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02/06/27 (16:57) from 211.49.91.42' of 211.49.91.42' | Article Number : 170 |
올빼미
|
Access : 2775 , Lines : 68 |
| <말> 192 호 (2002.6)에 실린, '국제축구연맹'에 관한 글 두 편입니다. |
|---|
|
<말> 192 호 (2002.6)에 실린 글 두 편입니다. (1) 오만한 FIFA, 레드카드를 받아라 -- [월드컵 이슈] 한·일 시민단체 FIFA 개혁 나섰다 (2) 인터뷰 | FIFA 바로세우기운동본부 -- 일본 대표 우에무라 히데아키 ---------------------------------------------------------------------- 오만한 FIFA, 레드카드를 받아라 [월드컵 이슈] 한·일 시민단체 FIFA 개혁 나섰다 이오성 기자 FIFA는 '난공불락'이었다. 그리고 '무소불위'였다. 지구촌의 축제 월드컵에 대해 '태클'을 걸기가 쉽지 않았듯 FIFA 역시 마찬가지로 비판의 목소리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2002년 월드컵을 눈앞에 두고 한·일 시민단체들이 FIFA의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객관적 상상 하나 신촌에서 생고기 소금구이집을 운영하는 차염돈씨. 축구광인 그는 얼마 전 가게 문 옆에 큼지막하게 알림 글을 하나 붙였다. '한국이 월드컵 때 첫 승 올리는 날, 고기 공짜! 2002 월드컵 파이팅!' 이 문구와 함께 그는 가게 내부를 월드컵 관련 포스터, 앰블렘, 마스코트로 장식해 월드컵 분위기를 한껏 띄웠다. 그리고 대망의 한국팀 첫 승 날, 월드컵 본선 사상 최초의 승리를 자축하는 손님들로 고깃집은 문전성시를 이뤘고 차씨는 기분 좋게 '한턱' 쐈다. 어떻게 알았는지 방송국에서도 찾아와 차씨 가게의 축제 분위기를 취재하기도 했다. 그후 신촌 일대에서 그의 가게는 '월드컵 고깃집'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런데 월드컵이 막을 내린 며칠 후. 한 법률사무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차씨에게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이다. 이유는 '상표권 침해'. 동네 조기축구회 회원들과 가게 손님들이 이 소식을 듣고 비분강개했지만 차씨는 꼼짝없이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입장에 처했다. 무소불위의 권력, FIFA 이 이야기는 허구이지만 이미 밝힌 대로 객관적인 '개연성'이 아주 뛰어난 픽션이다. '당신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것이다. 월드컵 조직위원회 법무실 관계자에 따르면 차씨의 이런 행위는 FIFA와 맺은 협약 내용 중 '부당 마케팅'에 해당된다고 한다. 제3자가 홍보 목적으로 FIFA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한 경우다. 하지만 이와 같은 '오프라인' 행위의 규제는 양반이다. 각종 인터넷 웹사이트가 월드컵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거나 개인이 자신의 홈페이지에 FIFA나 월드컵 조직위원회를 링크해 놓기만 해도 '불법'이 된다. 이쯤 되면 반드시 닥쳐올 사건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제로 프랑스의 경우 1998년 월드컵이 끝난 후 FIFA로부터 엄청난 소송을 당했다. 그리고 대부분 패소했다. 성공적 월드컵이었다고 자평했던 프랑스가 FIFA로부터 불어온 '후폭풍'으로 인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외신에서 전할 정도였다. 월드컵 조직위원회 법무실은 요즘 여기저기서 걸려오는 문의전화로 업무가 마비될 지경이다. 지적재산권과 관련한 FIFA의 입장이 알려지면서 '놀란' 관련인들의 전화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월드컵 관련 콘텐츠를 제공하려는 기업체나 언론사는 물론, 정부기관, 지방자치단체, 시민단체 등의 문의가 끊이지 않는다. 심지어 주한 외국대사관에서까지 문의가 있었다.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최수영 지적재산권 담당관은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문의가 늘어날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은 문의가 들어올 줄은 몰랐다"고 털어놓았다. FIFA의 특권은 상상을 초월한다. FIFA 관계자는 세계 어디를 가나 VIP 대접을 받고, 내부 사업내용이나 재정 집행내역은 철저하게 베일에 가려 있다. 관계자들이나 협력단체는 '노코멘트'로 일관한다. 실제로 기자가 법률분쟁과 관련한 FIFA의 입장을 취재하기 위해 FIFA의 국내 법률 대리를 맡고 있는 ㄱ 로펌측을 접촉했지만 이들은 인터뷰에 응하지 않았다. FIFA는 또 대회의 진행과 관련, 개최국 정부에 협조보증서나 법개정을 요구할 수도 있다. 월드컵 조직위원회의 한 관계자마저 "FIFA와의 협약내용 중 개최국의 조직위원회가 FIFA에게 협조하지 않을 경우 조직위에 지급토록 되어 있는 일정 수익금을 지급보류하거나 깎을 수 있다는 내용까지 있다"며 "이들은 국제기구가 아니라 기업"이라고 말할 정도다. For the Game? For the Money! 서울시는 최근 월드컵 전야제 공식행사로 기획한 한강축제를 철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FIFA측에서 행사가 벌어지는 한강 시민공원의 매점이나 자판기 등에도 코카콜라나 버드와이저 등 공식후원업체의 제품만을 판매하도록 규제한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안하무인' 격이다. "시청 앞 광장에 설치한 조형물도 축구공 모양이었으면 FIFA가 규제했을 것"이라는 서울시 관계자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덕인다. FIFA가 이처럼 독단적인 규제와 간섭을 계속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문제는 돈이다. 