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2/07 (14:40) from 203.252.17.164' of 203.252.17.164'	Article Number : 27
Geist	Access : 6979 , Lines : 7

영적 지도에 대하여

'영성'이라는 단어가 현란하게 시대를 건너가며 폭주한다. 도대체 영성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 우리한국의 영성은 어떤 문양을 지니는가에 대한 물음의 대지를 넘어서서 이제는 실질적으로 "영적 지도의 실제"에 관한 우리의 나름대로의 대안을 모색하는 때가 와버린 듯 하여 문명의 속도감과, 진정 우리의 영성이해와 영성지도의 실체를 이제는 헤아려야 할 할 모종의 부담감도 느끼곤 한다. 내 앞에 있는 이 책, "영적 지도의 실체"는 구체적이고도 섬세한 영적 지도의 실제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우리가 피상적으로 알고 있는 영적 지도자와 하나님과의 관계, 그리고 영적 지도자와 피지도자의 관계를 더욱 본격적으로 심도 깊게 논의하고, 우리의 얄팍한 상식의 허를 찌르는 깊이있는 내용들이 보석과 같이 감추어져 있었다. 더군다나, 구체적인 인물을 사례로 들어 그 사례의 중심을 싸고도는 다양한 내용들을 우리가 접하므로서 실질적인 도움을 많이 주었다. 물론 영적 지도에 관련된 카톨릭의 전통과 언어와 분위기가 매우 지배적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마음을 공명시킨 부분은 바로, 영적 지도는 많은 목회자의 활동 중의 하나가 아니라 다른 목회활동이 파생되어 나아가는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어쩌면 우리는 영성을 하나의 기능으로 치부해버린 면이 없지 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기능을 넘어서서 우리의 신앙과 신학을 끊임없이 세계를 향해 전할 때 그 가장 큰 중심의 역할을 이 외적인 영적 지도와 내적인 영성수련이 담보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또한 차분한 카톨릭의 어조에 기인한 것인지, 우리 개신교의 지도자들은 다들 영성에 대한 지대한 관심과, 열정과, 그리고 개인적인 '영적 능력'을 뽐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으로 심리학적인 차원의 지식과 적용, 그리고 영성의 역사에 대한 깊고 심오한 이해가 결여된 듯 하다. 이는 상대적인 느낌일는지 모른다. 이 책은 아주 섬세하고도 풍부한 영성과 영성 지도에 대한 축적된 전통이 매우 담백하게 스며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는 개신교의 고유한 영성전통과 영성지도의 전통을 형성해야 하리라고 생각해 본다. 또한 단순히 피지도자의 영을 살리려는 신념만 가지고 상담에 접근하는 유아적인 차원을 넘어서서 이 책에서는 감정병존, 전이, 역전이, 동화 등등 매우 실질적인 심리학적 영적 접근의 기술과 사례를 제시하고 있어서, 조금은 막무가내로 피상담자를 만나도 큰 문제는 없으리라는 발상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를 여기에서는 제시해 주고 있다. 영성지도의 진정 중요한 정신은 끊어진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를 회복하게 해 주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영성지도를 행하는 우리 지도자 자신의 문제는 책에서도 지적 되었듯이 매우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나는 타인을 지도하기 이전에, 책의 제목하고는 어쩌면 무관한 듯이 보이는, 내가 먼저 지도받고 내가 먼저 영성의 함양에 진정 힘을 써야 하겠다는 강렬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설익은 영성 이해와 영성의 지도의 지평을 내가 안고 있다는 자각을 갖게 해준 이책의 의미는 그만큼 나에게 더욱 더 큰 소중함을 던져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