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10/26 (01:31) from 219.254.24.209' of 219.254.24.209' | Article Number : 1655 |
올빼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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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2625 , Lines : 26 |
| 트윈즈(2007.9.30하늘뜻나누기 원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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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윈즈 예수께서는 ... 두루 다니시면서 ... 백성의 모든 질병과 아픔을 고쳐주셨다. ―｢마태복음｣ 4장 23절 인터넷이 교회를 적대하기 시작했습니다. 그간 한국사회의 사이버폭력은 공격성의 질에 있어서나 양에 있어서 그 폐해가 매우 심각하다는 지적을 받아 왔습니다. 이때 피해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뉩니다. 하나는 (지속적이든 일시적이든) 저항할 수단을 상실한 무력한 존재이고, 다른 하나는 여전히 매우 막강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공적 영역에서 비난이 대단히 어려운 대상인데, 도덕적이든 법적이든 특정한 약점이 드러남으로써 공격의 표적으로 지목된 존재입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현상은 후자를 향한 인터넷의 무차별 공격이 격렬하게 진행되고 있을 때, 공식적 대중매체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하다는 점입니다. 뿐만 아니라 법적, 정치적인 공식적 영역에서는 거의 침묵에 가까울 정도로 거론되기조차 않습니다. 그것은, 위에서 말했듯이, 인터넷의 공격의 대상이 너무 강력한 자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공식적 영역에서는 대응능력이 너무 강력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한 공식적 영역의 지배자들 중 상당수가 바로 그 대상과 여러모로 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최근 사이버폭력의 주요 표적이 된 교회가 바로 후자에 해당한다는 것은 의문의 여지없습니다. 특히 단기선교팀의 아프간 피랍 사태 이후 얼마간 사이버테러는 극도로 심해졌습니다. 이때 공격의 논거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됩니다. 하나는 교회의 해외선교가 국익에 반하는 행위임이 판명됐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시민사회의 양해 없이 선교가 수행되었다는 것입니다. 이 두 가지는 사이버공간을 포함한 시민사회의 다양한 공론장에서 상당한 설득력을 갖는 주장이었고, 그에 대한 찬반토론은 양자에게 퍽 유용한 성찰의 요소가 될만한 것입니다. 한데 항상 문제는 인터넷상의 공격은 늘상 논거 자체보다는 공격행위 자체를 화두에 올려놓게 된다는 문제점을 갖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에서도 드러났듯이, 공격적 네티즌은 자신들 이외의 어떤 말도 경청하지 않고 자기 식의 잣대로 마구 오용하면서, 각종의 음모론을 만들어냈고, 선정적 비난을 일삼았습니다. 하여 양상은 거의 폭력적인 사이버테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쪽/ 트윈즈 그렇다면 왜 시민사회에서 국면적인 설득력을 담지하고 있는 비난의 논거에도 불구하고 지지받기 어려운 방식으로 공격이 수행되는 것일까요? 이에 대한 하나의 설명은 논거에 함축된 비난의 목적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이른바 목적 합리적 행동(도구적 행동)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사이버테러에 관한 연구들은 이와 같은 합리적 행동의 결과라기보다는 비합리적 행동이라는 데 보다 관심을 기울이곤 합니다. 즉 많은 공격적 네티즌들은 무의식화된 사회학적 병리성의 소산이라고 해석하는 것입니다. 그들은 대개 현실 공간에선 스스로를 충분히 보호하지 못하여 상처받은 자아의 상태에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해서 무언가를 향한 ‘화풀이’가 필요하게 되고, 그 대상이 바로 반격할 수단을 갖고 있지 못한, 하여 더욱 심하게 자아가 훼손된 존재, 곧 ‘희생양’을 향해 공격하게 되는 것이지요. 한데 이때 전제조건이 필요합니다. 자기들의 화풀이의 대상이 무능력한 존재라는 사실, 곧 그들이 희생양이라는 것을 공격자들은 알지 못해야 합니다. 공격할만한 요소를 갖고 있는 자를 공격하는 것이지, 대응할 수 없는 자를 공격하여 그들을 더욱 파괴하는 것임을 안다면 이 화풀이는 그 효과를 가질 수가 없습니다. 반면 무능력한 대상이 아니라 대단히 강한 대상을 공격한다는 것은 단순히 화풀이 이상의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바로 강한 자를 공격함으로써 그 사회적 부조리를 개조하는 것이라는, 마치 사회개혁가의 자의식을 가진 듯이 스스로에 대해 착시를 일으키게 하는 것입니다. 이른바 자기 확인 욕구의 결과라는 것인데, 이를 통해 상처받은 자아는 사라지고 공공의 이익을 위해 투쟁하는 정의의 투사로서의 자아가 자리잡게 되는 것입니다. 바로 그렇기에 이들은, 앞서 말했던 것처럼, 공격 과정에서 대화보다는 일방적인 폭력을 일삼게 된다는 것이지요. 물론 모든 공격적 네티즌이 그렇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여러 연구들은 거의 사이버테러라고 할 만한 심각한 공격성을 보이며, 또 그 과정에서 전혀 대화적이지 않은 태도를 보이는 것과, 사회적으로 상처받은 자아는 깊은 인과성을 지닌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특히 가정폭력이나 학교폭력, 직장폭력 같은 일상화된 귀속집단에서의 폭력체험이 다른 대상을 향한 폭력성으로 전이되어 나타난다는 점, 그 밀접한 인과성을 다양한 실험을 통하여 제안하고 있는 것입니다. 