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11/03 (19:37) from 129.206.82.103' of 129.206.82.103'	Article Number : 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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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터과정생 모임후기

학기중에는 외국인들 박사과정생들을 위한 콜로키움이라는 세미나가 있다. 자기의 논문주제나 문제제기를 발표하고 동료들에게 조언과 비판을 받는, 세미나의 일환이다. 오늘은 하이델베르크 대학 외국인 박사과정 재학중인 동료들이 모여서 서로 다양한 주제를 가지고 논의하는 모임에 옆방 사는 실바나의 발표가 있었다. 관심이 있으면 같이 가자고 하여 그 모임을 처음 참여하였다. 주제는 유대이즘이었고 이 주제를 가지고 대략 7명의 발제자들이 나와서 발표하고 한 25 여명 정도 모여서 자료영화도 보고 토론도 하고 그랬다. 실바나는 신학도이니 유대교와 기독교의 문제를 접근하여 발표를 하였다. 이런 모임에 대한 소개서가 하이델베르크 대학입학 때 자료로 제공되었다는 생각이 머리속에 들었다. 특이한 대학사회를 간직한 나머지 독재정권과 현실참여에 적극적이었으면서 그 어려움들을 돌파해 나아갔던 한국대학과는 달리 이곳의 대학과 학생은 그저 홀로 아니면 끼리끼리 공부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물론 한국도 90년대 이후에는 많이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말하지만 말이다. 대학수첩에 적힌 동아리는 다양했지만, 한국의 대학만큼 풍부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물론 하이델의 한국유학생 모임도 있고, 여러 서클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올해 겨울에 가보았던 바이마르 지방의 부헨발트 포로수용소가 다시 자료영화에서 방영되었다. 그리고 처음 들렸던 독일의 <캬바레>가 바로 유대인의 역사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물론 미국테러가 일어나기 전에 주제가 잡혔겠지만, 유대인과 유대인의 뒤를 밀어주는 미국의 못마땅한 행태에 대한 상당한 반감의식이 이번 테러에 주요한 분위기로 작용했기에, 그저 유대인에 대한 비교적 높은 점수를 두고 진행되는 주제가 눈에 쩍쩍 들어오지는 않았다. 하긴 독일의 유대인 컴플랙스는 지극히 대단하고 지금도 상당한 물적 정신적 보상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속에서 독일의 심각한 반성의 자세와 유대인의 심각한 역사적 피해 둘을 모두 깨닫곤 한다. 처음 실바나에 의해 소개받은 모임이었지만, 앞으로 학기중에 시간이 되면 자주 참석해서 다양하고 생생한 정보와 이야기도 나누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보았다. 화이트헤드의 모임 열두사도 이야기는 아주 유명하다. 그리고 맑스 베버를 중심으로 하이델베르크에서 자주 모였던 베버 학파의 그 역사와 역할 또한 널리 알려져 있다. 근본적으로 예수와 예수를 따르는 제자들은 1주일에 하루 몇 시간이 아니라 몇년을 같이 먹고 자고 마시면서 생활하였기 때문에 제자들의 세상을 향한 혁명이 지금까지 끊어지지 않고 이루어진 것으로 보인다. '모임'과 '몸'은 형태적 유사성 뿐만 아니라 같은 어원에서 파생된 것이 아닌가 생각해 보았다. 같이 부대끼고 기뻐하고 슬퍼하고 느끼는 것에서 새로운 무엇이 나오리라. 아무리 인터넷 강의가 있고 대학이 있어도 어찌 수업시간 선생님이 쥐고 있는 분필의 가루가 칠판과 마찰을 일으키면서 스르르 떨어지는 소리를 들으면서 깨닫는 것과 같을 수가 있을까. 채팅과 댓거리가 어찌 같을 수가 있을까. 물론 궁극적인 깨달음은 자기 내면과의 고투이자 그 지난한 싸움의 산물이기도 하겠지만 젊은 시절 대학에 있을 때 사람들을 많이 만나고 선생님 그리고 동료들과 대화를 많이 하고, 논쟁도 많이 하고, 싸움도 많이 하는 것이 무척 소중한 것이라 생각한다. 여기에서의 내 모습도 마찬가지라 생각한다. 훌륭한 스승을 만나려면 묻기를 좋아해야 한다. 이익 Slava, Vocalise 홈페이지메인 전철논문 한국논문 사물의질서 연구실 방패와창 꼬람데오 新자연신학 엽서한장 토론광장 추천사이트 방명록보기 신학동네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