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11/09 (11:46) from 84.173.76.69' of 84.173.76.69' Article Number : 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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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과 윤리



도덕과 윤리


우리나라에서 <도덕철학원론>으로 번역된 칸트 책의 원명은 Grundlegung zur Metaphysik der Sitten>이다. 독일어에는 도덕이라는 의미의 Moral, Moralitaet라는 단어가 따로 있고 Sitte는 예의범절, 또는 풍습이라는 뜻을 담고 있는 단어다. Moral, Moralitaet에 는 도덕이라는 의미로도 번역되고 윤리라는 의미로도 번역된다. 칸트는 도덕과 윤리의 구분 의 필요를 별로 느끼지 않았다. 강제적 법에 비해서 자발적 준율성으로서의 도덕의 필요를 강조했을 뿐이다. 이에 비해서 주관적 도덕과 보편적 윤리의 엄격한 구분을 해야 할 필요를 느낀 학자가 헤겔이다. 칸트는 도덕적 확신의 보편타당성 문제를 그렇게 심각하게 다루지 않았다. 하지만 잔드라는 한 청년학생이 나름대로의 애국심에 사로잡혀 러시아 첩자로 의심 받았던 당시 유명한 시인 코체부를 살해한 충격적인 사건이 계기가 되어 주관적 확신이 행 위를 정당화해 줄 수 있는가의 문제를 천착한 나머지 주관적 도덕과는 구별되는 윤리라는 개념을 사용하게 된다. 헤겔은 도덕(Moralitaet)과 윤리(Sittlichkeit)를 구별하면서 칸트의 도 덕주관주의를 비판하고 있다.
도덕과 윤리를 구별해야 할 필요는 사회가 다원화 될수록 더욱 절실해진다. 도덕이 성원 간의 동질성에 기반을 둔 단순사회의 내적 규범이라면 윤리는 성원간의 이질성에 기반을 둔 다원화 사회의 내적 규범이라 할 수 있다. 성원간의 동질성이 비교적 강했던 전통사회에서 는 종교나 관습 등의 공통적 신념체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도덕규범이 사회질서 유지에 무비판적으로 작용했으나 다원화사회에서 각 개인이나 집단간의 신념체계가 다른 경우는 서 로간의 신념체계를 고집하다보면 심각한 갈등을 피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이런 경우, 현대 인들은 자신의 도덕률도 상대적일 수밖에 없고 자신과는 다른 도덕률을 준수하는 상대를 대 하게 되면 상반되는 도덕률 중 그때의 상황에 어느쪽이 더 합당한지를 개방적으로 따져 볼 수 있는 윤리적 자세가 필요하다. 도덕은 옳다고 판단하는대로 행동하는 것이라면 윤리는 과연 무엇이 왜 옳은 것인지를 따져 보는 비판적 자세라 할 수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우리들의 내적 규범은 맹목적 도덕규범이기만 한 것도 아니고 비판적 윤리규범이기만 한 것 도 아닌, 이 두 극단의 어느 중간이라고 보는 것이 합당할 것이다.


in http://law.yonsei.ac.kr/lawlab/public_html/8-5.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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