여기서 우울증 같은 상처받은 자아의 정신적 내상이 깊게 개입되어 있다는 점도 연구조사결과로 드러나고 있습니다. /3쪽 그러므로 상처 입은 자아가 무의식적 과정에서 다른 대상에게 분노를 폭발시킴으로써 자기 치유를 퇴행적으로 수행하는 것이라는 해석을 제시하는 것입니다. 특히 사이버공간처럼 폭력행위에 대한 법적 통제가 약한 익명의 공간은 그러한 퇴행적 자기 치유를 위한 안성마춤의 장인 것입니다. 요컨대 인터넷공간에서 ‘잘못한 타자’를 꾸짖음으로써 자기 정당성을 확보하는, 하여 상처 입은 자아는 숨겨지고, 올바른 일에 투신하는 자아가 부상하는 장치, 바로 그것이 사이버테러의 동학 속에 내장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공격자에 대한 해석에서 저는 공격의 대상이 되는 한국기독교의 해외선교, 그 메커니즘과의 유사성에 주목하게 됩니다. 제가 보기엔 한국교회의 해외선교의 동학도 일종의 상처 받은 자아의 무의식적인 보상 행위로서 이해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번 피랍 사태 이후 뜻하지 않게 매우 많은 매체들로부터 여러 질문을 받게 되었는데, 그중 가장 인상적인 물음은 ‘한국교회가 왜 최근 들어(1990년대 이후) 그렇게 해외선교에 목을 매고 있느냐’는 것입니다. 저희 해석은 이렇습니다. 그것은 한국사회가 권위주의적 제도화의 시대에서 민주적 제도화의 시대로 이행하는 시기와 맞물려서 한국교회는 지난 시절에 누렸던 두 가지 요소를 상실하게 됩니다. 하나가 ‘성장’이고 다른 하나가 ‘존경’입니다. 곧 민주화 이후 한국교회는 성장의 위기를 체험하고 있고, 더 이상 사회적인 존경을 받지 못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많은 기독교도들에게는 신앙적 자긍심의 상처를 주었고, 많은 기독교 지도자들에게는 위기로 받아들여지게 됩니다. 요컨대 기독교 지도자들은 대외적으로 성장의 위기와 존경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을 모색하는 과제가 주어졌고, 나아가 대내적으론 신자들의 상처받은 신앙적 심성을 치유해야 했습니다. 이를 극복하려는 많은 시도가 있었는데, 우연찮게 바로 그러한 위기를 체감하는 시대가, 한국사회가 지구화의 대기이동 과정 속에 본격적으로 흡인되던 때와 일치하였습니다. 특히 해외여행이 뚜렷이 확대되는 시기였고, 그러한 맥락에서 사람들의 공간감각이 한국이라는 국경을 넘는 것이 훨씬 긍정적으로 바뀌던 시기였던 것입니다. 이제 선교는 더 이상 국경을 ‘월장’하는 일탈적 도전이 아니었던 것입니다. 이때 주로 피선교지를 선정된 곳은 사회주의권, 중앙아프리카 국가들, 그리고 분쟁상황에 있는 이슬람권 등입니다. 이들 지역에 대한 한국 선교 주체들의 공통된 인식은 ‘가난’이었습니다. 그건 아마도 고도성장을 이룩하여 선진국집입에의 열망을 제일의 자긍심으로 갖고 있는 한국인의 일반적 인식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아무튼 한국교회의 해외선교는 이들 지역에 금권을 주요 무기로 하여 진출하려 했던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서 읽은 것처럼 예수님은 이곳저곳을 두루 다니면서 사람들의 질병과 아픔을 고쳐주셨습니다. 이것은 ‘예수의 선교’의 핵심입니다. 한국교회는 피선교지에 진출하는 이유를 저들의 가난, 기근, 질병을 치유하고 극복하게 하는 것과 복음이 전도되는 것을 동일한 것으로 이해하였습니다. 교회가 생각하는 예수의 선교는 바로 이런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사람들의 공간으로 두루 돌아다니면서 그 일상과 마주치며 거기에 맞는 하느님나라를 선포했습니다. 반면 한국교회는 두루 돌아다니면서 자기의 경험만을 설파하고자 했습니다. 해외선교가 압도적으로 단기선교에 의해 주도되고 있고, 장기선교를 하는 경우에도 외국의 선교자들이나 혹은 국제 NGO 기구 활동가들에 비해 현지 인식능력이 현저히 낮다는 점, 바로 이런 점들은 한국교회가 자기의 경험을 더욱 중시하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그것은 앞서 말한 것처럼, 최근 한국교회의 선교 정책이 주로 피선교지에 대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기보다는 한국사회 내에서 교회의 위기와 기독교인의 상처와 연계되어 있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선교는 주로 교인 훈련용이고, 교회 홍보용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드시 집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이번 사태뿐 아니라 한국교회의 해외선교가 분쟁상황에 있는 여러 피선교지에서 상처를 치유하고 분쟁을 조정하는 역할을 한 것이 아니라,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오히려 상처를 더 도지게 하고 갈등을 더욱 심화하곤 한다는 사실입니다. 요컨대 한국교회의 공격적 선교는 어느 형태로든 전지구적으로 공격성을 강화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훼손된 자의식을 대화도 없고 성찰도 없는 퇴행적 행위를 통해 보상받으려 한다는 점에서, 한국교회의 공격자들이나 그들의 공격 대상인 한국기독교는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양자는 동일한 방식으로 생존게임을 벌이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 양자는, 이들의 훌륭한 명분에 힘입은 실천은 세계에 샬롬(안위)을 증진시키기보다는 폭력을 강화하고 있을 뿐입니다. (올빼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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