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09/24 (08:29) from 129.206.82.102' of 129.206.82.102'	Article Number : 1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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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지우 시인을 만나고

학교에서 몇 년 전 황교수님의 수업을 들었다. 건조한 신학언어에 황폐해진 내 마음을 다시 새롭게 깁어보자는 심정을 가지고. 문예창작과 수업이었으나 초기에는 헤겔과 맑스가 주로 등장했었다. 예상하지 못한 복병이었다. 그러나 교수님의 입맛에 완전히 요리된 헤겔과 맑스를 보고 한 시인의 사상적인 녹녹한 뿌리를 얼핏 엿볼 수 있었다. 오늘 다시 황선생님을 보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누었다. 며칠간 미국 테러 때문에 심난해졌던 마음에 잠시 여유가 들어서게 되었다. 지금은, 인상깊게 들었던 백일홍, 유마경, 화엄이 머리에 간간히 남아 있다. 시는 시대의 유언이란다. 시인은 괴롭단다. 온 인생, 시에 끌려다녀야 하니. 어쩌면 이런 면에서 신학도 별반 다를 바 없는 자리라 생각한다. 누군가 그랬다. 사람의 생명은 전 우주를 합친 것보다 더 무겁다고. 많은 이들이 아파하고 있다. 그리고 또 다른 이들은 전쟁의 공포에 두려워하고 있다. 제발, 더 이상의 비극과 전쟁과 죽음이 없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Balkans 피난가는 아프칸인들 흑염소가 풀밭에서 운다 황지우 제비들, 돌아가려고 흐린 날에도 나가서 편대 연습하고 돌아오는데 방죽에 억새 덤불이 뒤집히면서 일제히, 풀잎 뒷면의 은빛을 드러낸다 저기 멀리 오키나와 섬에서 바람이 불고 있을 거다 초록빛 방죽 물의 거죽, 心亂하다 그리고 축 처진 하늘을 이고서 몸부림치는 풀밭; 방금의 生을 잊어먹은 듯 흑염소가 거기서 목놓아 울고 있다 저를 묶은 밧줄을 더 세게 끌어당기면서 2001/09/18 홈페이지메인 전철논문 한국논문 사물의질서 연구실 방패와창 꼬람데오 新자연신학 엽서한장 토론광장 추천사이트 방명록보기 신학동네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