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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09/09 (20:34) from 211.39.52.131' of 211.39.52.131' | Article Number : 123 |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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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2666 , Lines : 54 |
| [퍼옴] 의사 폐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주영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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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백교회 홈페이지에 올려진 글을 올립니다. ----------------------------------------- 의사폐업은 중단되어야 합니다..... 한백 식구 여러분, 안녕하셨습니까? 오랜만에 홈페이지에 들렀더니, 의사폐업과 관련된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네요. 며칠 전(9월 5일)에 제가 저희 병원 게시판에 썼던 '의사폐업'에 대한 나름대로의 '문제의식'과 '해결방안'에 관한 짧은 생각을 올립니다. 그리고, www.humanmed.org 로 들어가시면 이번 사태와 관련하여 여러 시민사회단체들의 성명서들이 있습니다. 관심있으시면 한번 읽어봐 주십시오. -------------------------------------------------------------------------- 안녕하십니까? 산업의학과 과장 주영수입니다. 어제 점심에 있었던 긴급교수회의에는 참석치 못했습니다만 나중에 회의과정과 결과에 대한 소식을 들었습니다. 저는 많은 선생님들이 아시듯이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의료사업국장으로서 운영위원의 한사람입니다. 그동안 인의협에 대한 많은 선생님들의 비난과 비판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다음에 예고된 파국에 대한 우려 때문에 침묵을 지키고 있을 수가 없어 외람되지만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먼저 말씀드릴 것은 그동안의 인의협(혹은, 저 개인)의 생각과 행동이 '반-의사'적이라고 하는 생각을 가지고 보시는 것은 어쩔 수는 없지만, 적어도 '국민과 의료인을 위한 의료개혁'에 대한 '순수함'에 대해서는 먼저 이해를 구하고 싶습니다. 또한, 저를 '임상의사가 아니라서 잘 모른다'고 하시는 선생님들이 계시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반드시 '임상의사'만이 현 사태를 정확히 아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이 문제가 '의약분업'을 넘어서서 '의권'의 문제라고 주장하신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여러 선생님들께서 어제는 외래의 전면적 폐쇄라는 결의를 하셨지만, 조만간 '병원폐쇄'라는 결의를 하셔야 할 상황이 닥칠 것이고 불행히도 지금의 분위기와 논리대로라면 그 수순은 그대로 밟아질 것 같습니다. 저는 적어도 '병원폐쇄'라는 최악의 비극이 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짧은 생각이나마 이 글을 올립니다. 저는 오늘의 이 상황이 단순하게는 '의약분업, 사실은 의권(≒의사의 자율성의 극대화)'이라는 관점으로부터 복잡하게는 철학의 문제(의료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흐름과 의료의 형평성을 중요시 하는 흐름의 대립)까지 얽히고 섥혀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많은 의사들에게 자기가 느끼는 '분노'와 자신의 '철학적 지향'이 서로 충돌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음이 사실입니다. '올바른 의권쟁취'를 위해 최악의 시나리오인 '환자를 볼모로 하는 폐업'을 선택하는 일들이 논리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것이 바로 그 예라고 생각합니다. 1. '의권'에 대하여 여러 선생님들이 아시다시피 '의료'는 그 '경제적 특성'상 국가의 개입이 필수적입니다(역사적으로 검증되어온 과학으로서의 경제학은 '의료'에 있어서 '독점적 전문주의'의 경제적 특성을 다음과 같이 평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세계 모든 나라-물론, 우리의 의료사-에서도 대부분 확인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의료'는 소비자(=환자)가 그에 관한 지식을 가지고 있지 못하므로 언제든 의사에 의해서 수요가 창출될 수 있고, 생산에 있어서 독점적이며, 수요가 불규칙하며, 국민 누구에게나 생존에 필요한 최소한의 권리로서 기능해야 하고, 공급자의 입장에서 경제적 유인이 큰 치료서비스를 중요시하는 반면에 공급자에게 경제적 인센티브가 작으나 그 파급효과는 큰 예방서비스는 소홀히 한다는 것이 그 것입니다. 