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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학논문은행에 대하여

1999/10/05 (01:02) from 203.252.22.54' of 203.252.22.54' Article Number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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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과 경제정의
신앙과 경제정의
성경본문 : 이사야 55:1-2, 65: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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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성 원 (세계개혁교회연맹)




요즈음 한국사람들은 국내에 살든, 국외에 살든 기가 죽어 사는 상황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세계 11위 경제대국이란 자부심으로 재면서 살았는데 졸지에 IMF의 경제신탁 통치를 받게 되었다. 더욱 부끄러운 것은 IMF에 구제금융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한국은 믿을 수 없는 나라이고 한국사람들은 거짓말을 밥먹듯이 하는 사람들이란 오명을 세계에 심게 되었다.

12월말에는 한국이 지옥문턱을 경험했다고 언론이 표현한대로 빛을 못 갚겠다는 모라토리움 (Moratorium)을 선언하고 국가부도(National default)를 내야 하는 상황직전가지 갔었다. 서방세계 가 한국의 국가부도만큼은 막겠다는 합의를 함에 따라 지옥은 면했지만 위기는 끝난 것이 아니 다. 단기외채상환기한이 끝나는 1월말, 3월말등 앞으로도 지옥 같은 위기는 계속 남아있다.

지금까지는 위기상황이고 자존심이 상한 감정상의 아픔이지만 고통의 서곡에 지나지 않는다. 이 제 서서히 상처의 실질적인 통증이 찾아올 것이다. 기업을 하는 5명당 4명이 파산의 위험을 느끼 고 있으며 그 중에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의 상황은 풍전등화 같은 형편이다. 내년에 200만 명이 넘는 숫자가 실직하게 될 것이다. 4인 가족으로 볼 때 무려 800만이 넘는 사람들이 사실상 실직 의 피해자가 될 것이다. 실직수당등 구체적인 복지대책이 없고 또 실직이란 경험을 하지 못했던 한국사람으로서는 실직의 고통과 허탈을 겪어나가기가 보통 어려운 것이 아닐 것이다. 가방을 들 고 산으로 올라가는 가장의 아픔은 우리에겐 슬픔으로 다가온다. 또 이것이 미치는 사회적 불안, 심리적 불안, 가정의 불안, 청소년의 불안 등이 여파로 계속 나타날 것이다.

IMF가 돈을 빌려준 대신 구조조정(Structural Adjustment)을 요구하게 되는데 이 돈을 갚기 위해 선 국민들이 많은 세금을 내야 한다. 그리고 소위 비공식적 시장, 즉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무엇 인가 들고 나와서 팔지 않으면 생계가 유지되지 않기 때문에 거리에는 행상이 늘게 될 것이다. 교육비가 격감할 것이고 보건비, 복지비등이 현저히 줄 것이다. 그래서 국민의 삶의 질이 과거 어 려운 때로 퇴행할 것이다.

경제재건의 과정이 쉽지 않다. 우리가 재건하고 싶고 능력이 있어도 IMF 간섭 때문에 마음대로 못 할 수 있다. 이 문제는 이제 경제전문가들만의 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일이 되어 버렸다. 우리 모두가 함께 대처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었다. 올바르게 대처하려면 이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거기에 대한 바른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위기를 세계적 차원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물론 경제위기의 일차적 책임은 취약한 경제구조를 갖고 있었던 우리에게 있다. 그러나 이것은 국내적 문제만이 아니라 소위 글로벌화 (Globalization)라고 하는 세계경제구조와 연결되어 있기 때문에 세계경제구조와 연결해서 보아야 한다.





I
 오늘 한국이 당하고 있는 경제위기의 원인을 규명한다면 세 차원에서 해 볼 수 있다.

한국경제위기를 몰고 온 연출은 정권이 했다. 과거에 정당성이 결여된 독재정권들을 억지로 유지 시키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재벌에게 온갖 특혜를 주면서 정치자금을 뽑아내 왔다. 재벌은 권력 에 천문학적인 정치자금을 대주고 온갖 특혜를 받아왔다. 이것은 소위 정경유착으로 한국경제를 부패구조로 만든 장본인이다. 지난번 두 전직 두 대통령이 구속되었을 때 이 모든 이야기가 드러 났었다. 경제란 말이 나온 경세제민(經世濟,民), 즉 세상을 잘 경영해서 백성을 고통에서 구제하 는 일이 정치의 본임인데 우리 나라 정치는 그 동안 세상을 잘못 경영해서 백성에게 오히려 고 통을 안겨주는 정권들이었다.

둘째로 한국경제위기를 몰고 온 주연은 재벌이 했다. 한국경제가 재벌에 의한 경제란 사실은 우 리가 모두 다 잘 알고 있다. 한국경제성장에 재벌이 견인차적인 역할을 한 것은 어느 정도 사실 이다. 그러나 그것은 외형적인 것일 뿐 내실을 기하는 경제구조가 아니었다. 대만은 중소기업위주 로 바닥이 튼튼하기 때문에 이번 아시아의 통화위기에도 끄떡하지 않고 견디고 있다. 정치적인 비호를 받은 재벌은 계열기업에 대한 출자나 지급보증등의 변칙을 통해 문어발 경영의 낭비와 비효율을 양산했다. 방만한 경영과 취약한 재무구조, 총수 1인에게 집중되는 소유지배구조등 이런 재벌들의 탈선과 파행이 바로 오늘 한국경제를 이 지경으로 만든 가장 중요한 원인중의 하나이 다.

