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0/23 (08:15) from 84.173.31.215' of 84.173.31.215'	Article Number : 336
Geist	Access : 5966 , Lines : 32

한나 아렌트

Download : HannaArent.jpg (45 Kbytes)

밤늦게 한나 아렌트 다큐멘타리를 보았다. 사실 오후 튀빙엔 서점에서 진열된 아렌트의 책들을 인상깊게 보았는데 밤에는 방송이 마련되었다. 이쯤 되면 아렌트에 관한 분명한 어떠한 역사적 의미가 올 한해에 있다는 말일 텐데, 정보가 부족한 나로서는 아직은 모르겠다. 글을 쓰고 검색이라도 해봐야겠다. 첫째 아렌트와 하이데거의 관계. 스승인 하이데거는 아렌트를 매우 좋아하였던 것 같다. 사실 하이데거는 히틀러를 지지하였고 나찌당 회의석상에서도 하이데거는 얼굴을 보였다. 그러나 아렌트는 유대출신이다. 이러한 역사적인 비극의 공간에서 전혀 소통을 할 수 없는 두 스승과 제자의 사랑은 대단히 깊었던 것 같다. 여기에는 하이데거의 철학, 그리고 어울리지 않는 듯한 정치적 행동에 대한 아렌트의 대단히 적극적이고 포용적인 해석과 시선이 개입된 것 같다. 그들은 서로 깊이 사랑했었다. 인터뷰에서 아렌트 자신은 순수한 철학자이기보다는 정치철학자로 불리기를 원했었다. 그녀는 순수한 철학의 진영에서 자신이 운신할 곳과 의지도 없을 것이며 그들 또한 자신을 순수한 철학자로 불러주기를 대단히 꺼려하였을 것이라는 지적도 하였다. 정치와 철학 사이의 그 역설과 모순성, 그리고 그 긴장감을 집중했고, 누렸으며, 심지어 즐기기까지 하였던 아렌트. 그의 열정에 대해 탄복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의 글쓰기에 대한 관점은 대단히 직관적이었던 것 같다. 정신의 운동 앞에서 사고는 수동적인 것이다. 그러므로 글쓰기는 일종의 신체의 적극적인 행위이라기 보다는 정신의 그 무한한 운동을 특수한 컨텍스트에 뿌려내는 작업이 된다. 글쓰기는 일종의 정신의 운동에 대한 기록의 작업이자, 이는 흩어지는 기억에 대한 저항을 모토로 하고 있다. 그녀는 모상이 그려지지 않은 글쓰기는 아예 시작하지도 않는다고 하였다. 즉 순수한 정신의 운동에 대한 일종의 준비운동으로서의 스케치 정도는 언제나 갖고 있었으며 그것이 어느 정도 글쓰기에 대한 완성을 내재적으로 요구할 때 그녀의 근육과 펜은 움직여진 것 같았다. 이는 정치적 글쓰기, 어떠한 이익을 의도한 글쓰기, 배출을 의도하는 글쓰기와는 사뭇 다른 태도라고 할 수 있다. 그는 정신의 운동에 민감했고 충실했으며, 그 경험을 담는 기억력에 대한 대체로서 글쓰기를 행하였다고 보는 것이 옳을 것이다. 인터뷰에 나온 그녀는 대단힌 단단해 보였다. 질문하는 대담자와 아렌트는 담배를 까물고 서로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질문이 정당하지 않으면 "그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은 것을 아시는가요?"라는 기본적인 반론을 바탕으로 자신의 논지를 대단히 명료하게 폈다. 여성적 감성과 명석성이 매우 잘 조화된 면모라고 나는 이해하였다. 그녀는 야스퍼스, 벤야민과도 깊은 나눔을 가졌다. 그의 남편은 언제나 그녀의 그 열정을 소중하게 생각하였다. 그녀는 그녀에게 허락된 정신의 운동에 대해 적극적으로, 정치적으로, 지적으로 자신의 모든 것을 던졌다. 말년의 그녀의 얼굴은 20대의 그 총명함과 지적인 순수함과는 다른 깊이와 세월의 흔적을 지니고 있었지만, 그가 보여준 열정과 투쟁과 사랑은 많은 메시지를 나에게 던져 주었다. 시간은 오늘도 흐른다. 이 시간을 충실하게 대면하고, 내 삶에 주워진 권리, 사유, 사랑, 투쟁, 헌신, 저항의 권리를 온전히 태워내지 않는다면 내게 주어진 살아있는 이 유일한 삶의 의미는 그만큼 퇴색되고 희미해질 것이라는 일종의 자각이었다. 그녀의 투쟁적이며 열정적인 삶을 존경한다. 그녀와 마찰한 행운을 얻었으니 그녀에 대한 사고와 삶을 더욱 가까이 헤아리는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한다. (2006.10.15) ________ * 올 해가 한나 아렌트 탄생 100주년이라고 한다. 홈페이지메인 전철논문 한국논문 사물의질서 연구실 방패와창 꼬람데오 新자연신학 엽서한장 토론광장 추천사이트 방명록보기 신학동네메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