몇 가지 특성이 더 있습니다만, 이러한 이유로 어찌되었든 국가의 개입은 필연적이라고 배워왔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케케묵은 말씀을 드리는 이유는 작금의 '의권'의 내용은 '국가의 통제로부터 완전한 자유(아마도 이런 표현에 동의하지 않으시는 선생님들도 계시겠지만, 제 생각에는 지금 폐업을 하는 의사들 모두를 만족시키려면 이렇게 얘기하는 것이 맞을 것입니다)'를 이야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해하는 바, 지금 우리 의사들이 주장하는 '의권'은 이런 국가개입의 여지를 무시한 '모든 것을 시장에 맡기는 방식(경제학적인 관점으로서, 곧 독점적 전문가-의사에게 맡기는 방식)'을 '올바른 의권'이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솔직히 제 생각에는 이렇게 한번 맡겨봐 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있습니다. 그러면 대체 어떻게 되는지 볼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만약에 그렇게 '의권'이 구현된다면, 선생님들께서도 생각하고 계시겠지만 '환자' 특히 그 중에서도 사회적으로 이용할 자본이 부족한 환자들은 '의료'에 접근하기 어려울 것입니다(특히, 빈곤은 질병을 낳고 또 질병은 빈곤을 낳기 때문에 이들의 의료요구도는 매우 클 것인데 말입니다). 즉, '국민 모두를 위한 의료(이것을 올바른 의료라고 모두들 동의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보다는 결국 '경제적 이윤동기에 의해 이끌려 가는 의료'가 될 것입니다. 어떤 분들은 '의권=진료과정의 독점적 자율성'을 이야기하고 계시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렇다 하더라도 세계사적인 추세는 의사의 진료과정의 독점적 자율성이 최대한 통제되는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여러 선생님들도 아시다시피, 미국(많은 의사들이 '의권쟁취'투쟁을 통해 이루고 싶어하는 '모델'인)의 HMO에 고용된 의사들에 대한 managed care라는 방식의 통제(민간보험의 이익의 극대화를 위하여)과 유럽의 총괄계약제(이는 사회의 의료비용 부담의 최소화를 위하여)가 그 대표적인 예들입니다. 제가 보기에는 크게 봐서는 우리도 그 흐름 속에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런 의미에서 내년에 도입될 DRG는 그야말로 '진료과정의 독점적 자율성'을 최대한 '억제'하게 될 것입니다. 물론, DRG가 아니라 민간보험의 도입이 이루어진다고 해도 똑같은 일이 일어나고 말겠지만요. 아이러니칼하게도 '시장'에 기대를 걸고 있는 의사들의 생각과는 달리 바로 그 시장-자본의 논리가 그렇게 만들 것입니다). 따라서, 어떤 의미의 '의권'도 이미 '통제'의 대상이 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지금까지 우리 의사들이 받아왔던 부당한 '억압'에 대해서는 '분노'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만, 그 것이 '국민'을 '볼모'로 하는 방식이어야 하는가(좋든 싫든 그렇게 되고 있지 않습니까)에는 이견이 있습니다. 제가 여기서 굳이 말씀드리고 싶은 부분은 지금 의사들의 투쟁의 철학(?)으로 표현되고 있는 '의권 쟁취'라는 개념의 '막연함'에 대하여 깊게 성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차라리 우리 의사들이 보다 앞서서 이러한 흐름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내용에 있어서의 타협점을 높여놓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 지금 얘기되고 있는 막연한 '의권'은 이미 존재하지도 않는 '허상'으로서, 그의 쟁취를 위한 '폐업투쟁'은 결국 '우리 의사들에게 생명처럼 중요한 국민의 신뢰'마저 잃게 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합니다. 2. 의료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흐름과 형평성을 중요시하는 흐름의 대립 지금의 '투쟁'의 내용을 잘 들여다보면, '의료의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흐름과 형평성을 중요시하는 흐름의 대립'을 또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물론 얼마 전에 본 전공의 선생님들의 전단지를 보면 그 분들내에서 이 두 가지가 아직도 구분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제 생각에는 이것은 진짜 '가치관'의 문제입니다. 의료에 있어서 '효율성'을 중요시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아시다시피 '미국'입니다. 일찍부터 민간보험이 도입되었고, 대개는 경제적 이유로 인해 새로운 '의학기술'의 개발되고 있는 대표적인 나라입니다. 물론 저소득계층을 위한 메디케이드와 노인들을 위한 메디케어와 같은 제도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국민전체의 20-30%가 의료보장에서 제외되어 있는 가장 후진적인 의료제도를 가지고 있는 나라이기도 합니다. 물론, managed care와 같은 방식으로 의사들이 '통제'되고 있지만, 제반의 '좋은 진료환경'과 '고소득'때문에 우리 의사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나라입니다. 