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질서

과학철학이란 과학에 대한 철학적 고찰이나 철학적 기초를 닦는 모든 작업을 가리킵니다. 과학적 방법을 취하는 철학의 경향도 과학철학이라 부르는 경향도 있습니다(이것을 '과학적 철학'과 '과학철학'으로 구분하는 철학자도 있습니다). 과학철학은 과학자들이 그냥 지나치거나 의심하지 않고 그냥 쓰는 많은 개념을 명료화하고 정당화하거나 또는 정당화되었다고 생각되는 것을 고찰하는 학문입니다.
과학철학의 질문은 철학의 시작과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현대에 직접 이어지는 과학철학의 원형으로는 근세 초의 데카르트철학을 들 수 있는데, 그는 당시의 수학이나 자연철학을 모범형으로 하여 오늘날에 이르는 과학철학의 길을 열었습니다.
19세기 이후에 과학의 급진전이 이루어지고 과학이 세분화 되어 과학 전반을 통한 방법, 과제 개념에 대한 전체적,통일적 시야가 요구되기에 이르렀습니다. 또 물리학을 정점으로 하는 과학적 세계상은 점점 일상생활과는 거리가 멀어져, 우리들의 생활 세계와의 괴리가 두드러져, 우리들의 생활체험과 과학적 개념, 과학적 체계, 과학적 설명 등의 관계가 새로이 추궁되게 되었습니다. 철학에서는 특히 20세기 초 이후, 과거의 사변적 형이상학에 대한 반감과 비판이 갖가지 형태의 언어분석철학을 낳아 일종의 과학 비판학으로서 성립하고 있었던 현상학과 관련되어 과학 내부에서의 문제의식에 대응하여 과학철학을 낳게 되었습니다.
현대의 과학철학은 1930년대의 논리실증주의의 대두가 계기로 시작되었는데, 과거의 형이상학적 세계관을 배제하고, 과학에 바탕을 둔 새로운 세계관을 확립하는 일이 급선무였습니다. 때문에 실증적,경험적 명제를 인식의 유일한 근거로서 허용한다는 엄격한 태도가 취해지고, 경험적 명제를 다른 것과 식별하는 규준이 규정될 필요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경험적이라는 것은 개인적인 경향이 크기때문에 객관성을 파악할 수 없게 됩니다. 이 사적인 감각적 경험과 세계와의 관계를 둘러싼 문제는 과학적 인식의 근거에 관한 기본문제로서 이어져 오고 있습니다.
현실의 과학이론이 어떻게 구축되었으며, 어떠한 구조를 가지며, 또 어떠한 대상에 타당한가 하는 것도 과학철학의 기본과제입니다다. 뉴턴물리학이 결정론적 자연관을 명확히 보여 주고 있는데 대하여, 현대 양자역학에서 하이젠베르크Heisenberg의 '불확정성 원리는' 비결정론의 입장에 서 있는 듯이 보이는데 이 대립을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는 과학의 본질에 직접 관계되는 문제이며, 정신과 물질의 이원론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 하는 것은 철학 그 자체의 근본문제와 직결되는 문제이기도 합니다.

cf. 철학적 분석 (사무엘 고로비츠 외, 안건훈 옮김, 199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