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2/07 (14:34) from 203.252.17.164' of 203.252.17.164'	Article Number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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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교에 대하여

한국전통종교문화의 영성 - 유교 금장태, 한국종교사상사 II, 유교, 연세대출판부, 1994, pp.3-182. 현대적인 감각에 많이 침윤되어 있는 오늘의 현실에서 유교는 언제나 전통과 권위를 빙자하여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모습으로 상식적으로 이해되곤 하였다. 특히 유교적 전통이 직접적으로 봉건적 전통이라는 이미지와 닿아있다는 오해를 우리는 부지불식간에 의식 속에서 하고 있다. 나는 이번 독서를 통해서 우리가 얼마나 유교에 대한 선이해가 부족했고, 또한 그리스도교의 관점 안에서 기존의 종교적 형식이나 양태를 너무 단선적으로, 혹은 배타적으로만 이해했다는 점을 발견하고 소스라치게 놀라워 했다. 특히 유교의 출발은 종교적인 뿌리에 기인했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탐구와 인간을 둘러싼 세계의 내밀한 탐구가 밑변에 깔려 있던 것이다. 그러한 종교적인 거점을 통하여 현실사회를 지향하는 관심이나 도덕원리의 측면이 매우 현격하게 강조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우리 사회의 제도가 중국제도를 모방한 부분이 유교적 승인을 받은 것으로 이해된다는 저자의 주장은 매우 인상적이면서 분명한 선을 제시하는 대목이었다. 즉 이렇게 사회적 관계 안에서 깊이 우리에 침윤된 유교의 실천적 현실적 힘이 있었기에, 우리가 아무리 근대화를 맞이한다 하더라도, 그 뿌리는 결코 근대화 될 수 없는(?) 묘한, 혹은 고유한 정체성이 강한 국면을 우리는 경험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특히 이기논쟁이라 하는 것은 우주를 해명하는 양대 원리가 서로 진지하고 긴장있게 경합하면서 펼쳐지는 사상의 필봉의 장이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즉 인간이해가 얼마나 그들의 시선 안에서 깊이 인식되어졌는지에 대해서 새삼스럽게 발견할 수 있었다. 나는 이런 생각도 하였다. 오늘의 우리의 신학 전통에서도 선조들이 문제제기했고 해명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지금 어디엔가 남아있을 터인데 하고 말이다. 여전히 우리의 주제는 한국인의 심성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유교는 한국인의 심성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행사하였을까? 나는 이렇게 생각한다. 처음 종교적인 심성 안에서 출발하였던 유교라 할 지라도 사회적 관계 안에서 교조화되고 그 긴장을 잃어가는 이유가 형식주의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종교는 형식에만 치중하면 그 생명력을 단숨에 잃게 될 뿐이다. 우리의 내면에 잠겨 있는 교조화 형식화의 모든 그림자Shadow들은 다시 한번 역사 속에서 유교가 보여주었던 교훈을 벗삼아 새로운 방식으로 치유하고 통합해 나아가야할 대상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유교의 본래 민본정신, 그리고 인간과 하늘의 통일과 일치를 잊지 않고 지향해야 하듯이 우리의 종교영성 또한 형식과 구조에 숨막히지 않고 그를 훨씬 뛰어넘어 진정한 의미의 합일과 통일, 그리고 그를 통한 현실의 변혁을 통전적으로 진행해 나아가야 할 과제로 여겨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