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03 (19:33) from 129.206.82.103' of 129.206.82.103'	Article Number : 1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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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모든 학문의  시작과 끝

폰라트 심포지움의 처음과 마지막은 모두 음악으로 시작되고 끝났다. 오늘 오후 대학교회에서 6시에 시작된 행사는 오르간을 위한 욥Hiob fur Orgel 주제로 열린 오르간 연주회였다. 철학과 신학과 음악학을 공부한 볼프강 프레츠슈나이더(Wolfgang Bretschneider)가 구약성서에 나오는 욥의 고뇌를 모토로 한 오르간 연주를 한시간 여 이상 하였다. 그간의 피곤이 몰려와서인지 나는 잠시 잠이 들기도 하였다. 모든 행사를 마치고 교회 밖으로 나오니 벌써 해는 지고 겨울을 재촉하는 바람은 쌀쌀맞게 불고 있었다. 짧았지만 정말 길었던 3박 4일의 모든 일정에 마침표를 슬그머니 놓고 지금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은 흥분되고 상기된 내 마음을 정리하기 위하여 약간의 음악, 그리고 링크의 논문 Gott und die Zeit를 듣고 읽고 있었다. 아참, 오늘 예배를 드렸을 때 교회당 안에 그려진, 사막 가운데 푸른 빛을 발하는 나무인지 아니면 생명나무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큰 그림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개념화된 종교나 신학이 아닌 진정 모든 신비의 신비라 할 수 있는 인간이 자신의 뿌리와 근원과 더 이상 쉽사리 이해될 수 없는 그 고귀한 지평을 헤아리고자 노력하는 것이 종교심이고 신앙심이 아닌가 생각하였다. 그러면서 영혼의 고양된 가치를 통하여 추구되는 종교성과 그 신념은 현재 내 머리 안에 돌고 도는 여러 신학과 개념과 정서와는 조금은 다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종교가 현실세계에서 자신의 지분을 요구하게 되고 교회가 현대사회에서 매우 조직화되면서 내 머리 안에 채색되어 있는 종교, 교회, 신학이라는 가치들은 그 생생한 원초적 가치와는 조금은 동떨어진 것이 아닌가 생각하였다. 어느 순간 개념을 매개하지 않고 정말 인간의 고양된 신념, 소망과 관련한 종교 종교성 신앙을 말 그대로 직접 보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것이 가능할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는 신학화의 작업과는 사실 동시적으로 이루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면이 있을런지도 모른다. 시인의 언어는 사실 개념 이전의 원초적 생동감과 미미하게나마 연루되어 있기에 일상과는 낯선 그 생생한 정서를 우리가 다시 체험하게 된다. 신학이 시인의 언어가 아니기에 이는 신학의 언어를 통하여 그 원초적 생동감을 구출해 내는 길이 어려우리라 생각은 들지만 오늘 예배를 드리면서 잠시 다가온 순간적인 감정과 정서가 대단히 나에게는 매혹스러웠으며 마음에 남게 되었다. 우리의 사유의 시야를 한 개채의 생존시간인 100년만 겨우 생각하거나 아니면 인류의 역사만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태초부터 인류 영혼의 점진적인 고양과 발전을 생각하면서 그 고양과 발전의 중요한 기점이자 원동력으로서 신앙, 소망, 종교를 한번 바라보자는 것이다. 이는 사실 이번 심포지움의 여러 접근들 가운데 특히 성서신학의 해석학에 관련하여 중요한 키워드로 논의되어 왔던, 기억, 책, 문자, 역사, 크로노스, 카이로스라는 익숙하지 않은 개념군들 덕분일런지도 모른다. 이번 심포의 여러 특징 가운데 하나이기도 했지만, 워낙 간학문적인 논의가 진행이 되고 논의의 폭을 나의 사유가 받아내지 못하니 지금은 과부하 상태에 걸려 있지만 하나 둘씩 이 지평들을 어설프게나마 짚어낸다면, 지금 내가 느끼는 뜻 모를 정서의 의미들을 언젠가는 발견할수 있으리라 생각은 해본다. 문자를 보다 음악을 들으면 전혀 새로운 감각이 촉발되듯이 지금은 잘 알지 못할 낯선 것들에 대한 인상이 나를 지배하고 있으니 잠시 이를 지켜보아야겠다. 혹시 내 영혼에 두드러기가 난 것인지도 모르겠다. 욥의 음악을 마지막으로 주일의 저녁을 마지막으로 새로운 겨울학기이 첫 일주일이 심포지움의 모든 일정이 점점 마감되는 시간이다. 어떤 이유에서일까.... 마음이 많이 고요해졌다. 이제 조금 쉬고 다시 오는 내일을 맞이해야겠다. 홈페이지메인 전철논문 한국논문 사물의질서 연구실 방패와창 꼬람데오 新자연신학 엽서한장 토론광장 추천사이트 방명록보기 신학동네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