지금 국제사회에서는 재벌이란 한국말이 통용어가 되어 있을 만큼 세계는 한국의 재벌이 무엇인 지를 알고 있다. 우리는 경제위기로 두 해 동안 성탄절을 정신없이 보냈는데 96년 성탄절전야에 는 노동법 변칙통과를 국회에서 시도해서 노동계가 들고 일어났었다. 당시에도 한국경제가 위태 롭다는 위기론이 많이 퍼졌는데 그 때 재벌 측이 보는 위기의 원인은 고비용 저 효율이었다. 재 벌이 이런 주장을 하는 이면에는 경제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와 소비자에게 돌리고 재벌은 그 책임 에서 빠지려고 하는 의도가 있었다.
그러나 사실 위기는 기업이 연구와 개발 투자를 게을리 하고 저임금에 기초한 가공, 조립 사업에 치중함으로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한 기업에게 그 책임이 있었다. 재벌들은 80년대 들어와서 생산 보다는 오히려 금융과 땅 투기에 더 많은 돈을 썼다.

메사추세츠 공대(MIT) 폴 크루그먼 교수는 아시아 경제성장의 한계를 이미 이렇게 지적한 바 있다. 아시아가 이룩한 경제성장은 생산성 향상 없이 자본. 노동 투입만 증대시키는 방식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1년전 성탄절 때 재벌이 경제위기가 노동자 때문이었다고 하였는데 오늘 IMF시대를 맞고 보니 모든 잘못은 정부와 재벌이 하고 있었음이 드러났다. 이제 이 모든 거짓말, 불합리들이 자신의 손에 의해서가 아닌 IMF의 손에 의해 버릇이 고쳐지게 되었다.

세 번째 한국경제위기의 관객의 역할은 국민이 했다. 정부가 터무니없이 내세우는 과소비 조장 에 들떠서 한때 돈을 물 쓰듯이 했고 정부와 재벌이 이렇듯 부패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는데도 국 민은 그것을 심판하지 않았다. 선거때 돈을 받고 후보를 찍고 경제정의와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사람들을 사회불안을 조성하는 그룹으로 인식하고 정의의 소리에 함께 힘을 보태지 못했다. 부패와 뇌물은 뿌리깊은 관행이 되었다. 지난 11월에 대만에서 Lite-On Group의 부회장을 만났는데 그 분이 한국에는 뇌물이 너무 심하다고 했다.





II
경제위기는 삶의 철학의 위기에서 기인한다. 진실과 정의 양심과 선으로 살지 않는 대가가 경제 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이번 기회에 우리 모두가 진실해 지기를 희망한다. 이번 기회에 우리는 진실과 정의와 양심과 합리가 아닌 것은 결코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배워야 한다. 만약 우리 민족이 이 진리를 배운다면 이번에 당하는 고통이 비록 크다고 하지만 우리가 지불해야 하는 교 육비로 생각하고 위로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 국민 모두가 진실해질 때 다시 일 어설 수 있지만 거짓과 허영, 자만과 욕심으로 살아가면 앞으로도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다.

한국사람들은 이 위기를 극복해 나갈 수 있는 정신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한국사 람들은 일부 정신없는 사람들이 있긴 하지만 대부분 민족적 어려움이 오면 자기자신을 생각하기 전에 나라를 생각하고 민족을 생각하는 강력한 공동체 의식이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외화확보를 위한 금 모으기 운동을 하는데 외국사람들로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다. 한국이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을 때 그 때 돈으로 1300만의 국체를 지게 되었다. 이때 고종황제를 포함한 모든 남자들은 금연 금주운동으로, 여자들은 절찬회, 지환회등을 만들어 반찬을 줄이고 반지와 패물을 국가에 헌 납하면서 이 운동에 참여했다. 특히 기독여성들이 앞장섰는데 그 때 호소문을 보면 "당시 2천만 국민중 여성이 1천만은 될 것이고 그 중에 반은 결혼을 했으니 혼인반지가 있을 것이다. 반지당 2원으로 칠 때 그 돈은 1천만 원이 되니 국체보상의 가능성은 여성의 수중에 있다"고 하면서 국체보상운동에 앞장섰다.

오늘 이와 같은 애국적 각성운동이 일어나길 기대한다. 문제는 그날그날 살아가는 국민들은 기꺼 이 이런 운동에 참여하는데 정치가와 재벌들도 과연 자기들이 저지른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한다 는 심정으로 이 운동에 솔선 수범하느냐 하는 것이 문제이다. 만약 그렇게 된다면 위기극복의 기 본적인 태세를 갖추게 될 것이다. 한국은 이 국민적 저력을 보여주어서 세계에 그 위신을 회복해 야 한다. 소득 3만불, 4만불 소득 국민들도 감히 하지 못하는 돈을 물 쓰듯이 쓰는 행동을 이번 기회에 고치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겸손하고 정의로운 경제관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오히려 전 화위복이 될 것이다.





