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8/08 (09:23) from 147.142.196.118' of 147.142.196.118'	Article Number : 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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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소련, 일본, 그리고 독일

1. 중동문제는 유럽 및 전 세계의 도화선   동시에 우리 수업시간의 도화선이기도 하였다........ 오늘은 팔레스타인 친구가 자기네들의 역사를 가지고 발제를 하였다. 그 친구는 일단 팔레스타인의 지리와 인구 이런 통계만을 가지고 발제를 하였다. 발제가 끝나고 친구들이 질문하였다. 대답은 간단하였다. 정치적인 문제는 노 코멘트라고. 일단 쉬는 시간이 되어서 발제는 잠시 중단되었고 그 친구에게 나는 이스라엘을 어떻게 생각하느냐 질문하였다. 고대 이스라엘 역사를 달달 외워야 하는 고향의 신학도 후배들과 이스라엘 역사를 통하여 강단에서 설교를 하는 목사님들을 머릿속에서 헤아리면서.. 그는 말하였다. 나는 이스라엘을 사랑한다고. 이스라엘도 사람이라고... 정치문제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그리고 웃었다. 발제는 다시 이어졌고 질문은 계속 터져나왔다. 나는 다시 질문하였다. 신학과 교회는 고대 이스라엘의 역사를 회상하면서 많은 영감을 얻곤 한다. 하지만 현재 벌어지는 작태들을 보면 너무 아이러니하다. 너의 눈에서는 교회와 신학의, 종교의 이러한 죽은 시체 파먹는 것 같은, 아이러니한 모습이 어떻게 보이는가. 지독한 놈. 정치문제에 관련하여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고 그는 말한다. 은근히 질문하였지만, 이놈 말도 잘 알아듣네.. 하고 나는 속으로 놀라기도 하고 감탄하였다. 할 말이 없어서 말이 없는 것도 아니고 정치문제를 몰라서 말이 없는 것이 아니다. 그의 발제 뒤에는 우리 모두의 자유와 평화와 정의가 빨리 오기를 바란다고 흐리멍청한 논조 혹은 보편신학?적인 논조로 글을 마무리 하고 있었다. 나는 그를 믿지 않았다. 아니 나는 지금 벌어지고 있는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끝도 없이 펼쳐지는 갈등의 사태들을 보면서 그의 말과 발제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는 침묵으로 분노하고 눈빛으로 저항하고 있었다. 요즘 유독 중동의 갈등이 계속 티브이에 보도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가끔 보이는 풍경들이 여기는 독일 남부지역에서 매일 일어나는 사건처럼 자주 보도되고 있다. 몇년 전 코소보사태가 일어났을 때 총회연구소에는 독일어를 위하여 도이치벨레를 볼 수 있는 위성안테나 및 수신기를 장착하여 방송을 보았는데 아주 생생하게 코소보 사태가 보도되었다. 한국보다 훨씬 더 생생하게.... 그때 유럽은 지역적인 문제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여러 이유가 있어서 그런지 바로 중동의 문제를 남의 일로 생각하지 않는구나 하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것은 몇년이 지나도 마찬가지였다. 피셔 외무부장관이 이스라엘에 가서 자살폭탄으로 죽은 시체가 떠난 피묻은 현장에 꽃다발을 주고 묵념을 하고 기자회견을 하고... 요르단이나 중동지역에 온 기숙사 친구가 셋이 있다. 그들은 자주 미국을 씹는다. 샤이세! 하면서 미국은 창녀의 나라라고. 이는 여러 이유 가운데 바로 이스라엘과 미국의 애첩관계에 증오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동문제에 대하여 남의 일이라고 방치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그 문제와 맥락들, 그리고 심지어 이스라엘의 역사에 목메다는? 우리의 처지를 생각하면서 한번쯤 대대적으로 이와 관련하여 나름대로 헤아려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2. 소련에서 활동하는 프랑크프르트알게마네 자이퉁 기자의 특강... 잠시 짬을 내어 독일로 들어왔나보다. 특강이 있어서 잠시 시간을 내어 들어보았다. 나는 처음에 이 여자가 도이쳐가 아닌 줄 알았다. 발음이 상당히 듣기 어려웠다. 그래도 푸친과 동유럽과 소련의 관계에 대하여 많은 이야기를 하였다. 나중에 같이 강의를 들은 외국인 친구들에게 너 얼마나 이해하였냐 질문하였더니, 그 발음 때문에 상당히 어려웠다고 말하였다. 며칠 전에는 프리미어 라는 유료케이블방송에서 1주일간의 방송엔지만 모아놓은 것을 보여주었다. 신참 아나운서가 현장 멘트를 하는데 손은 벌벌 떨면서 하는 말 또하고 하는 말 또하고 당황해서 난감해 하는 것이 뉴스시간에 생방송으로 나갔다. 