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2/23 (10:16) from 129.206.82.102' of vpn102.urz.uni-heidelberg.de'	Article Number : 208
전철	Access : 5701 , Lines : 80

기숙사로 하나 둘씩 모여드는 참새들

우리 기숙사는 참새방앗간이다. 독일 어디를 보아도 이 참새방앗간 기숙사 만한 곳이 없으리라 생각한다. 내가 여기 산다는 소식을 링크 교수에게 전하였을 때, 거기만한 곳은 독일 어디에도 없다는 말은 결코 허튼 거품이 아님을 시간이 지나면서 절실히 절감하고 있다. 링크 교수도 여기에서 학위를 했기 때문에 이곳의 골목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으리라. 2년 살면 서로간의 우정에 꽁꽁 얽혀 평생지기로 영원히 남게 하는 묘한 곳. 물론 개인의 노력도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처음 한 학기 같이 지냈던 스웨덴, 프랑스, 그리고 저번학기까지 같이 지냈던 아랍의 친구까지, 모두 끈끈한 인연들이다. 하긴 어딘들 그러지 않을까만.... 두 주의 방학이 아쉽게 끝나고 내일 개강을 맞아 원근각지 고향에서 이 품을 찾아 들어왔다. 논문 때문에 두어주 동안은 기숙사에 처박혀 옴짝달싹 못하게 지낼 생각을 하다 여기에서 만난 친구들 생각에, 안부를 묻는 친구들 이메일에, 새로운 해를 맞이했다고 서로 따뜻한 시선과 웃음으로 안아주고 인사해주고 위로해주는 친구들을 만나니 잔잔한 따뜻함이 마음에 밀려들어왔다. 잘 해야겠다, 친구들에게. 나중에 아쉽지 않도록. 우정의 불꽃은 순간이지만 그 잔잔한 빛과 여운은 시간이 지나도 오래토록 남는다. 자 친구들이여, 올 한해도 모두들 힘내어서 학문과 삶과 신앙의 그 길들을 서로 같이 걸어가자꾸나. Ich wuensche alles Gute fuer' s Neue Jahr. 2002년 1월 7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