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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06/23 (09:38) from 210.219.98.222' of 210.219.98.222' | Article Number : 114 |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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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2571 , Lines : 8 |
| 나는 의사 친구가 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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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은 노동자 투쟁의 정당한 수단이다. 그런데 개업의사들의 폐업은 정당한가? 또 대학교수를 포함한 전공의 등의 파업은 정당한가? 결코 단언하기 쉬운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작금의 현실은 이 문제에 대해 가치판단할 것을 강요한다. 인터넷에 접속해서 여러 사람들의 글을 읽어보았다. 또 관련분야의 전문적 식견이 있어보이는 몇 사람에게 묻기도 했다. 애초부터 내 생각이 한 편으로 기울어져 있다는 생각 때문에, 다른 의견의 정당성이 무엇인가를 알기 위해 보다 신중하려 했다. 전문가들만이 개입할 수 있는 논의들이 많았고, 그만큼 이런 토론은 의약분업이 시행된 이후에도 계속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하지만 그간 논의 과정은 전문가답지 못한 구석이 많다는 혐의를 지울 수 없었다. 실제로 몇몇 사람들은 그런 과정상의 문제점을 자인하기도 했다. 물론 이해할 수 있다. 모든 상황을 미리 예측하고, 일관되고 성실하게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을 테니까. 누구든 처음엔 안이하게 대처하다, 어느 순간부터 정신이 바짝들어 심각하게 대할 수도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논쟁되는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의제들과는 별개로, 이 논쟁을 바라보는 제3자의 눈에는(왜 제3자인고 하니, 나는 논쟁의 직접적인 이해당사자가 아닐 뿐 아니라, 현재 앓고 있는 질병으로 의사를 특별히 필요로 하지 않기 때문에, 아무리 진지하려 해도 여전히 제3자처럼 말하려 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사회적 발언권이 얼마나 큰 것인지가 보였다. 저렇게 대중으로부터 유리되는 악수를 연속 두고서도 망하지 않을 수 있으니 말이다. 의사라는 게 기득권 집단이라는 일반인들의 생각이 크게 어긋나지 않구나 생각했다. 물론 의사 자신들은 그렇게 생각치 않는 것 같다. 이해할 수 있지만, 그것은 의사들의 특권의식의 다른 양상처럼 보였다. 아무튼 이쯤 되니, 억제했던 반발감이 솟구친다. 강한 집단이 폐업/파업을 한다는 게 말이다. 오늘부턴 대학교수들까지 파업에 동참한다고 한다. 어디까지 하나 보자고 팔장끼고 있을 형편이 못된다. 저들의 투쟁 수단은 너무 강력하기 때문이다. 이건 지하철이 며칠 쉰다든가 하는 문제와는 비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 여당은 난리가 난 모양이다. 빨리 사태를 수습하려고 이런 저런 모색을 하겠지. 그러다, 개혁입안의 경우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차포 다 떼고 장기두기를 하는 꼴이 될지도 모르겠다. 정부나 의사들이나 약사들 모두가 의약분업의 개혁 정신에는 동의한다고 했으나, 그 결과가 반개혁적으로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왠지 내 눈에 그렇게 될 것 같은 기미가 도처에 보인다. 내 눈이 비뚤어진 것인가, 실제 사회가 그런 것인가? 그런 점에서 나는 의사가 폐업/파업을 하는 것에 반대하기로 했다. 의사인 친구 하나가, 자신들의 주장이 얼마나 절절한지를 말했다. 그렇기 때문에 폐업/파업을 불가피했다고. 나는 그에게 말했다. "난 의사 친구가 없다, 없기로 했다. 왜냐면, 그렇더라도 강자인 자가 폐업/파업을 하는 건 불가하기 때문이다."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충고를 했다. 다른 부류의 사람에겐 절대로 하지 않을 말을, 다른 이가 그렇게 하려 한다면 적극적으로 말리려 했을 말을, 폭언을 던지듯이 말했다. "그렇게 절절하면, 차라리 분신을 해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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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선생의 신학에 관한 질문과 민중신학을 둘러싼 토론을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