정작 당사자는 이 엔지만 모아놓은 방송을 보았다면 얼마나 모욕을 느낄 것인가 안쓰러웠지만... 여하간 유력신문의 특파원이라 글은 잘 쓸런지는 몰라도 오래간만에 도이쳐 답지 않는 도이쳐의 말과 발음과 자세를 보았다. 확실히 유럽은 옆으로는 동구권 그리고 소련 아래로는 중동 그리고 약간 멀리 아프리카, 그리고 바다 건너는 미국 이렇게 반경문화권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갖고 있다. 한국은 사실 그리 피부 가까이 느끼지는 못하는 약간은 먼 나라로 여겨지는 나라이다. 하지만 월드컵 때문에 축구에 난리인 이곳에서 뉴스를 보면 코리아 야판 2002 타이틀이 붙어서 화면에 나오니 세삼 월드컵의 권력과 힘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3. 일본의 칼 구스타프 융, 그리고 번역문화에 관련한 정보들... 일본 친구의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일본에서 프로이트를 공부하고 병원에서 오랫동안 있다가 독일에 있다가 조만간 일본에서 신학을 공부하고자 하는 친구였다. 하지만 그 친구는 융에 관심이 많았다. 그래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일본은 융의 저작이 상당히 많이 번역이 되었다. 벌써. 한국에는 융의 전집이 거의 번역이 안된 것으로 알고 있다. 재미있는 일은 탁월한 번역가 둘이 있는데 둘 다 융디안이다. 그런데 관점이 달라서 똑같은 책을 관점이 다르게 번역하여 융을 공부하는 일본의 학파와, 학생들은 이 상이한 두 관점 사이에 긴장을 갖고 있고 헷갈림을 그대로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일단 한 쪽에서 융의 번역 자체의 의미가 잘되었다 잘못되었다의 문제보다는 이는, 독일어의 융 사상이 일본어로 번역되면서 출현하는 일종의 매핑의 오류, 혹은 창조적 접점과 관계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하였다. 그 친구는 분명 이 두 번역가는 탁월한 번역가라는 이야기를 단서를 달고 나에게 이런 딜레마를 말하였다. 독일어 실력이 딸려서 이런 문제가 생겼을까. 그것만은 아닌 것이다. 이는 각 언어와 문화 사이의 균열이 존재하는 것이며 그 균열을 메꾸거나 혹은 균열을 매개로 언어와 언어사이의 다리와 그 공간을 통하여 융의 사상 혹은 일본에서의 융의 사상을 더욱 입체적으로 조감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나는 좋은 번역가가 많은 일본을 높이 평가하고 번역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는 일본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 과정과 실재는 일본에서 10년이 걸렸고 한국에서 6년이 걸렸다고 한다. 오영환 박사님이 혼신을 다하였기에 빨리 우리가 번역서를 만난 것이 좋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일본에서의 번역은 전문가들의 협력과 상호 대화로 깊이 연구가 진행된 토대가 일단은 부러운 것이고 외롭게시리 학문적인 인프라가 비교적 부재한 한국에서 고투하면서 오박사님이 번역한 우리네의 상황에 대하여 조금은 아쉬움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그 친구는 융을 잘 이해하지 못할 사상가로 평가하였고, 약간의 정신질환자로 바라보았고 혼자 지은 집에서 가까운 연못을 바라보면서 환자보다는 자신의 특이한 경험을 해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기울였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아무리 그가 위대한 무당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이해하지 못할 구석만 갖고 있나 나는 의아해하였고, 그는 매우 건강한, 우주를 진단하는 의사로 생각하였던 나의 추측을 의심해 보았고, 수많은 환자를 만났다는 것을 읽은 나의 기억력을 잠시 불신해보았다. 순간 나라가 다르니 정보도 이렇게 달리 들어오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을 가져보았다. 독서의 영향사, 뭐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는 며칠전 꿈의 동시성과 현실의 동시성에 대하여 이야기했다. 그것은 동시성이 아니라고 그가 답하였고, 융이 정의한 동시성의 개념을 나는 다시 말하였고 그가운데에 하나 속할 수도 있다고 말하였다. 말하면서도 나는 나를 잠시 의심하였다. 나의 경험이 진정 동시성에 관련한 것일까? 정말? 하고 말이다. 융의 이론은 병원서 직접 적용하기 어려운 구석이 있다고 하였다. 실용적이지 않다고 한다. 나에게는 융은 너무도 실용적이고 또한 이론적이기도 하였는데 말이다. 