그러나, 얼마 전에 의사협회의 CUG에 올려진 글을 보면 '미국에 사는 우리 교포가 질병치료를 목적으로 왔다가도 비행기 값이 빠질 정도로 우리의 의료비가 싸다'는 글을 본적이 있는데 이는 뒤집어놓고 생각해 보면 미국의 의료비가 무척 비싸다는 얘기와 다름이 아니라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여러 선생님들도 미국연수나 유학과정에서 느끼신 높은 의료보험료 문제는 이미 주지의 사실이며, 일부 주의 경우 유학생 대부분이 의료보험 없이 병에 걸리지 않기만을 바라면서 지내고 있는 사실 또한 주지의 사실입니다). -이런 똑같은 일이 영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데 일부 유럽국가의 사람들은 관광을 핑계로 영국에 들어와서 NHS를 통해 무료로 치료 받고 나가는 사람들도 많다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우리 의사들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미국'적인 것에 대한 '부러움'은 결국은 고도로 발달한 '사회생산력'에 기반한, 그러나 사실은 높은 의료비에 기반한 '좋은 진료환경'과 '의사의 고소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많은 의사들은 그렇게 만들어진 제반 진료여건이 마치 미국식 '제도'가 만들어낸 '바람직한 결과물(=올바른 의료)'이며 따라서 우리가 따라가야 할 모델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의료에 있어서 '형평성'을 중요시하는 대표적인 나라는 아시다시피 '영국'입니다. 국민 모두가 무료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가 있고, 재원은 세금의 형태로 조달되며 많이 가진 사람은 많이, 적게 가진 사람은 적게 내고 있습니다. '이윤동기'가 별로 없기 때문에 '새로운 의학기술'의 개발에는 분명 '미진'함이 있습니다. 물론, 의사들의 경제적 수준도 다 아시다시피 미국처럼 높지 못합니다. 반면에 '의료'에의 접근은 부자이건 거리의 노숙자이건 누구에게도 '제한'이 없습니다. 한때 '대처'수상이 NHS를 철회하고 '시장'의 논리로 '의료'를 운영하려고 하였으나, 결국은 '국민'과 '의료인'들의 저항에 의해 '저지'되었다는 얘기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 사실입니다(제가 직접 보고 들은 바로는 그 국민들은 물론이거니와, 아이러니칼 하게도 의사들의 NHS에 대한 자부심은 실로 대단했습니다. 경제적인 측면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아마도 전문가로서의 명예에 대하여 소중히 여기는 풍토와, 문화적이고 역사적인 배경도 작용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예를 들어 noblis oblise 같은 것 말입니다). 물론 '제도적'으로 '의료보장'이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관료주의'적인 문제들이 분명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의 해결을 위해서 미국과 같은 '통제'가 도입되었는데, 이는 managerial care라고 한다고 들었습니다(물론, 민간의료 제공시스템도 일부 도입되었지만 이는 그리 광범위하게 퍼지지 않고 있구요). 이번 '의권투쟁'의 내용에는 분명 이런 흐름들간의 갈등이 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투쟁'을 주도하는 '의사'지도부나 '전공의', '학생들'안에서 이런 부분에 관한 '과학적' 인식이 부족하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아니, 혼동하고 있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제도가 아니라, '생산력'이 문제인데, '제도'를 고치면 된다고 하는 인식이나, 이윤동기를 극대화 하면서 '형평성'을 관철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입니다. 제 생각에는 이번의 '올바른 의료정착을 위한 의권투쟁'은 우리 의사들이 주장하듯이 '돈 때문'이 아니라고 한다면, 반드시 영국방식이 아니더라도 '형평성(=올바른 의료)'을 최대한 추구하는 방식으로 가야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투쟁'의 초점은 '국가'가 '공공의료의 기반을 확충(반드시 공공의료기관을 설립해서만이 아니라, 공공적 의료서비스가 제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는 - 예를 들어, 취약한 1차 민간의료기관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 -)'하거나, '의료인의 양성에 공공적인 지원'을 하여야 한다는데 모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3. 지금까지의 의약분업에 대한 정부의 태도 제가 알기로는 정부는 처음부터 '의약분업'에 의지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투쟁을 주도하는 의사그룹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정부가 '의사'를 통제하기 위하여 처음부터 '불순한' 의도를 갖고 있었다는 데에는 의견을 달리합니다. 물론 작년 11월의 약가마진 현실화 과정에서는 정부의 '행정편위주의'적인 '발상'들이 문제였다고 생각합니다만(물론, 심각한 수준이었다는 것은 동의합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를 포함해서 인의협도 정부에 대하여 심도깊게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통제'의 마인드를 굳이 가졌다면 의사들과의 '힘겨루기'과정에서 '형성'된 느낌이 강합니다. 실상은 '의약분업의 soft landing이 아니라면, 그냥 예전대로 가고 싶었던 것'이 정부의 속내였던 것 같습니다. 의약분업은 분명 정부에 의해서 주도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미 수십년 전부터 연기되어 오다가 재작년에 대통령의 공약과 법률이 정해준 기일이 있었고, 이에 맞추어서 일부 개혁적인 그룹이 적극적으로 그 정책의지를 개진하였기에 실제적으로는 '행정적'으로 단순히 '시행'된 측면이 강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많은 의사들이 '일부 개혁적인 그룹'에 대해 집중적인 비난을 퍼붓고 있으나, 이 또한 '의약분업으로 인한 경제적 이익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의사중 일부'의 '반대'에 대한 '싸움'과정에서 유연하지 못한 '대응(예를 들어 개혁이 후퇴할 것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정부의 의약분업안의 선시행 후보완을 주장하였던 부분입니다. 