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밖은 개인에게 무엇을 요구한다. 예를 들어 구조와 사회는 개인에게 어떠한 아비투스(옷,습성,태도,역할)을 요구한다. 다른 한편으로 개인은 특정한 아비투스를 욕망한다. 그럼으로 인하여 개인의 삶은 어떠한 방식으로든 아비투스의 큰 틀에 놓여지고 입혀지며 구현된다.
그러나 개인의 의미는 사회적 규범과 그가 부여한 코르셋과 동일시 될 수 없다. 그러므로 나 또한, 타인의 아비투스와 타인의 삶을 동일시 하면 안된다.
아비투스는 건조하다. 신앙은 궁극적으로는 이러한 사회적 아비투스의 허상성에 도전을 던지는 힘이다. 이러한 수평적 합리성의 기반의 허상성을 깨는 수직적 자유의 연대성의 요청이다. 공고한 저 밖의 것보다 더 궁극적이고 중요한 것이 존재하고,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앙의 탈아비투스, 이러한 태도는 사회적 체계와 그 역할을 거부하는 수도원적 영성으로 곡해되어서는 안된다. 오히려 이러한 태도는, 그 안에 충실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닐 수 있음을 자각하는 태도, 그리고 그로 인하여 나와 타인에 대한 이해와 삶의 궁극적 의미의 폭을 확장시키는 계기로 삼는 태도이다.
합리성은 삶의 수단이다. 그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합리성이 삶을 대체해서는 안된다. 타인을 진정한 인격으로 존중하고 대하는 것은, 아비투스 배후에 숨겨진 그의 생생한 삶과 영혼을 대면하는 것이다.
내가 사회에 충실할 수는 있다. 그러나 사회적 자아가 나의 전부도 아닐 뿐더러 전부가 될 수도 없다.
세계에 대한 자아의 도피와 은폐로서의 탈아비투스가 아니라, 자아와 삶에 대한 엄숙하고 책임있는 태도, 그리고 타인에 대한 인격적 교감과 만남, 그리고 신앙의 영역에서 탈아비투스의 경향은 궁극적으로 요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