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12/20 (23:05) from 203.252.17.161' of 203.252.17.161'	Article Number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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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의 기능>에 대한 신문의 서평에 대한 서평

대한매일신문 "기철학 화이트헤드의 이성적론은 상통" 반항아들이 만났다 수학자이자 물리학자, 과학철학자인 알프레드 화이트헤드의 '이성의 기능' 이 도올 김용옥씨에 의해 번역, 출간됐다. 화이트헤드는 데카르트, 칸트, 헤겔 동서양 근대철학의 주류들이 이성을 초월적이고 선험적으로 파악해온 것과는 달리 자연주의적 입장에서 분석한다. 즉 이성은 어떤 추상적 실체나 본질이 아니라 우리의 몸에서 일어나는 현상과 일원적, 유기적으로 연계되는 어떤 기능이라고 말한다. 도올 역시 동양철학과 한의학을 공부한 뒤 모든 것은 몸에서 비롯된다는 기 철학'에 심취한 인물 기성학계에 독설을 퍼부으며 반기를 들기로도 유명하다. 통나무출판사에서 펴낸 이 책은 화이트헤드가 1929년 대학에서 `이성' 을 주제로 강연한 것 도올은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싣고 번역에 대한 해설을 덧붙여 난해한 '백두의 이성론의 표피를 벗겼다. 350여쪽 가운데 '안'이 3분의 2 가량 된다. 화이트헤드의 이성은 실증적이고 현실적이다 .이성은 초월적인 것이 아니라 우리 몸안에 있는 것이다. 삶의 기본단위는 욕망이다 . 그러나 욕망은 제어가 안돼 무질서하다 욕망은 단순히 생존하기 위한 저급 욕망에서부터 삶의 방법을 해결하려는 실천이성, 최고단계인 자기세계를 이해하려는 사변이성(speculative reason)까지 다양하다. 사변이성은 수학적 사고와 맥락을 같이한다. 서양은 사변이성을 기반으로 과학,자본주의,민주주의라는 근대문명을 낳았다. 이성은 간단히 말해 살아가는 문제를 해결하는 도구라고 할 수 있다. 도올은 화이트헤드 이성론의 고갱이는 '이성은 욕망중의 욕망(Reason is the appetition of appetitions)' 이라고 말한다. 즉 모든 다른 욕망들을 결정하고 규제하고 다스리는'자기규율' 이 바로 이성의 정수라는 것이다 . 도올은 '내가 천착하고 있는 기철학과 화이트헤드의 이성론이 일맥상통, 이 책을 소개하게 됐다'며 '백두와 두해 씨름하고 나니 스산하다'고 예의 독설적인 직설화법으로 소감을 표명했다. 미국 케임브리지에 있는 '뉴 잉글랜드 복잡계연구소(NECSI)' 의 철학분과위원장을 맡아 침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그는 이달말 다시 미국으로 간다. (98/11/30) 신문기자들의 글은 무척 감각적인 호흡이 그 행간에 살아 숨쉬고 있다. 김용옥이 반항아이고 화이트헤드가 반항아라는 표현은 무척 흥미로운 바가 있다. 그 기자의 의도는 이해하지 못하는 바는 아니다. 그러나 실은, 적어도 내가 학회 강독회에서 만나면서 직시했던 선생의 멘탈은 정말 겸손했고, 정도를 걷는 학인이라는 느낌이 가슴에 남아 있다. 이제는 도올을 가벼운 렙 서비스로만 대할 단계는 넘어서야 할 성숙한 시점에 이르른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여전히 화이트헤드의 사상은 철학사의 정통성의 세례를 받지 못한 '스산한' 느낌을 갖게 하는 면도 있다. 구체적인 내용을 기술하는 서평의 속살은 이단아로 출발하는 '압권'의 빛에 가려진 느낌이 있다. 한겨레신문 "이성은 잘 사는 기술 증진시키는 것" '20세기의 데카르트' 라 불리는 앨프리드노스 화이트헤드(1861∼1947)의 < 이성의기능>(원제 The Function of Reason) 이 김용옥 전 고려대 교수의 번역으로 나왔다.통나무펴냄. 1929년 3월 미국 프린스턴 대학에서 행한 강연록인 이 책에서 화이트헤드는 이성의기능을 한마디로 "삶의 기술을 증진시키는 것" 이라고 정의한다. '삶의 기술' 이란 다시 ①산다 ②잘 산다 ③더 잘 산다는 '삼중의 충동' 으로 드러난다. 이런 이성관은 그리스철학이나 독일 관념론에 익숙한 독자에게는 오히려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그에 따르면 이성이란 '동물의 생존을 위한 기능' 이기도 하고 '특정한 동물적 기능을 추상화한 것' 이기도 하다. 그는 고대 그리스에서 "플라톤은 이성을 신들과 공유했고 율리시즈는 이성을 여우들과 공유했다" 고 말한다. 플라톤은 후자를, 율리시즈는 전자를 대표하는 셈이다. 지금까지의 철학사는 여우와 공유할 수 있는 이성' 대신 '신들과 공유할 수 있는 이성' 만 논의해 왔다.화이트헤드는 이성에 관한 이 두 갈라진 전통을 조화시키려 한다. 20세기 철학자 가운데 가창 난해한 문헌을 남긴 것으로 '악명' 높은 화이트헤드가이성을 이렇게 쉽고 명쾌하게 정의했다는 건 믿기 어려울 정도다. 옮긴이는 이를 "그리스 철학에서 근세 합리주의에 이르기까지 이성을 초월적 실체나 추상성으로만 간주해온 서양 이성주의 전통에 대한 하나의 반역이며 도전"이라고 말한다. `이성' 을 자연주의적으로 새롭게 규정함으로써, 이를 '인간의 기능 가운데 하나'라는 제 자리로 돌려놓은 셈이다. 이 책은 화이트헤드 사상의 단면을 보여주는 중요한 저작이지만, 김용옥씨의 번역 방식이 더 흥미를 끈다. 그는 먼저 영어 원문을 문단 단위로 끊어 장마다 일련번호를 붙이고, 원문과 함께 번역문을 실은 뒤, 그 문단에 대한자신의 해석인 '안 ' 을 덧붙이고 있다. 이는 동양 고전을 번역할 때 흔히 쓰는 방식이다. "화이트헤드의 언어는 번역의 대상이 아니라 해석의 대상"이기 때문에, 이처럼" 동양 고전을 번역하는 것과 같은 정중한 방법을 택했다"고 옮긴이는 밝히고 있다. 이 번역서의 또 한가지 특징은 화이트헤드의 사상을 끊임없이 동양철학과 견주고있는 점이다. 예를 들어 화이트헤드가 말하는 역사의 상향운동과 하향운동을 기의 취산(모임과 흩어짐)으로 설명하는 따위의 방식을 통해 동양철학을 현대적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다. 옮긴이 김씨는 지난 6월 용인대 교수직을 그만둔 뒤, 현재 미국 뉴잉글랜드 복잡계연구소 철학분과위원회 회장직을 맡아 '침'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이상수기자 (98/12/08) 이상수 기자의 서평은 촘촘하면서도 일관된 시선으로 직조되어 있다. 거의 압축파일의 형태이다. 이 기자의 다른 서평을 읽어볼 욕심이 생겼다. 플라톤과 율리시즈의 선명한 대비는 이형관 교수님의 번역서 앞 뒤를 장식하는 이성의 기능의 핵심적인 주조음이다. 한겨레의 서평은 적어도 나에게는 쏠쏠 읽혀진다. 2년동안 서로가 서로를 읽고 읽혀온 익숙함 때문일런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