월드컵 경기 중간에 하프타임 행사를 금지시킨 일은 돈에 '혈안이 된' FIFA의 단적인 예다. 하프타임 때 문화행사를 벌일 경우, 전광판을 통해 나가는 후원업체들의 광고효과가 떨어져, 후원업체들로부터 거액의 후원금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 가게'에 들른 손님들에겐 눈 돌릴 틈도 안 주겠다는 심보다. 이러한 FIFA의 전횡에 대해 한국과 일본의 시민단체가 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최근 국제투명성기구가 2006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과정에 비리의혹을 제기한 적은 있었지만 선진국인 유럽에서도 감히(?) FIFA에 대해 직접적으로 자성을 촉구해온 사례는 없었다. 그런데 아시아권에서 그것도 개최국가의 시민단체들이 FIFA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는 점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지난 5월 1일 한국의 시민정보미디어센터와 일본의 토코본(ToCoBon) 프로젝트(인터뷰 참조)는 'FIFA 바로세우기운동 한일공동추진본부'를 결성했다. 그리고 월드컵의 지나친 상업화 반대, 예산규모와 집행내역의 투명한 공개, 집행부의 독단과 전횡 중단, 아동·저임금 노동에 의한 공인용품 생산 방지 등을 FIFA에 촉구하고 축구 발전을 위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할 것을 요구했다. 이들은 국내외 시민단체들에 보낸 서한을 통해 "축구라는 지구인의 공유재산을 사유화하고 그 과정에서 얻는 막대한 경제적 이익에만 집착하는" FIFA의 행태를 지적하고 전세계의 시민단체들이 FIFA에 대한 감시와 조언을 아끼지 말 것을 제안했다. 오기출 시민정보미디어센터 사무총장은 "FIFA 바로세우기는 Anti-FIFA 운동이 아니라 FIFA가 인류의 자산인 세계 축구의 발전을 위해 진실하고 성실한 일꾼이 될 수 있도록 촉구하고 견인하기 위한 것"이라는 취지를 밝혔다. FIFA 바로세우기운동본부는 인터넷에 한·일 공동으로 웹사이트(www.ilovefoot-ball.org)를 개설하는 한편 5월 29일 서울에서 열리는 FIFA 총회를 앞두고 적극적인 개혁운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 운동에는 좀더 많은 한·일 시민단체를 비롯 차기 개최지인 독일의 시민단체들까지 가세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FIFA가 제프 블래터 회장의 비리의혹 등으로 심각한 내부진통을 겪는 가운데 내부의 권력투쟁이 아닌, 수용자들의 개혁운동이 FIFA를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을까. 스스로 정신 차리고 페어플레이를 하지 않으면 자신이 돈벌이 수단으로 여겼던 관중들에 의해 '퇴장' 당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FIFA는 알고 있을까. ----------------------------------------------------- 인터뷰 | FIFA 바로세우기운동본부 일본 대표 우에무라 히데아키 "FIFA 개혁운동, 월드컵만큼 중요하다" 일본에서 FIFA 바로세우기운동을 벌이고 있는 ToCoBon(Towards Communities without Boundaries) 프로젝트는 도쿄, 가나가와현, 사이타마현 등 3개 지역의 시민단체 네트워크. 우에무라(47, 上村英明) 대표는 UN 특별자문역을 맡고 있는 '시민외교센터'의 대표이기도 하다. 그는 "월드컵이 개최되는 땅의 시민으로서 책임의 일단이 있다고 느껴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은 월드컵에 대해 찬양일변도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일본도 축구 열기가 상당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월드컵 대회에 대한 일본 내의 분위기는 어떠한가. "문제가 있다는 목소리는 거의 없다. 일본에서는 쿠베르탱의 올림픽 이미지를 중심으로 스포츠는 정치와 달리 순수하고 깨끗한 것이라는 인식이 형성돼 있다. 때문에 FIFA와 같은 국제스포츠 조직의 현실을 바르게 보려는 노력 없이 많은 사람들이 자원봉사를 위해 달려오거나 지자체가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실정이다." 월드컵에 대한 일본 언론의 분위기는 어떤가. "일본에서 전후 민주적 언론의 역할을 해왔던 <朝日新聞>이 월드컵 공식후원업체가 됐다. 유력한 신문사가 비판적 시각을 포기하고 FIFA의 파트너가 됐다는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다. 때문에 블래터 회장 등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거의 찾아볼 수 없다." FIFA 바로세우기운동을 벌이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조금 더 일찍 시작했더라면 이 운동(캠페인)은 국제적으로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었을 텐데 그 점이 아쉽다. FIFA의 역사는 스포츠를 상품화하고 인권과 노동권을 무시해 기업과 권력에게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는 시스템을 만들어온 것이라는 점에서 오늘날의 수직적 글로벌화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이 캠페인은 또한 지구화 반대에 대한 싸움이다." 앞으로 어떤 활동을 벌여나갈 것인가. "FIFA개혁에 대한 서명운동과 함께 국내외 여러 시민들의 힘을 모을 것이다. 특히 거리에서의 캠페인을 위해 울트라닛뽄 등 관련단체와 협의하고 있는 중이다." 이와 함께 우에무라 대표는 "월드컵의 한·일 공동개최 이상으로 이번 한·일 공동의 FIFA 개혁운동을 귀중한 기회로 생각한다"며 최근 셰계적으로 창궐하고 있는 '극우 국가주의자'와의 투쟁도 국제적 연대로 벌여나갈 것을 한국의 시민단체들에게 당부했다. |
|
김진호 선생의 신학에 관한 질문과 민중신학을 둘러싼 토론을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