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01/30 (18:55) from 59.6.212.12' of 59.6.212.12' | Article Number : 1649 |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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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2374 , Lines : 29 |
| 폭언의 시간이 지나간 뒤(2007.1.28하늘뜻나누기 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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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의 시간이 지나간 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기독교사회책임, 기독교뉴라이트, 기독교개혁운동, 기독교애국운동, 한국기독교신앙실천운동협의회, 한국교회지도자협의회, 한･미기독교목회자협의회, 한국기독교원로목사회, 서울기독교총연합회, 한국교회언론회 등등. 최근 한국기독교가 정치세력화되고 있는 양상을 대표하는 기구들입니다. 그리고 이들은 한결 같이 이데올로기적으로 우경화의 편향을 띠고 있습니다. 아니 실은, 이 단체들에 소속된 모두가 그렇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최근의 행보나 발언을 통해 보면, ‘극우세력화’라는 표현이 이들을 가리키는 보다 적합한 용어로 보입니다. ‘극우’라 함은 중간의 자리를 허용하지 않는 이데올로기적 태도의 한 양상입니다. 그들에게는 ‘우리’와 ‘저들’, 아니 ‘우리’와 ‘적들’로 세상은 단순하게 분획되어 있습니다. 게다가 ‘우리’는 온통 적으로 둘러쌓여 있다는 위기의식이 그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심지어 ‘우리’의 ‘내부’에도 적들이 들끓고 있는 형극입니다. 하여 ‘극우 인식론'은 사회에 대한 ‘강력한 정풍’을 필요로 합니다. 강한 권력에 대한 그들의 욕구는 이렇게 해서 그들의 ‘권위주의적 신에 대한 신앙’과 맞물립니다. ‘오직 하나의 신’에 대한 믿음 이외에는 어떠한 것도 허용될 수 없고, 허용되어서도 안 된다는 신앙 태도입니다. 그 누구와도 타협해서는 안 되는, 단지 자기 자신의 신념에 따라서만 타인을 대하겠다는 신앙 태도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러한 권위주의적 신앙은 민주화의 시대에 역행하고 있다는 점에서 ‘퇴행적’입니다. 이러한 퇴행성이 지금 우리 사회에 널리 퍼지고 있고, 특히 기독교계를 휘몰아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젠가 내가 주장한 바 있듯이, 이들에게 시간은 별로 남아 있지 않습니다. 마음대로 남의 가치관, 남의 취향, 남의 경험과 기억을 재단하고 유린할 수 있는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마음껏 폭언을 늘어놓을 시간이 별로 없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폭언의 시간이 지나간 뒤엔 부끄러움만이 남을 것입니다. 저들이 정치세력화하겠다고 주장하는 이상, 자기들의 언행은 제멋대로 할 수 있었던 교회 안에서와는 전혀 다른 환경 속에 놓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의 공적 담론의 공간에서 제법 까다로운 검증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만 설득력을 지닌 말과 행동으로 사람들에게 비추어질 것이니 때문입니다. 폭언의 정치는 생명이 길지 않습니다. 저들도 곧 그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하여 자기만 말하고, 온갖 무례하게 굴어도 되는 것이 아닌, 다듬어진 말솜씨가 필요한 세상에 서 있어야 함을 깨닫게 될 것입니다. 폭언의 시간이 지나간 뒤, ‘극우’라는 퇴행적 자의식은, 그 부끄러운 삶과 신앙의 태도는 어떻게 변모하게 될까? 사실은 오늘 내가 여러분과 나누고 싶은 것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내가 예측하고 있는 폭언의 시간 이후의 기독교의 정치적 담론의 양상, 바로 이것이 나의 주된 관심거리인 것입니다. 나는 몇 년 전부터 군부 권위주의 체제 아래서 급성장한 대형교회(선발대형교회)와 민주화 시대 이후 급성장한 대형교회(후발대형교회) 사이에는 신앙문화에 있어 다른 양상을 띠고 있다는 점을 주장한 바 있습니다. 전자는 내가 위에서 ‘극우 인식론’이라고 한 것과 매우 유사한 신앙 태도로서 설명할 수 있습니다. 상대방을 고려하지 않는 일방향적이고 무대뽀적 신앙, 자기 자신이 옳다고 믿는 신념을 위해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목적을 실현해내는 것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신앙, 바로 이런 것입니다. 하지만 민주화 시대의 대형교회는 일정하게 대화적 태도를 가지고 사람을 대합니다. 해서 보다 정중하고 예의를 차려서 타인과 접촉을 시도합니다. 어느 만큼은 상대의 말을 들을 준비도 되어 있습니다. 하여 선발대형교회가 이데올로기적으로 ‘극우적’이라면, 후발대형교회는 우익이기는 하되, ‘합리적 우익’의 태도를 갖습니다. 