아마 다시 이런 일이 벌어져도 같은 결정을 내릴 것으로 생각하지만 말입니다)'의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에는 언젠가는 '시행'되어야 하는 제도임에는 아무도(?) 이론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투쟁을 주도하는 많은 의사들이 정부의 '의도'에 대하여 '의심'을 하면서 정치권력에 '영향'을 끼치려 시작하였다는데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정부가 homogenous한 한 개의 집단이 아닙니다. 정부내에도 '개혁'적 세력과 '보수'적 세력간의 긴장이 항상 상존하고 있고, 이는 내외적 역관계에 의해서 그 우열이 엇갈리는 것 같습니다(보수적 세력은 단지 정권의 재창출이나, 정치권력의 안정적 보장만을 원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는 의약분업에 대한 '이견'들이 새어나오는 모양새를 보면 금새 파악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올바른 의료의 정착'을 위한 의사의 폐업은 주로 '보수세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데 있습니다. 비록 의약분업의 철회는 '정치적 부담'이 매우 크기 때문에 '함부로' 발설하기 어려우나, '그 취지를 훼손'하는 제안(예를 들어, 의약분업에서 주사제의 제외와 같은 일관되지 못한 정책제안)을 보거나, 의사들에게 주는 여러 가지의 '당근(예를 들어, 의사수를 제한 하겠다거나, 국고 2조 2천억 지원과 같은 누구도 믿기 어려운 약속 등)'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즉, 의사폐업에 대응하는 정부의 태도는 '현사태'의 '무마'이지, '올바른 의료제도의 개혁을 위함'이 아닌 것 같습니다(아마 지금 정부를 주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세력들의 가장 큰 고민은 '의약분업'을 철회하고 싶지만, 그렇게 한다고 하지 못하는 것일 겁니다. 처음부터도 개혁적 명분상 그랬지만, 의사들의 '집단폐업'과 같은 '도전'이 정부내 보수세력들에게 조차도 그것을 더욱 어렵게 만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 우리는 '올바른 의료정착'을 위한 '다방면의 싸움'에 대하여 '전술'적인 고려를 깊이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폐업'은 그런 면에서 '최악'의 '전술'적 선택이라고 생각합니다. 4. 제언 싸움에 있어서 가장 큰 '힘'이자 '무기'는 '국민의 지지'인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의 '폐업투쟁'은 그런 측면에서 분명히 잘못된 '방법'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진료실 안에서는 약자이기 때문에 강자인 '의사'들의 '어려움'에 동의하면서도 문밖에만 나서면 '의사들을 비난'하는 것이 일반적인 '국민'들입니다. 사실, '폐업'이 지속된다면, 그러한 오해를 '돌이킬' 방법이 전혀 없다고 생각합니다. '국민'의 입장에서는 당연한 일입니다. 제 생각에는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 일차적으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폐업'이라는 투쟁방식의 '철회'와 '의료인의 자기반성'은 무엇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폐업말고 다른 방법이 있으면 얘기해 보라'는 주장들이 있으나, 처음부터 '폐업이 우리가 선택해서는 안될 방식'이라는 전제를 인정한다면, 제 생각에는 비록 그 효과는 느리겠지만 '올바른 의료정착'을 위한 다양한 방법들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직에 있는 '의사'들의 경우는 더욱 그러한 '모색'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지금 이루어지고 있고, 앞으로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은 병원폐쇄와 같은 '최악'의 선택은 재고되어야 합니다. '의권'은 의사가 쟁취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의해서 '부여되는 전문적 권한'이라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다방면의 '통제'를 수용해야 하는 측면도 있고, 오히려 앞서서 그 내용을 제안하는 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논쟁을 목적으로 올린 글은 아니나, 제 견해에 대한 이견과 저의 모자람에 대하여 가르침을 주실 선생님들의 의견은 열심히 듣겠습니다. 외람되게 두서없이 적은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00년 9월 5일, 한림대 성심병원 산업의학과 주영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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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선생의 신학에 관한 질문과 민중신학을 둘러싼 토론을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