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1/09/15 (11:42) from 211.243.227.40' of 211.243.227.40' | Article Number : 20 |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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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4599 , Lines : 60 |
| 중앙일보 기획연재 <책이 있는 토크쇼> 9월 15일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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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기획연재 <책이 있는 토크쇼> 9월 15일자 김재준 평전 개신교 지도자 장공(長空)김재준(1901~1987)에 관한 전기 『김재준 평전』(삼인)에서 저자 한신대 김경재 교수(61.한국크리스찬아카데미 원장)는 불교용어 '대승(大乘)' 을 끌어들여 장공을 함석헌과 함께 '대승적 기독교의 창시자' 라고 규정했다. 타종교에 대해 적대적인 풍토 속에서 매우 이례적인 규정이다. 대담자인 민중신학자 김진호(40)목사는 한걸음 더 내디딘다. 평전이 지나치게 기독교 옹호론 쪽에 섰다는 것, 오늘의 기독교는 근현대사 속의 모더니티 형성에 끼친 부정적 영향부터 통렬하게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목회자로서 놀라운 발언이다. 개신교 지도자 장공(長空) 김재준(1901~1987) 에 관한 전기 『김재준 평전』(삼인) 에서 저자 한신대 김경재 교수(61.한국크리스찬아카데미 원장) 는 불교용어 '대승(大乘) ' 을 끌어들여 장공을 함석헌과 함께 '대승적 기독교의 창시자' 라고 규정했다. 타종교에 대해 적대적인 풍토 속에서 매우 이례적인 규정이다. 대담자인 민중신학자 김진호(40) 목사는 한걸음 더 내디딘다. 평전이 지나치게 기독교 옹호론 쪽에 섰다는 것, 오늘의 기독교는 근현대사 속의 모더니티 형성에 끼친 부정적 영향부터 통렬하게 자기반성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역시 목회자로서 놀라운 발언이다. 개신교의 탄력있는 지도자 장공을 둘러싼 후학들의 대담은 그토록 진지했다. 그 때문에 토크쇼는 교회.신학을 넘어 현대사에 대한 정리까지로 이어질 수 있었다. ▶사회〓비판의 입장에 서서 얘기하는 점을 양해해주시지요. 선생님 책은 계몽적 성격의 저작으론 훌륭합니다. 그러나 좀더 분석적인 서술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 장공이 기독교를 넘어 근대사에서 차지하는 위상 때문에라도 그렇죠. ▶김진호〓그렇습니다. 책 속의 '은총' 이니 뭐니 하는 교회 용어를 포함해 너무 기독교적인 서술이 걸립니다. 최근 화제가 된 오강남 박사의 책 『예수는 없다』에 대한 열띤 반응도 의도적으로라도 종교적 언어를 배제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요. ▶김경재〓지적 고맙습니다. 제 목표는 교단 내에서도 장공이 잊혀지는 현상이 걱정됐습니다. 이미 밝힌대로 장공의 자서전 '범용기' 를 토대로 다소 쉽고 편안하게 서술했지요. 탄생 1백주년을 맞는 장공 논문집은 별도로 펴냅니다. ▶김진호〓어쨌든 장공은 문익환 목사와 함께 현대사에 이런 종교지도자가 있었다고 기독교가 내놓을 수 있는 분들입니다. 한데 요즘 젊은층들은 장공에 무심합니다. 또 조금 안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거부감을 가질 수도 있는데,『김재준 평전』은 이런 빈칸을 메워줄 좋은 책인 것 만은 분명합니다. 