최근 대두한 ‘뉴라이트’라는 기치를 내건 이들은, 비록 현재 이들 중 다수가 ‘극우적’ 편향을 보이고 있음에도, 적어도 그 명분 속에는 이러한 합리적 우익의 문제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그들에 의하면, ‘낡은 우익’(올드라이트)은 권위주의적이고 부패한 데 반해 자신들은 민주적 가치를 신봉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결론적으로 말해서, 나는 뉴라이트 노선은, 민주화 시대 이후 급성장한 대형교회의 신앙 문화가 정치적 담론으로 변형되는 과정에서 대두한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요컨대 민주화 시대의 우익 문화가 바로 뉴라이트라는 것이지요. 이러한 합리적 우익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는 얼마전 출범했던 ‘교과서포럼’에서 발견됩니다. 이들은 우리나라의 초･중･고교의 경제교과서를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는데, 그 주장의 핵심 내용은 기존의 교과서들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과도한 강조로 인하여 결과적으로 반기업 반시장의 정서를 심어놓는다는 데 있습니다. 이것은 이들이 시민의 우선적 덕목을 시장의 가치에 두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 사회는 1987년 민주화가 본격적으로 제도화된 이래, 1988년 이후 소비사회로의 급속한 이행이 진행되고, 또 1997년 이후 시장적 지구화로의 급격한 변화를 겪으면서, 민주주의의 주체인 시민의 존재 가치는 민주적 특성과 시장적 특성이라는 두 길항적 요소의 갈등 속에 동요하고 있습니다. 즉 ‘민주화된 시민’과 ‘시장화된 시민’이라는 두 유형의 시민상이 민주화된 우리 사회의 지배적인 가치의 자리를 놓고, 어느 정도는 상호침투된 모습으로 서로 경합을 벌이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뉴라이트의 교과서 개정 파동은 바로 시장화된 시민의 가치를 강조하려는 우익의 이데올로기 전쟁의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의 일부분적 지향점이 시민의 민주성을 강화하려는 취지를 띠고 있다는 사실에 대한 역풍이고, 그러한 민주적인 제도적 기획을 시장적으로 교정하려는 우익의 사회적 비판인 것입니다. 나는 바로 이러한 시장화된 인간상, 이것이 합리적 우익의 핵심적 신념이라고 말하고자 합니다. 실제로 최근 기독교 우익의 신앙관은 한결 같이 적극적이고 진취적으로 세상을 대면하여 세속적인 성공을 쟁취하는 인간상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때 진취적이고 적극적인 삶의 태도는 세속적 성공과 영적인 성공을 매개하는 현실적인 신앙적 덕목입니다. 그리고 바로 이러한 신앙관을 정치적 담론으로 전환하여 시장적 민주주의를 구현하려는 것이 바로, 폭언의 시대 이후의 기독교 우익, 저 기독교적인 합리적 우익의 세계관이자 역사관이라고 보는 것입니다. 그런데 나는 오늘, 바로 이러한 기독교적 우익의 신앙관이 예수에 반하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자 합니다. 한 부자 청년과 예수의 대화는 바로 그것을 잘 예시해 주고 있습니다. 그 부자 청년은 예수께 말했다. “선생님, 그런 것은 제가 소년 시절부터 다 지켜 왔습니다.” ...... 그러자 예수께서는 ...... 이렇게 말했다. “당신에게 여전히 한 가지가 부족하군요.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주시오.” ―｢마르코복음｣ 10장 20~21절 이 사람은 예수를 추종하고자 하지만, 동시에 세상의 질서를 추종하는 이중적 가치의 경계에 서 있는 사람입니다. 이때 세상의 질서는 결코 신앙 밖의 것이 아닙니다. 율법에 명시한 그대로를 지키는 삶을 수반하는 것입니다. 그것은 바리사이적 태도입니다. 그들의 기도처럼 가득한 창고의 곡식에 대해 감사하고, 그것에 힘입어 계명을 지킬 수 있는 삶의 여유를 얻은 것에 감사하는 태도입니다. 여기서 세속적 가치와 신앙적 가치는 모순 없이 합류합니다. 세속적 성공은 곧 신앙적 성공이고, 그 반대도 성립합니다. 적극적이고도 진취적인 가치관인 것입니다. 그러한 가치관을 그 청년은 어린 시절부터 익혀왔다고 자부하고 있습니다. 한데 예수님은 그에게 여전히 한 가지가 부족하다고 말합니다. 모든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나눠주라고 합니다. 여기서 ‘모든 것’은 그가 신앙적 가치를 실현할 수 있었던 물질적, 사회적 비용을 가리킵니다. 그것이 있었기에 그는 경건할 수 있었고, 그것이 있었기에 그는 예수를 추종하겠노라고 감히 나설 수 있었습니다. 한데 예수님은 그것을 모두 팔라고 합니다. 당신을 따른다는 것은 세속적 성공의 수단을 지키는 것과 모순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곧 예수 안에서 세속적 가치와 신앙적 가치는 갈등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독교의 합리적 우익은 세속적 가치와 신앙적 가치의 행복한 만남을 얘기함으로써 우리를 달콤한 신앙의 여행에로 유혹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기독교도들만이 아니라, 기독교인이 아닌 사람들에게도 꽤나 호소력이 있는 메시지임에 틀림없습니다. 그런데 바로 이러한 달콤한 유혹의 이면에는, 시장에서 실패한 자에 대한 냉혹한 외면이 도사리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실패자에 대한 무관심, 배타성이 바로 기독교 우익의 논리 속에 감추어져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지극히 작은 자에게 하느님나라의 꿈을 나눠주는 예수님의 가르침과는 만날 수 없는 신앙관이자 세계관이라는 것이지요. (올빼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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