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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06/30 (01:28) from 203.252.17.175' of 203.252.17.175' | Article Number : 5 |
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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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2224 , Lines : 6 |
| 김지하에 대한 단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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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의 정신적 향방이 카오스의 현란한 빛에 경도되어 있다해도 고대로의 회귀는 어불성설이다. 물론 지하는 쇼비니즘/징고이즘이 아니라고 할 것이다. 단지 자신이 비유했듯이 디아스포라 유대인들의 민족정신에 상응한 조선전통에 대한 올바른 해석과 응용에 기반한 남한의 정신쇄신과 통일이후 미래지향적인 단일한 조선의 정신풍토를 정초하여 인류의 나아갈 길을 예비하자는 얘기라고 할 것이다. 그렇다. 백번양보한다. 허나 지하는 다양성(포스트모더니즘을 말하는 것이 아님, 일본의 19세기 후반 메이지 유신 이후의 복수적 멘탈리티, 우리의 식민지 체험과 전쟁, 미군정시기 그리고 근대, 탈근대 속에서 일그러져 빚어진 습합정신,분열된 정신)을 못견디는 사람이다. 더욱이 지하는 현대의 문제를 고대의 정신으로 해결하려는 비겁함을 보이고 있다. 고대의 텍스트와 그것이 주는 새로운 깨달음은 인정한다. 허나 지금 강조되고 교육되어야 할 것은 식민사관극복과 더불어 우리 것이든 아니든(무엇이 중심이고 무엇이 주변이냐,무엇이 기원이고 결과인가,애초에 중심도 주변도 없었다) 인내심을 가지고 현실과 통풍을 유지하면서, 서구와 동양의 텍스트에 대한 세밀한 독해를 하고 대안을 창조적으로 제시하는 일이다(전면적 텍스트 공부,물론 비판적 해석학이 요청된다). 역사에 대한 공부는 좋다. 왜곡된, 잘못 이해된 역사,인물이해는 바로잡아야 한다. 허나 조선의 단군으로의 결집, 그것은 일본의 천황(신이 아닌데도 소극적/적극적으로 끝까지 신이라고 생각하는 일본인들이 다수다, )으로의 소집과 다르지 않다. 세계대전시기에 '정신','정신적','정신적인'이라는 말, 하이데거가 저도 생각없이 빠져버려 주절거린 바로 그 '정신'에 현혹되어서는 안 된다. 나는 다양성과 혼돈, 그러니까 소위 전근대,근대, 탈근대의 혼융기에 처해있는 동아시아 국가들의 실존의 아픔을 기억한다. 이 실존의 아픔을 치유하고 타고 넘어가는 방법론 자체가 관건인데, 단군으로의 결집은 극우 혹은 보수주의자들의 성향과 꼭 일치하는 것은 아니라해도, 무리수이다. 이런 흐름이 한자(비디오아티스트 백남준의 주장처럼 한자의 예술적 영감에의 공헌과 가치는 인정돼야한다)를 강조하는 흐름과 맥락이 동일한데, 나도 한문과 영어, 독어를 비교하여 공부하는 것이 취미이기는 하나, 현실적 다자를 추상적 일자인 단군으로 환원하는 토대주의에 반대한다. 또하나 나는 동양중에서 특히 일본과 한국은 합리적 사고보다는 심미적이고 감정이입적 사고가 강하다고 보는데, 이점이 지하의 사상적,예술적 토대라고 본다. 또 지하의 생명사상은 푸코의 "자기에 대한 배려"와 유사하며 사상적 근원은 자유주의이다. 나의 결론은 이렇다. 우리가 당면한 아니 세계가, 우주가 당면한 제문제를 상호주관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아니 레비나스처럼 고난받는 타자를 수직으로 보고 행동하는 윤리적 주체를 재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따라서 고대 정신에 대한 사상적 단초만으로는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는데 역부족이다. 고대의 자문화에 배태된 정신으로 회귀,그리하여 미래로의 자기기획투사는 현실감각을 다소 배제하는, 거대담론의 허울하에 현실의 문제에 눈을 감는 귀족적 사고다. 현대의 카오스를 단순한 무질서로 보면서 타자에 대해 공포증을 가지는 사고는 경계해야 한다. 일본의 지성인 사가구치 안고(Sakaguchi Ango)의 다음과 같은 말에 주목하자. "일본국의 국민이여! 나는 일본인과 일본의 추락에 호소한다. 일본과 일본인들은 무너져야 한다! 천황제가 지속되고, 역사적 장치가 일본의 관념으로 퇴락하는 만큼, 인간애와 인간됨의 만개는 불가능하다."(쇠락론 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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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선생의 신학에 관한 질문과 민중신학을 둘러싼 토론을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