― 베이트슨

232 마음은 실체가 아니라 과정이다 ― 자연의 과정과 동일한 인지과정이다. 뇌는 이러한 과 정이 일어나는 전체적인 구조이다. 따라서 마음과 뇌의 관계는 과정과 구조의 관계인 것이다.

243 라플라스의 결정론에서, 과거와 미래 사이에는 아무런 차이도 없다. 과거와 미래는 모두 이 세계의 현재상태와 뉴턴 운동 방정식 속에 함축되어 있다. 모든 과정들은 엄밀하게 가역 적이다. 미래와 과거는 교환가능하며, 거기에는 역사, 새로움 또는 창조성 등이 들어설 여지 가 없다.

244 생명의 기본적인 과정인 화학반은 비가역 과정의 원형이다.

249 볼츠만은 질서에서 무질서를 향한 운동이란 가능성이 적은 상태에서 가능성이 높은 상태 를 향한 운동이라고 결론지었다. 흰색 모래와 검은색 모래를 넣은 자루를 흔들면, 여러분 은 두 종류의 모래알들이 서로 갈라져서, 마치 기적처럼, 완전히 분리되는 고도로 질서정연한 상태를 창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날려면 아마 도 여러분은 그 주머니를 수백만년 동은 흔들어야 할 것이다.

255 뉴턴의 결정론적 세계에는 역사도 창조성도 없다. 소산구조로 이루어진 살아있는 세계에 서 역사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미래는 불확실하다. 그리고 이러한 불확실성이 창조성의 핵심이다. 프리고진은 이렇게 말한다. "오늘날 우리가 외부에서 보는 세계와 우리 안에서 보 는 세계는 하나로 수렴하고 있다. 이러한 두 세계의 수렴은 우리 시대의 중요한 문화적 사건 들 중 하나일 것이다."

278 생물의 구성요소들은 그 생물의 기능을 위해 존재하지만, 인간의 사회 시스템은 그 구성 요소들, 즉 인간 개인을 위해 존재한다.

287 우리는 우주 전체에 걸쳐 생명이 엄청나게 풍부하게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자신있게 말할 수 있다.

288 우리의 피부가 분당 10만 개의 속도로 세포를 교체시킨다는 것이다. 실제로 집안에서 발 생하는 먼지의 대부분은 죽은 세포들이다.

291 생물의 행동은 결정되어 있다. 그러나 외부의 힘에 의해 결정되어 있다기 보다는 그 생 물의 자체구조에 의해 ― 자율적인 구조적 변화들의 연속으로 형성된 구조에 의해 ― 결정되 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생물의 행동은 결정되어 있으면서 동시에 자유로운 것이다. 나아가 행동이 구조결정되어 있다는 사실은 그 행동이 예측가능하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는다. 그 생 물의 구조는 단지 '그 상호작용의 과정을 조건지우고, 그 속에서 그 상호작용이 촉발될 수 있는 구조적 변화를 제약할' 뿐이다.

295 "오직 우연만이 모든 혁신의 근원이며, 생물권에서 일어나는 모든 창조의 근원이다." ― 자끄 모노.

306 자연의 창조성에서는 그 끝이 없는 것 같다.

343 인류의 진화라는 사건은 지구상에서의 생명의 전개과정에서 가장 최근에 속하는 단계이 다. 그리고 우리에게 그 사건이 매우 특별한 매력으로 느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행성 전체가 살아있다는 가이아의 관점에서 본다면, 사람의 진화는 극히 짧은 기간동안 이루 어진 에프소드에 불과하며 가까운 미래에 갑작스럽게 끝날지도 모른다. 사람이라는 종이 이 행성에 얼마나 최근에 등장했는지를 보여주기 위해서, 캘리포니아의 환경보호론자 데이비드 흐라우어는 지구의 연령을 성경의 창세기에 나오는 6일로 압축시켰다. 마침내 현생인류가 자정 11초 전에 아프리카아와 아시아에, 그리고 5초 전에 유럽에 나타났다. 기록으로 남은 인 류의 역사는 자정이 되기 2/3초 전에 시작되었다.

347 생물 시스템의 창발이론에서 마음은 물질이 아니라 과정이다. 마음은 인지이며, 앎의 과 정이다. 마음은 생명 그 자체의 과정과 동일시된다.

351 "산다는 것은 아는 것이다." ― 마투라나의 바렐라

356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그조란 없다. 우리가 구조적으로 환경과 연결할 수 있는 방식들, 따라서 우리가 탄생시키는 세계는 우리 자신의 구조에 의존한다.

357 정보의 조각은 우리가 관계들의 전체 연결망, 즉 그 속에 정보가 묻혀 있고 그 정보 에 의미를 부여하는 배경에서 우리가 추출해 낸 양, 명칭 또는 짧은 언명이다. 이러한 '사 실'이 우리가 매우 규칙적으로 마주치는 안정된 배경 속에 묻혀 있을 때마다, 우리는 그 것을 그 배경에서 뽑아 낼 수 있으며, 그 배경 속에 들어 있는 고유한 의미와 연결지어서 그것을 '정보'라고 부를 수 있게 된다. 우리는 이런 식의 추출과정에 너무도 익숙해 있기 때문에, 의미가 그것이 추출된 배경 속이 아니라 정보조각 속에 들어 있다는 식으로 믿는 경향이 있다.

362 지능의 본질은 어떤 문제가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았고 그 해결책이 자명하지 않을 때에 만 적절하게 작동할 수 있다.

366 뇌는 결코 인지과정에 관여하는 유일한 구조가 아니다. 모든 척추동물들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경우에도 점차 면역 시스템이 신경계처럼 복잡하고 상호 연결된 연결망이며, 신경계 와 마찬가지로 중요한 고정 기능을 담당하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374 우리의 모든 지각과 사고는 감정에 의해 착색되어 있는 셈이다. "백혈구는 우리 몸 속 을 떠다니는 뇌의 일부이다." ― 퍼트

388 "독립이란 정치적인 개념이지 과학적 개념이 아니다." ― 마굴리스

1998년 4월 2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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