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04/28 (13:40) from 203.252.17.166' of 203.252.17.166'	Article Number : 41
김광수	Access : 6728 , Lines : 11

Re: 독일문화원을 등록하면서

전철 님, 평소 학생들에게 글쓰기를 가르칠 때 "첫 문장을 읽으면 다음 문장을 읽고싶도록 쓰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님의 글은 통신에 올린 글로서는 긴 편이었지만 끝까지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런 입심, 또는 글 솜씨, 또는 잔잔한 호소력을 가진 글의 내용에 대해 찬사를 드립니다.   저의 유학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첫 페이퍼(논문)를 쓰는데 크게 당황했습니다. "네 생각을 쓰라."는 요구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어떤 철학자의 사상을 이해하고 해석하는 글이 아니라, 그러한 이해를 전제로 한 '나의 생각'이 무엇인지를 쓰라는 것입니다. 감히 내가 어떻게? 그러나 이 요구에 응하지 않을 수 없었지요. 그렇지 않으면 권총을 찰 판이니까요. 어떻든 '잘못될 수 있지만 내 생각'을 펴는 방법을 배우면서, 한국에서의 철학함을 많이 생각했습니다. 부디 독일 가서 '내 생각'을 펼치는 방법을 배워오기 바랍니다.   또 하나 전철 님의 글을 읽고 생각한 것은 <철학문화>의 장이 어쩌면 '내 생각'을 펴는 마당이 될 수 있겠다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과거에로 시간 여행을 떠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아까운 인재들이 '사체' 해부에 세월을 다 보내는지!   부디 오늘의 패기와 '초심'을 오래 간직하기 바랍니다. 어떤 학문을 하던 당당한 자신으로 설 수 있기 바랍니다. 참, 언제 독일 갈는지 모르지만, 독일에서도 <철학문화>의 곁에 있을 수 있겠군요. 참 좋은 세상입니다. ------------ 철학문화에 올라간 김광수 교수님의 글을 옮겼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