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질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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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정치적 상징의 몸짓 중에서 <무릎 꿇기>만큼 그 의미가 명확한 것도 없다. 한 편에게는 명확한 패배의 인정이고 다른 한 편에게는 성취한 승리의 확인이다. 획득된 지배와 복종의 상징. <무릎 꿇기>를 통해서는 늘 권력이 문제가 되고, 무엇보다 상이한 그 권력의 양을 질적으로 확인하는 행사이고, 그래서 서열이 문제가 된다. 그래서 수많은 전쟁은 늘 이런 <무릎 꿇기>의 의식으로 마무리되었고, 심지어 가정, 학교 내에서도 이런 <무릎 꿇기>의 의식은 아주 중요한 훈육의 한 방식으로 자리 잡았다. 이 <무릎 꿇기>의 정치적 상징은 그래서 인간 관계의 한 본질이 권력 관계임을 처연히 드러내는 기호가 되었고 숙연할지언정 아름답지는 못한 인간의 몸짓 중에 하나가 아니던가?

아름다움이 어디서 오는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을 솔직히 나는 내리지 못한다. 누구는 "아름다움이란 궁극에 대한 도취"에서 온다고도 하고, 또 누구는 결국, "아름다움이란 형식일 뿐"이라고도 하던데……. 또 한가지 인간의 미적 판단의 기원으로 지적될 수 있는 것은 "통용되는 상징체계의 전복을 통한 충격"이 아니던가? 화장실을 뛰쳐나온 뒤상(Marcel Ducamp)의 변기가 그렇고, 천으로 뒤집어씌운 국회의사당이 그렇다. <무릎 꿇기>의 정치적 상징을 전복시키기, 그리하여 그 상징이 담고 있던 고루한 의미의 근간이 흔들리는 순간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1970년 12월 7일 오늘, 빌리 브란트(Willy Brandt)가 바로 전 세계 언론 앞에서 바로 이런 <상징의 전복>을 의도하지 않게 행하고 역사의 한 순간을 아름다움으로 장식한다.

지금부터 30년 전, 빌리 브란트 전 독일 수상은 폴란드와 독일과의 관계 정상화를 규정하는 <바르샤바 조약> 체결을 위해 폴란드에 머물던 중 예전에는 유대인 집단 수용소였던 나치 희생자 기념관을 방문하고 희생자를 추모하는 묵념 중에 그 기념비 앞에서 무릎을 꿇는다. 이 국가권력의 정점에 있던 독일 수상의 인간 앞에 인간으로서 <무릎 꿇기>, 인간에 대한 <사랑의 고백>은 <화해의 상징>으로 기록되어, 동구권 국가들과의 관계정상화, 동독에의 유화정책으로 요약되는 자신의 <동방정책>을 표현하는 가장 중요한 기호가 된다.

빌리 브란트(1913-1992)의 본명은 헤베르트 에른스트 칼 프람이며, 그는 1913년 12월 18일 뤼벡에서 태어났다. 1930년부터는 사민당(SPD)에 가입해 적극적인 정치활동을 펼치며, 1933년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한 뒤에는 우선 노르웨이로 망명해, 이 때부터 안전상의 이유로 빌리 브란트라는 가명을 사용한다. 오슬로에서 언론학과 역사학을 공부하고 1936년부터는 몰래 베를린에 잠입해 지하활동을 벌이다가 1938년 독일 당국에 의해 추방당한다. 1940년에는 노르웨이 국적을 취득했으나 같은 해 히틀러가 노르웨이를 점령하자 그는 다시 스웨덴으로 망명한다. 전후에는 언론인으로서 뉘른베르크 전범재판을 취재하고, 1948년 다시 독일 국적을 취득한 후에 베를린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한다. 1957년에는 오토 수어의 뒤를 이어 베를린 시장에 취임하며, 1964년에는 사민당 당의장이 되고, 쿠르트 게오르그 키싱어 수상 하에서는 외무장관직을 맡아 동서독간의 냉전을 자신의 <동방정책>으로 완화시키고 동구권 국가와 서독의 관계 정상화를 추구한다. 1969년부터 1972년까지는 서독 수상으로서 소련과의 기본조약(1970), 폴란드와의 바르샤바 조약(1970), 베를린에 대한 4 강대국 협약(1971), 동독과의 기본 조약(1973), 체코슬로바키아와의 우호조약(1973) 등으로 외무장관 발터 쉘과 함께 동서 화해 정책을 추구하고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71년에는 노벨 평화상을 수상한다. 빌리 브란트의 <동방정책>은 이후 헬싱키 조약의 성공으로 이어지고 <유럽안보협력기구(ESZE)>를 탄생시키며 결국, 1989년 동구권의 대변혁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된다.