문제는 선생님의 책이 너무 호교론(護敎論) 쪽에 서있는 것은 아닐까요. 이를테면 장공의 일제시절과 1950년대까지의 사회적 침묵에 대해서 너무 옹호하려고만 한 것이 유감입니다. ▶김경재〓그 점은 장공 스스로가 뼈저리게 반성을 했었습니다. 책에도 썼지만, 4.19직후 장공은 젊은이들이 흘린 피의 의미를 찾으려 한신대 교정에서 밤마다 고통스러워했습니다. 교수 데모단 참여도 그 직후였죠. 또 제자인 장준하가 몸부림 치는 것을 보고 장공은 드디어 사회적 행동의 한복판에 서기 시작한 것이 이후 70.80년대로 이어집니다. ▶김진호〓그런 '행동하는 사제(司祭) ' 의 행위를 대승적 기독교라고 규정한 것은 공감이 갑니다. 그러나 장공이 이끈 '창조적 소수자' 를 포함해 기독교 지도자 일반이 식민지 시대와 건국 초기에 했던 부정적 역할에는 더 깊은 반성이 있어야 합니다. 한국의 모더니티 형성에 미친 부정적 해악 때문에 기독교인들은 먼저 스스로 '수치심' 을 가져야 합니다. ▶김경재〓신학자 폴 틸리히 말대로 인간의 자유와 평등의 개념을 볼 때도 이것을 보다 큰 시선을 포착한 구약성서의 예언자들처럼, 해방 전후의 국면에서 우리 기독교가 남북을 껴안는 포용적 역할을 했더라면 하는 깊은 아쉬움이 있습니다. 반공주의로 치닫지만 말고요. ▶사회〓김목사님 발언 중 귀가 번쩍 뜨일 대목이 있습니다. 초기 모더니티에 끼친 기독교의 부정적 영향 대목 지적은 제가 들어본 가장 통렬한 자기반성으로 들립니다. ▶김진호〓어느 학술모임에서 사학자 이만열 교수의 유사한 지적도 있었습니다. 문제는 개신교 쪽에서 교단차원의 공식적 사죄가 아직은 없는거죠. 저는 이를테면 일제 식민지 시대란 알고보면 강압적 통치 만큼, 식민지 한국민들의 자발적 동의도 얻어내는 메커니즘이 존재했다고 봅니다. 한데 이때 사회통합의 역할을 했던 게 바로 교회였습니다. 이점은 미 군정기에도 마찬가지고요. ▶김경재〓좋은 얘깁니다. 현상적으로 제도권 교회의 행태는 한술 더 뜹니다. 포만감과 안하무인의 태도가 요즘의 교회죠. 이를테면 성장 제일주의에 빠져 신자수 수만명이 넘는 교회의 목사란 자기도 모르게 교황이 되는 구조이고요. 한국에는 교황이 수십명이나 되는 셈이죠. (웃음) ▶김진호〓제 교회(한백교회) 는 신자가 30명인데, 그것도 벅찹니다. (웃음) ▶사회〓자, 장공의 유산인 민중신학 쪽을 들여다 보겠습니다. 책 뒷부분을 보면 안병무.유동식.김정준.손규태.강원용.조향록.박형규 목사 등 그 분의 제자 아닌 분들이 없더라고요. ▶김경재〓그렇습니다. 문장가이기도 했던 장공은 무엇보다 교육자였습니다. 민중신학의 큰 나무이기도 하고요. ▶김진호〓저는 그 시절을 '별들의 시대' 라고 말합니다. 문제는 90년대 이후 우리 사회는 별들이 사라진 시대, 난쟁이들의 시대가 변했습니다. 그 점이 아쉽습니다. 현대사의 큰 지적 유산이 너무 쉽게 증발하는 것이 문제입니다. 한가지 여쭙고 싶었던 게 있는데, 함석헌 선생과 장공의 관계는 어땠습니까. ▶김경재〓대단히 친밀했죠. 한분은 빈들에 선 예언자요, 또 한분은 목회자였지만, 2년 먼저 타계한 장공의 빈소에서 함석헌 선생이 조사(弔辭) 도 했고요. 그건 성장기 유교적 전통과 동양사상에 대한 비전을 공유했기 때문일 겁니다. ▶김진호〓신학이념이 달랐던 사이인 장공과 한경직 목사의 사이도 책에 쓰신대로 그렇게 과연 좋기만 했을까요. ▶김경재〓물론 이념을 달랐지만, 서로 존중을 했지요. 감정적 대립을 서로 피했던거죠. ▶사회〓자, '이 2000년대를 장공이 살았더라면' 하는 되새김질이 요구되는 때입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사회.정리=조우석 기자 사진=최정동 기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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