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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99/08/17 (11:35) from 210.102.253.66' of 210.102.253.66' | Article Number : 81 |
정병진
(naz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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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2612 , Lines : 74 |
| 진리가 무엇이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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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가 무엇이냐? -빌라도- * 한백의 소리 :진리를 위해 죽을 수 있는 자를 조심하라를 읽고드는 생각 설교자가 말하는 진리란 아마 자기가 믿고 있는 것이 절대적인 것인 양 생각하고 다른 모든 진리들을 배타시하는 진리를 말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자기가 확신하는 바를 절대적인 진리 인양 주장하고 대화조차도 거부하는 사람들이 지금까지 수많은 극단을 낳았던 것을 볼 때 좋은 문제 제기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을 잘못 이(오)해하게 될 경우 지독한 냉소주의에 빠질까 염려가 된 다. 그가 본문으로 채택한 갈라디아서를 쓴 바울은 우리가 아는 바로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진리를 위해서 목숨을 걸고 순교하였던 사람이다. 그는 그 어떠한 타협도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며 자 기가 믿고 확신하는 바, '오직 예수만을 위하여' 살았다. 설교자가 인용한 갈라디아서의 전반적인 내용은 율법과 복음의 구도 하에 율법으로 회귀하려는 갈라디아인들에 대한 바울의 논박이 주류 를 이루고 있다. (간단한 예로 제 1 장에 보면 바울은 "예수 외에 다른 복음은 없다"고 역설하고 있음을 주의하라.) 따라서 바울이 율법에 대한 해방과 해체를 말하면서 부정의 진리를 말하려는 게 아니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역사적으로 바울 처럼 진리에 대한 열정이 있는 자도 드물었다. 그 는 "그리스도에 사로잡힌 바 되어" 전 생(生)을 헌신하였다. 그가 믿는 예수 또한 그랬다. "살려는 자는 죽을 것이요 죽으려는 자는 살 것이다. 나를 따르라"면서 그는 자기가 믿고 확신하는 바를 위해 과감히 십자가 행진을 하지 않았던가? 무엇 때문인가? 그들은 과연 부정의 진리를 외치다 죽었는가? 그렇게 보면 부정의 진리 아닌 게 없다. 설교자가 잘 간파하고 있는 것처럼 그들은 "인습적 진리 체계"를 거부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또 다른 대안적인 진리를 분명히 설파했다. 설교자는 그 내용이 없었다고 말하고 있으나 그것은 억측이다. 그들이 설파한 대안적인 진리는 "예수가 유일한 그리스도이다"라는 거였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그것마저도 깨부수는 작업이 필요 하다는 데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왜냐하면 이런 주장이 지금은 또다시 인습적인 교리로 우리들의 신앙을 구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대다수 기독교인들의 타종교에 대한 배타적인 사고의 근 간을 이루게 되었다는 것은 비극이다. "말을 버리고 뜻을 얻는 게" 오히려 중요한데 사람들은 자 꾸만 말에 갇혀서 볼 것을 보지 못하고 마는 어리석음을 범한다.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고 했던가? 그렇다면 "예수를 만나면 예수를 죽이고, 성서를 만나 면 성서를 죽이고..." 아마 설교자가 말하려는 의도는 우리가 믿는 바 어떤 진리 체계가 또 다시 율법처럼 인습적인 게 되거나 고착되어서 더이상의 새로운 융통성을 발휘하지 못한 채 그것만이 절대적인 것으로 이야기 된다면 깨부수어야 한다는 말인 것 같다. 동감이다. 그러나 그런식의 사 고 마저도 하나의 수사적인 표현일 뿐이지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아니라는 점에 유념하자. 우리는 누구나가 제 3 자가 되고 싶어한다. 제 3 자가 되면 어떤 문제나 사건에 대해서든지 가 벼운 마음으로 논평을 가할 수 있고 또 자신은 한 발 비켜서 있기 때문에 상대가 가해 올 비판의 사정권에서 일정정도 자유롭기 때문이다. 이렇게 제 3 자는 누구나가 되고 싶어하지만 세상은 꼭 그런식으로 만 돌아가지 않는다. 책임성이라는 부분이 그것이다. 우리는 어떤 문제에 대한 책임있 는 자리에 있게 되면 또 그에 대해 대답해야만 하는 처지에 놓인다. 그러한 때에 마치 남의 이야 기하듯이 비판(논평)적으로 말할 수 없다. 자기의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하는 것이다. 설교자는 포스트모던적인 논의의 주된 특징 중 하나인 해체론에 입각하여 성서를 읽고,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해체의 깃발을 높이든 "데리다"마져도 바로 이 해체론 때문에 "니힐리즘" "무의미의 흥청망청" "자의적인 것의 자유로운 유희로 빠지는 타락" 아니냐고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대해 그는 "나는 나와 나의 미국 동료들에게 붙여져 온 니힐리즘이란 딱지를 전적으로 거 부한다. 해체는 무(無) 안에서의 닫힘이 아니라 타자로 향한 열림이다."고 답변했다. <<현대사상가들과의 대화. 한나래, 243쪽>> 도대체 이게 무슨 말일까?(!) 내가 생각하기로는 우리에게는 늘상 성찰과 참여의 해석학적 순환이 필요하다. 우리는 성찰적인 참여를 해야하며 또 참여적인 성찰을 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나는 늘 남의 주장을 비판만 하고 있을 수는 없으며, 때로는 내가 나의 목소리를 가지고 의미 있는 주 장을 펼쳐야한다고 생각한다. 비록 다른 이에게 논박을 받겠지만 말이다. 참여를 무시해서는 안된 다. <여기서 나는 참여를 "비판적 개입"으로서의 참여와는 다른 의미로 사용하고 있다> 현실 참 여는 자기가 알고 믿는 바를 현실 속에서 검증 받는 과정인 것이다. 물론 그 안에서 백병전이 벌 어질 것을 두려워하는 자는 끊임없이 참여를 유보한 채 주위만을 맴돌다가 일생을 끝내고 말 비 겁자이다. 리꾀르의 의심의 해석학은 필요하다. 그러나 김영민의 일리의 해석학도 필요하다. (진리, 일리, 무리) 그리고 때로는 맑스의 변혁을 위한 해석학도 요청된다. 마지막으로 아무개의 구도행의 해석학도 절실하다. 설교자가 생각하는 것처럼 부정의 진리를 위해서 목숨을 거는 사람들이 역사적으로 있었다. 그 러나 그들마져도 또 다른 진리를 양산하였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므로 끊임없는 진리들 간의 쟁투가 벌어질 수밖에..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진리 주장은 모두 헛소리라고 말하는 것은 너무 지 나치고 무책임한 냉소주의/허무주의 외에 다름 아니라는 거다. 우리는 또 다른 이론에 의해 그 동안의 주장들이 깨어지리라는 것을 모르는 게 아니다. 소위 지금의 주장을 절대화시키지는 않는 다는 말이다. 그러나 새로운 이론이 제시되기까지는 지금의 주장이 유효하다는 것쯤은 안다. 그래 서 역사는 세우고 부수는 작업의 연속이다. 결국 부수는 자도 또 하나의 것을 세우기 위해서 부 수는 것이다. 그러므로 부수기만이 최선인 것처럼 말해서는 곤란하다. "부정의 진리"를 위해 죽을 각오를 하는 자도 조심하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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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선생의 신학에 관한 질문과 민중신학을 둘러싼 토론을 나눌 수 있는 공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