그리고 일본의 교회현황, 한국의 교회현황 여러 이야기를 하였다. 몇몇 일본인을 만나면서 느낀 느낌을 그 친구에게 이야기하였다. 너희들은 부정적인 의미의 스톨즈, 자랑거리, 자존심이 별로 없고 자신의 이야기들을 별로 하지 않으면서, 매우 열려진 듯한 겸손한 모습을 많이 보아왔는데, 그것이 맞는 것인가 하면서. 아주 묘한 대답을 보았다. 겉으로는 조용하고 수용하는 척 하지만 속으로는 대단한 자존심과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오히려 이집트에서 온 친구들의 자기네들의 화려한 문명과 유산에 대하여 짜증스러울 만치 자랑하고 다니는 모습에서 나는 은근히 컴플랙스의 그늘들을 보았는데 이집트 혹은 아랍의 친구들과는 정 반대의 모습이었다. 자랑을 많이 하는 이의 컴플랙스와, 말이 없는 이의 우월의식, 둘중에 무엇이 더 끔찍한 구석일까. 그리고 한국은 무엇일까. 나는 사실 한국 자랑을 별로 하지도 않고, 속으로 한국인이라는 우월의식도 별로 없다. 이렇게 되면 세가지 모드로서 스톨즈, 자존심의 문제는 내면적으로  외면적으로 작동된다. 물론 내부적으로나 외부적으로나 자존심에 꽉 찬 저 못난이 부시까지 끼면 완전 사각평면 플레트론이 된다. 여하간..... 개인적으로 만나면 이렇게 문제없는 사람들이 국가적으로 집단적으로 만나면 맨날 부딛히고 싸움하고 욕해대고..... 일본과 한국...... 참 묘한 운명들이다. 그 친구는 알고 있다. 국가적으로 일본이 참 잘못하는 구석을 알고 있다. 교과서에서 그들은 밝은 것 좋은 것만 배우고 있다. 그래서 나의 일본에 대한 문제의 지적에 대해서는 별로 반대할 수 있는 근거도 없고 실질적으로 개인의 차원에서는 반대할 필요도 없는 문제들이다. 혹여나 이러한 열림이 속의 꽉찬 자존심의 다른 모습이 아니길 바라기도 했지만... 여하간 도덕적 개인과 비도덕적 사회는 참 기가막힌 표현과 통찰이다... 4. 유전기술, 생명공학기술에 관한 전 독일의 논쟁들... 몇주동안 신문 뉴스 언론할 것 없이 Gen-Technik에 떠들석하다. 오늘도 마찬가지로 정치인 의사 법률가 할 것 없이 대대적으로 화면을 장심하면서 저것에 대한 의견을 말하고 있다. 며칠전에 보았던 볼프강 후버 박사를 이번에 다시 보게 되었다. 볼프강 후버는 하이델베르크 대학 신학부에서 윤리학을 가르치고 강성영 박사님의 독터바터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베를린 지역 비숍으로 활동하고 있다. 어느 분은 이분과 두흐로를 하이델베르크 신학부의 두 천재라고 하는데 저번의 토론에서는 솔직히 다른 논객들에 비해서 많이 밀리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래서 독일에 천재가 참 많군 하고 그저 생각을 끊었지만 오늘 유전공학에 대한 주제에서 아주 깔끔하고 분명하게 그리고 내가 잘 이해못할 놀라운 독일어의 구사로 스튜디오의 청중을 휘잡았고, 매번 박수를 받는 것을 보고 천재라는 찬사가 그리 먼 추측이 아닐 수도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유전공학에 대하여 찬성하는 입장이다. 인간의 질병의 치료, 그리고 불치병의 예방, 그리고 고통당하는 인간에 대한 인간적인 얼굴을 한 과학의 활용 등등으로... 그는 윤리학자이다. 윤리학은 사실 촛점이 분명해야 하고 논의가 매우 현실적이면서 섬세해야 한다. 어느 분과학문보다.... 구체적으로 벌어지는 일들을 재료삼아 접근해야 하기에. 그는 유전공학의 장점을 일별하고 단점을 일별하고 나름대로의 결론을 접근하는 논법들이 상당히 일목요연하게 보였다. 내가 들어도 그럴싸한데 독일사람들에게는 얼마나 설득력을 주었을까. 그러니 남들에게 안주는 박수를 계속 받았지. 참 교회와 신학과 지성의 지분이 이렇게 사회적으로 보호되고 견지되어지는 독일이라는 나라.그냥 구색마추기로만 보여지지는 않았다. 참 요즈음 프리드만 좌담 프로그램이 있는데 이 프리드만이라는 사람은 독일 정치계를 좌지우지하는 인물을 데려다놓고 그냥 주무르는데, 한국에서의 정치인들은 그저 몇달 묵은 똥폼만 잡고 고위층 정치인들은 어디 좌담이나 대담에 얼굴도 안내밀고 심지어 그런데 나와도 알아서 기는 식의 질문으로 일관되어 있는 것과는 달리 좌담이 이렇게 멋진 하나의 쇼일 수 있구나, 익사이팅한 긴장일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아주 인상적으로 보고 있다.                             프리드만은 후버보다 훨씬 기이한 사람인 것은 분명하다. 그의 본질을 쬐려보는 눈빛과 저돌적인 질문과 탁월한 상황분석은 내가 본 몇 안되는 논객 중에서는 가장 훌륭한 면모를 갖고 있는 사람으로 느껴졌다. 컴퓨터 티브이에 나온 그의 인상적인 모습을 캡쳐로 담아놓았다. 여하간 저녁만 되면 각 티브이에서 서로 토론하고 이야기하고 머리를 굴리면서 쥐가 날 때까지 답을 얻어내려는 모습은 분명 이색적인 풍경이다. 그 이성의 한계와 가능성에의 실험들... 시간이 상당히 흘러서 여기서 정리해야겠다. 2001년 6월 9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