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4/11/17 (23:08) from 80.139.189.241' of 80.139.189.241' | Article Number : 226 |
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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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6108 , Lines : 132 |
| 다시 만난다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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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야~ 네가 우리 곁을 떠나 안보인지 오늘로 102일 째구나 이 시간 조금 무료해지고 지칠때면 꼭 너와 통화하며 웃고 수다떨며 하루의 피로를 풀곤 했는데.. 네 전화만 만지작 거리고 있다. 지금 어디에 있는 거니 네것 뭐하나 버리지 못하고 있다. 칫솔도 그대로 사진도 옷도 모두다 그대로인데 그 물건의 주인만 사람만 어디가고 없구나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널 다시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이렇게 미치게 보고싶고 그리울 줄 알았다면 항암제 주사가 아무리 힘들고 남은 삶을 고통속에 빠뜨려 아무것도 못하게 만들어도 그렇게라도 해서 더 오래 널 우리곁에 머물게 할 껄... 너 갈때 네 머리카락 한 올이라도 남겨둘껄 ... 왜 그생각을 못했는지... 꽃같은 나이 스물일곱. 결혼한 지 1년. 돌된 금쪽같은 니 아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맘껏 하고 싶은 것 하는 것이 더 낫다고 판단되어 항암제 주사를 안했건만 너도 했더라면 하고 후회하고 있니 그래도 기적을 우리 바랬는데... 너는 더 그랬지. 그래서 간다는 말 한마디 없이 그냥 가버렸니... 너는 가기 싫었는데 누가 네 심장을 멈추게 해버린 것 같아... 조금만 더 참지 참아내지 막내야~ 너무 미안해~ 얼마나 무섭고 얼마나 외로웠니 곧 네 생일이 다가온다. 너 알고있니 생...일.. 우리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그렇치 않는다면 삶이 너무 허무해. by 내동생 보석보다 소중했던 당신 여보! 한참 더 늙어야 어울릴 것같은 이 호칭을 처음으로 불러봅니다. 그리고 글을 올립니다. 아주 색다르게 옛날 처녀때 당신께 쓰던 편지처럼 마음은 콩당 콩당 뛰고 풍선처럼 부푼 가슴을 진정시키며 하루 빨리 당신께 도착되기를 바라던 그 때 그 순진한 소녀가 되어서... 어때요? 사실 조용하고 슬픈 음악도 담아서 정성껏 드리고 싶었는데 음악이 협조를 안해줘요. 다음엔 많이 배워서 영상과 함께 예쁘게 보내 드릴께요. 유별나고 튀는 걸 싫어하는 당신은 아마 화내고 계실줄도 모르겠네요. 그래도 이유없이 답답하고 슬퍼지는 오늘 그냥 봐주세요 너무도 깨끗한 파란 하늘이 서럽기만한 가을이니까요 더위를 유난히 싫어한 당신이 참 좋아한 계절이지요 햇살 그득한 오후 베란다에 놓인 주인 잃은 흔들의자에 앉아서 하늘을 봅니다 " 흔들 흔들 " " 흔들 흔들 " 두 눈 지그시 감았다 , 멍하니 하늘 한번 보고 또다시 두 눈 감았다 하늘 보고... 그 때의 당신 모습 떠올라 나도 그래봤습니다. 왈칵 눈물이 솟구치더니 가슴이 찌릿 찌릿 따갑고 아려옵니다. 그리움이란 얄궂은 병의 어쩔 수 없는 증상이겠지요 얼마나 더 앓아야 아프지 않을런지... 오늘 당신께서 즐겨 가시던 ' 암 싸 사 ' 에 가입했어요. 당신 보고픔에 , 그리움에 당신이 밟았던 추억을 더듬느라 하얗게 밤도 여러번 지새웠으면서 정작 여기는 왜 이제 생각났는지... 특히 아픈 사람에게 오지랖 넓은 당신이 이 곳에서 꽤 많은 흔적을 남겼을 거라는 생각이 글쎄 인제 떠오르더라구요. 바보같이 하지만 당신 글이 얼마 없네요. 뒷처리 깔끔한 당신이 대부분 가져가신게지요. 야속한 사람! 모르는 어느 분을 위해 쓰신 글 , 한 자 한 자 곱씹으며 당신이 되어 읽어 봅니다. 같은 기막힌 상황에 마음 아파한 당신 글로나마 다른 분에게 희망 주려했던 당신 참으로 따뜻한 사람이였군요. 참으로 넓은 가슴을 가진 사람이였군요. 정말 사무치게 보고싶습니다. 내일 모레 지혜엄마랑 배내골에 가기로 했어요. 그녀는 속상하고 골치아픈 기분을 떨어내고 저는 당신이 마지막 가신 그 곳에서 당신 체취 줏어 담으려고... 너무나 힘들고 쓸쓸하게 혼자서 몰래 가신 길이쟎아요. 비가 오면 빗속에 있고, 바람 불면 바람되어 제 얼굴 쓰다듬어 주고, 혹은 물이 되어 , 혹은 공기가 되어.... 그렇게 항상 우리 곁에 머물면서 꼭 지켜주신다고 하시더니 당신 제 옆에 계신가요? 당신이 시키신 일 아직 많이 안했어요. 이사도 안했고, 당신 물건 하나도 안치웠고, 당신 생각하며 매일 훌쩍이고, 아이들에게도 당신만큼 잘해주지 못하고.... 보석보다 더 소중했고 조심스러웠던 당신 당신과 했던 지난 18년 참 많이 행복했습니다. 보잘것 없고 미련한 절 당신의 전부인양 참 많이 아끼고 사랑해주고,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버팀목이 되주셨어요. 지금은 나약한 제가 마음에 안드시겠지만 저 이건 약속할 수 있어요. 당신이 일군 가정 웃음과 행복이 떠나지않게 노력할 거고 당신이 주신 아이들 그늘지지 않게 밝게 잘 키울 거라고... 사랑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사랑하겠습니다. 나중에 우리 만날 때 (당신은 끔찍하다 하시겠죠?) " 훌륭하고 대견하단 말 " 듣고싶어요 열심히 살아 갈게요. by 추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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