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05/28 (07:15) from 129.206.82.106' of vpn106.urz.uni-heidelberg.de'	Article Number : 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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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트헤드, 폴킹혼, 벨커

어제부터 블럭세미나가 진행된다. 지금은 점심시간이라 잠시 방에 들어왔다. 폴킹혼과 벨커 교수가 화이트헤드의 [Symbolism]이라는 저서를 가지고 박사과정생들과 함께 하는 이틀간의 영어 블록세미나이다. 몇 년 전 오영환 문창옥 박사님과 더분 백양로의 화이트헤드 세미나에서 대단히 신선한 사고와 상상의 축제와 지적 환희를 경험하였었는데, 마치 몇 년 전 그 세미나실에 다시 돌아온 기분이다. 관념론 전통에서 있으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열려 있는 벨커 교수와 슐레 박사 그리고 독일 과정생 친구들, 어떤 의미에서는 화이트헤드가 사상적인 조상이자 영국 옥스포드 캠브리지, 그리고 물리학의 선배로서 충실히 입장을 대변하는 폴킹혼 교수, 이 두 문화가 만나는 자리에 내가 서 있다. 이틀동안 [Symbolism]을 읽는 것 자체가 무리이긴 하나 세미나 가운데에서 많은 단상과 정보와 영감을 얻고 있다. 다른 생각도 들었다. 책은 눈으로 읽는다고만 해서 독서가 아니라는 것, 나이많은 노학자인 폴킹혼은 물리학적 감각과 본능으로 우리가 잘 보지 못하는 [Symbolism]의 새로운 면들을 제시하고 있다. causal efficacy, presentational immediacy, creativity location, sense, perception, memory, 이런 개념 하나 하나가 얼마나 육중하게 우리가 경험하는 우주를 견실하고 밀도있게 설명할 수 있는가에 대한 지적 실험과 검토를 토요일 오후 대학 한 구석에서 나누고 있는 중이다. 흥분과 감격이 사라지기 전에 세미나를 통해서 나눈 논의를 다시 담아내어야겠다. 아참, 이번에도 실감했지만, 내가 경험하였던, 문창옥 박사의 화이트헤드 체계를 보는 거시적 안목과 미시적 해석은 정말 뛰어나다고 아니할 수 없다. 난 어제 던진, proposition에 대한 질문과 이 주제를 풀어내는 우리들의 논의의 과정에서 이를 얼핏 직관적으로 느꼈다. 2002/04/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