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99/06/27 (22:33) from 203.252.17.174' of 203.252.17.174' | Article Number : 2 |
Min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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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2446 , Lines : 57 |
| [기사] (문화반란의 기수들)(11)3세대 민중신학자 김진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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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6/24일자 19면 (문화반란의 기수들)(11)3세대 민중신학자 김진호 '교회 해체'를 외치는 급진파 목사 『 하나님의 말씀을 빌려 모든 권력을 독점하려는 교회는 파시스트 집단과 다를 바 없다』 김진호 한백교회 담임목사(37). 기존 기독교계가 도저히 수용하지 못할 「과격한 발언」을 서슴없이 하는 젊은 민중신학자. 그는 교회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기독교가 세상사람들을 진정한 구원의 길로 이끌기 위해서는 교회를 포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는 90년 서강대 수학과를 졸업한 뒤 한신대 신학대학원에서 신약학을 전공한 「정통 신학자」이다. 김목사는 대학 재학시절 교회를 예수운동의 효율적 계승을 위한 공동체로 여긴 평범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러나 대학원에 진학하면서 기존 기독계와 교회제도의 모순을 비판하는 급진적 신학자로 변신했다. 그는 90년부터 3년간 한국신학연구소 연구원으로 일한 뒤 소장 신학자 20여명과 함께 「제3시대 그리스도교 연구소」를 설립해 교회중심주의의 허구성을 밝히는 작업에 몰두해왔다. 이 연구소는 주례 및 월례모임을 통해 새로운 교회의 모델, 신학 패러다임의 전환, 교회의 사회적 역할 등에 대해 논의한다. 또 무크지 「시대와 민중신학」을 통해 교회제도의 문제점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을 가한다. 안병무.박성준 목사의 뒤를 잇는 3세대 민중신학자인 김목사는 교회 역사를 권력독점의 역사로 규정한다. 교회는 로마의 제국주의 세력과 담합한 이래 끊임없이 세속권력과 주도권 경쟁을 벌이거나 권력분점을 위한 신사협정을 맺어왔다는 것이다. 특히 서구 제국주의의 식민지배 역사에는 교회가 앞장서 토착종교를 말살하고 식민지 문화와 정신을 황폐화시킨 사례가 수없이 등장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 인류역사상 대량학살에 가장 깊이 관여한 종교가 기독교입니다. 40년대 나치의 유태인 학살과 최근 유고의 인종청소에 기독교가 깊은 연관을 맺고 있다는 사실이 그걸 잘 말해주고 있지요』 그는 교회중심주의의 가장 큰 폐해로 교회의 안과 밖을 인위적으로 나누고 그 경계에 높은 담장을 쌓은 것을 꼽는다. 이런 2분법적 구획가름은 기독교인들로 하여금 교회 안은 구원을 얻고 신앙을 고백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으로, 교회 밖은 저주의 공간으로 인식토록 했다는 것이다. 『 바깥 세계와 분리된 신성한 공간을 표방해온 교회는 세상의 부정과 불의에 대해서는 침묵해왔습니다. 또 헐벗고 굶주린 자를 보살피기보다는 외면했고 낮은 곳으로 임하기보다는 높은 곳을 향한 「욕망의 질주」를 거듭해왔지요』 목사는 교회에 희망을 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교회 스스로 해체를 선언하는 것만이 지난날의 과오를 씻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믿는다. 그렇다면 교회 없는 신앙생활이 가능한가. 그는 『 교회 밖에서도 예수님을 따르는 삶이 가능할 뿐 아니라 교회가 발전시켜온 기독교의 교리를 입으로 주절거리지 않아도 충실한 예수님의 제자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이같은 교회 해체론에 대해 기독교계는 『 가당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진보적 성향의 신학자들조차 『 너무 급진적인 논리를 전개한다』며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그는 물량주의.성장주의의 바벨탑을 쌓은 기성 교회를 상대로 한 자신의 싸움이 「승산 없는 싸움」이란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교회중심주의와 맞선 싸움을 그는 결코 포기하지 않을 작정이다. 『 그동안 기독교계는 내부비판의 목소리를 철저하게 차단해왔습니다. 쓴소리에는 귀를 막고 단소리만 즐겨 들어온 것이지요. 저는 기독교계의 닫힌 귀가 열릴 때까지 쓴소리를 계속 쏟아낼 생각입니다』 글 박구재 goodpark@kyunghyang.com 사진 김순철기자sckim@kyunghyang.com 脫 교회중심주의 실천 '한백교회' 교회안에 십자가 없고 표준찬송가도 사용안해 경기 과천시 별양동 상아빌딩 6층에 위치한 한백교회. 일반인들이 이 교회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다. 다른 교회처럼 건물 외부에 네온사인 십자가도, 간판도 없기 때문이다. 사무실을 개조해 쓰는 26평 크기의 교회 내부에서도 십자가는 찾아볼 수 없다. 교단 중앙에는 십자가 대신 이철수 화백의 판화 「희년을 위한 꽃」이 걸려 있다. 「탈교회적인 교회」를 표방하는 이 교회 운영방식도 독특하다. 교회를 이끌어가는 주체는 목사나 장로와 같은 성직자가 아니라 200여명의 평신도들이다. 이 교회 평신도들은 1년에 한번씩 10명의 운영위원을 선출해 교회의 모든 살림살이를 맡기고 있다. 한백교회는 기독교 장로회 소속이지만 표준 찬송가를 사용하지 않는다. 평신도들이 기존 찬송가에다 민중가요를 합쳐 만든 찬송가를 쓴다. 그래서 이 교회의 주일예배 때는 대학가나 노동현장에서나 불릴 만한 노래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예배도 목사의 설교보다는 평신도들간의 토론 위주로 진행된다. 평신도들은 예배시간마다 일정 주제를 정해 토론을 벌인다. 그동안 다뤄진 토론 주제는 「가족내에서의 바람직한 성 역할 분담」 「학교에서의 왕따문제 해결방안」 「교회의 사회적 참여」 등이다. 또 이들은 95년부터 감옥에 갇혀 있거나 형집행정지로 풀려난 비전향 장기수들을 돌보는 사업을 펼치고 있다. 김목사는 『 우리 교회는 교회중심주의를 벗어나기 위해, 작지만 의미있는 실천을 하는 지역공동체 성격을 띤 교회』라고 설명했다. 박구재 기자 http://av5900.khan.co.kr/cgibin/wviewtxt?refseq=1142521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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