공교롭게도 빌리 브란트가 대외적으로는 이런 동서화해의 <동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동안 독일 사회는 내부적으로, 이념적으로 매우 분열되어 있었다. 이른바 〈68세대〉로 대표되는 서독의 '민주화 운동'의 시기였다. 빌리 브란트도 매일 학생 시위에 가담하고 돌아오는 자기 아들과 대화할 시간이 별로 없었다고 한다. 브란트의 화해정책에 대해 아직 구시대적인 냉전 이념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보수적인 정당 기민당(CDU)과 보수 언론, 여론의 반대도 만만치 않아 1972년에는 빌리 브란트 수상에 대한 불신임 투표가 행해지고, 다행히 이 신임투표에서는 브란트가 근소한 표 차이로 승리함으로써 자신의 <동방정책>을 계속 추진해 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격화되는 이념 대립과 정치적 불안정, 다양한 이익집단의 등장, 경제 위기가 겹치면서 서독 사회는 내부적으로 더욱 더 분열되어 갔고, 결국 빌리 브란트는 1974년, 수상실 비서 기욤이 동독 국가 안전국의 간첩이었다는 <기욤사건>으로 인해 수상직에서 물러나게 된다. 그는 1987년까지 사민당 의장으로 있으면서 평화운동에 헌신하다가 1992년 10월 8일 라인강가의 운켈에서 사망했다.

1970년 빌리브란트의 <무릎 꿇기>로부터 30년이 지난 오늘, 2000년 12월 7일 자칭 "브란트의 손자"라는 68세대 출신 수상 슈뢰더는 바르샤바를 방문해 이젠 나치 희생자 기념비는 없고 대신 빌리 브란트 기념비가 들어선 곳에 헌화하고 허리를 굽혔다. 이곳은 이제 <빌리 브란트 광장>으로 명명되었다.

1947년 12월 7일, 하와이 진주만에서는 오늘 <동방불패>를 추구하려는 대 일본제국의 미국에 대한 선전포고 없는 공습이 감행된다. 중국에서의 영향권 포기를 요구하는 미국의 권력의지에 <무릎 꿇기>를 거부하고 <대동아 공영권>의 총궐기와 신풍의 힘으로 오만한 미국을 무릎 꿇리려던 일본은 그 후 30년 뒤인 오늘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서 그 전쟁에서 행해진 만행에 대해 <무릎 꿇고> 책임질 것을 종용받고 있다. 하지만 부인하는 권력을 <무릎 꿇리기>는 그렇게 수월한 것만은 아닌 것 같고.

[파블로 네루다]

<무릎 꿇기> 어려운 것이 어디 권력의지뿐이랴. 늘 가까이 있어도 멀게만 느껴지는 <사랑> 앞에서 <무릎 꿇기>도 그렇고. 사랑과 의심은 늘 함께 따라 다니고 쉽게 분리되어지지 않고, 그래서일까? 1924년 12월 7일 칠레의 서정시인 파블로 네루다는 <스무 편의 사랑과 한 편의 절망>을 노래했다. 1971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네루다는 자신의 작품에서 어떻게 사랑이 고독과 의심을 치유할 수 있는가를 이야기하고 그 사랑 앞에서 진정으로 <무릎 꿇기>가 쓸쓸함이 아님을 이야기한다. 언제이던가? 당신이 "무릎꿇어" 사랑을 고백한 날이, 그만큼 행복한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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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란트의 무릎꿇기 사건은 세계를 눈물바다로 만든 사건입니다.

그 사건은 독일의 새로운 탄생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사례죠.

1970년. 당시 서독(아직 통일이 안 되었을 때죠)의 수상인

빌리 브란트가 폴란드를 방문헀습니다.

브란트 수상은 동서가 냉전으로 대립하고 있을때

동방정책을 내세우며 동쪽으로 가자~ 하고 동유럽 사회국가들과

화해와 친선을 가장 중요한 정책으로 삼았스빈다.

특히 동독;소련과의 관계를 크게 개선함으로써 통일의

기반을 다진 훌륭한 정치가죠.

그런데~ 폴란드는 역사적으로 독일의 이웃이라는 이유로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입었고,

2차세계 대전도 독일의 폴란드 침공으로 일어났잖아요.

그러니까 폴란드 국민들은 독일민족에대해 증오심이 대단했죠.

그 감정의 앙금이 채 가시기 전인 1970년에 브란트는 독일의

수상으로는 처음으로 폴란드를 찾았는데

생각해 보십시오 -_-

그거는 완전히 일제시대때 우리 민족 다죽여놓고

아직도 뻔뻔한 일본 수상이 우리 나라 온거 같지 않습니까 -_-

가슴에 한이 맺힌 폴란드 국민들은 매서운 눈으로 그를

지켜봤을꺼 아니에요..

그런데..

브란트가 폴란드에 도착하여 바르샤바의 전쟁 희생자 유령탑에

안내되었을때.. 전세계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을 목격하고

눈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비에 젖은 바닥에 브란트 수상이 털썩 무릎을 꿇은 것이죠.

독일 국민을 대표하는 수상이 무릎을 꿇었어요,

그리고 그의 눈에는 눈물이 흐르고 있었구요 -_-

그것은 차라의 하나의 감동이었어요

이 장면을 지켜보던 폴란드 국민들은 함께

뜨거운 감동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_-

이것이 바로 브란트의 무릎꿇기(Kniefall in Warschau 독일어입니다 -_-)

라는 유명한 사건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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