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1/27 (06:40) from 147.142.196.118' of 147.142.196.118'	Article Number : 126
Geist	Access : 6624 , Lines : 125

하늘로 열린 창가 아래에서

Download : wohnheim.jpg (29 Kbytes)

학교 홈페이지에 기숙사 홈페이지도 셋방살이로 더불어 있는데 오늘 들어가서 보니까, 사진과 디자인이 바뀌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왼쪽 건물의 기숙사 바로 보이는 지붕에 가운데 약간 큰 창이 있고 그 창을 중심으로 양쪽에 자그마한 창이 하늘을 향해 있는데 눈으로 보이는 왼쪽 창이 내 방의 창문이다. 저 창문은 거의 하늘을 향해 뚫려 있고 그 바로 밑에 책상이 있다. 밤이 되어 별이 보이면 혹여 그 별빛에 책을 보고픈 마음이 들게 하는 창이다. 하지만 이는 거의 불가능하다. 거의 하루가 멀다하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니. 비들이 저 창문에 부닥치며 비명횡사하는 소리만 따닥 따닥 하며 들린다. 가운데 1층의 큰 네개의 창문안에 보이는 곳은 에큐메니칼 연구소 세미나실이다. 그리고 그 밑에 자그맣게 보이는 창문 안에는 에큐메닉스 및 신학에 관련된 책이 있는 연구소 도서관이다. 그리고 오른쪽의 건물들은 신학도서관이다. 신학부 책들만 모여 있다. 몇달 전에 들어가서 마음먹고 전체 내부를 다 둘러보니, 책이 상당히 많다. 그 많은 책들이 진열된 미로같은 도서관을 두어시간 돌아가면서 훑어보았다. 겉은 라면박스같은 건물들인데 들어가보면 상당히 복잡하다. 위에는 성이 보이네. 밤에는 은은한 황금빛 조명으로 성이 아름답게 빛난다. 2학기 기숙사 시작되었을 때 첫 모임에 서로 서로 주막 앞에 걸어놓는 주막 등 처럼 등을 만들어서 그 안에 촛불을 켜고 그 등을 가지고 밤에 성에 올라가서 같이 노래부르고 뛰어 놀았었는데... 며칠 전에 이곳에 오신 김경재 선생님 가족과 같이 하얗게 쌓인 눈을 밟으며 눈 덕분에 하얀해진 고성을 한 바퀴 돌고, 기숙사에서 손수 지은 쌀밥과 김치로 어설픈 점심 같이 맛있게 먹은 기억이 지금도 새롭다. 아래 사진은 성령교회 사진이다. 처음에 예배를 드리려다 못드린 곳인데. 꼭 한신채플실과 비슷한 모습이다. 거북이도 닮아 보이고... 한달 종일 크리스마스장날이 매일 열려서 저렇게 성령교회의 조용하고 성스러운 분위기를 그간 보지 못했는데 요즘에는 그래도 많이 잠잠해진 것 같다. 비나 눈이나, 여기는 물이 많은 곳이다. 그래서 나무도 쑥쑥 자라고, 먼지도 없고. 그래서 해 쨍쨍 내리쬐는 고향산천, 푸른하늘이 많이 그립다. 아이구, 한국의 그 파란하늘 내 이럴 줄 알았으면 눈에 인이 박히도록 보고 숨쉬고 왔어야 하는데.. 아. 성령교회 평식이가 찍은 것이 있었구나. 눈에 아주 가깝게 보이는 큰 교회가 성령교회인데. 기숙사에서 50미터 정도 떨어졌나. 이러나 저러나 조만간 디지탈카메라 구입해서 도서관의 책과 자료 스캔용도로, 그리고 사진을 올려야 할 필요성을 요즘 많이 느낀다. 이전에 디지탈카메라 불량품 계속 걸려서 피곤하여 환불했다. 지금은 그 카메라값 신학전집 몇 질 사니 다 동나버렸다. 그저 후회하면 뭐하나. 다 지나가버린 일인데. 기숙사 사진만 올려놓으려다보니 주렁주렁 길어지는데 아이구.. 여기서 그만 정리해야겠다. 잘 시간이다. 오늘 밤에는 저 창문 사이로 별이나 한 점 보일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