III
 그러나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이번 한국의 경제위기는 한국경제구조의 취약 성과 함께 아시아 경제위기의 영향을 받은 것이고 아시아 경제위기는 현 세계 경제 구조에서 기 인하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사람들이 한국경제위기를 진단하는 차원이 너무 국내적으로 국한되어 있다. 현 세계 경제구조로 시각을 넓혀서 보아야 우리가 대처할 길을 근본적으로 찾을 수 있다.

 지금 세계에는 김영삼 정권의 세계화(Saegyehwa)가 아닌 정말 세계화(Globalization), 즉 경제재 편과정이 전개되고 있다. 세계화(Globalization)란 이 과정은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재편하는 움 직임이다.

 경제세계화(Globalization)는 세 가지 차원에서 이루어지고 있다.
1) 국제간의 무역을 무한정으로 증가시키고
2) 금융자본이 국경 없이 국제적으로 자유롭게 움직이고
3) 소비주의를 언론을 통해 인간의 심리에 심는 의식화이다.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사무총장 레나토 루지에로(Renato Ruggiero)는 얼마 전에 CNN과의 인터뷰에서 Globalization을 "시장의 완전 자유화" (Liberalization of market)라고 정의한 바 있다. 이것은 자본과 힘이 있는 사람은 세계 어디에서 가서든지 자기 마음대로 장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세계의 시장화를 의미하며 삶의 모든 부분에 가격이 매겨짐을 의미 한다. 이것은 자본이 없이는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능력이 없도록 만드는 과정이다.

 여기에 주역은 다국적 기업(TNCs)이다. 다국적 기업은 세계 각국의 자원을 가장 싼값에 구입하 고 세계 각국의 노동시장에서 값싼 노동력으로 제품을 만들어 세계 각국을 다니면서 가장 이익을 많이 남기는 방법으로 팔고 있다.

 맥도날드가 그 한 예이다. 세계는 지금 맥도날드화 되어가고 있다. 이것으로 세계 각국의 음식문 화까지도 획일화해 나가고 있다. 모스크바나 프라하등 과거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가장 중심거리 에 과거에는 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붉은 깃발이 걸려 있었는데 이제는 붉은 맥도날드 깃발이 걸 려 있다. 그래서 유럽은 지금 이러한 현상을 McDonalization이란 말로 경계하면서 맥도날드 거 부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이외에도 스위스 같은 경우에는 나이키(Nike), 푸마(Puma), 아디다스 (Adidas), 아식스(Asics), 리복(Reebok) 등 고급운동화 제조업체들에 대해서도 경고하는 시민운동 이 전개되고 있다.

 세계 무역의 30%는 다국적 기업 저희들끼리 하고 있다. 제3세계의 일용품 무역의 대부분은 15개 정도의 다국적 기업의 손에 장악되어 있다. 다국적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 경제세계화 (Globalization)란 과정은 값싼 노동력으로 제조가를 최소화하고 판매가는 최대화하는 것이다. 여 기에서 생기는 이익은 노동자나 소비자가 갖는 것이 아니라 다국적 기업이 갖는다. 얼른 생각하 면 기업이 크게 되니까 거기에서 벌어먹고 사는 사람이 많은 이익을 볼 것 같지만 모든 이익은 기업주에게만 가게 되어 있다.

 이보다 더 큰 경제세계화(Globalization)의 특징은 금융자본에 의한 투기경제이다. 이것은 물건을 팔아서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돈으로 돈을 버는 것이다. 채권(Bond) 외환(Foreign Exchange), 증권(Stocks), 주식(Shares)등은 이 돈놀이를 위해 만들어 낸 화투 같은 것들이다. 80년대에 들어 와서 지금까지 자본의 이동을 가로막고 있었던 국가의 장벽이 무너지자 투기성 국제 금융은 세계 어디에서든지 가서 장난을 칠 수 있다. 지금 세계외환시장에는 하루에 1조 5천억 달러가 거래되 고 공 사채, 선물환, 금융파생상품 등을 합하면 약 3조달러 정도가 거래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상 품과 서비스 교역에 필요한 자금은 고작 5%이고 95%가 투기성 자본이다.

 이번 한국이 당한 경제위기는 생산이 잘못 되거나 수출이 부진해서 생긴 것이 아니다. 지난 94 년에 멕시코가 당한 금융위기를 포함하여 이번에 한국이 당한 이 경제위기도 바로 이 국제금융의 회오리를 맞은 것이다. 한국은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크게 당한 케이스다.

 이번에 아시아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말레시아의 마하티르 총리는 이 위기는 국제외환시장의 큰 손인 조지 소로스를 주범으로 지목했다. 소로스는 항가리태생으로서 영국에서 공부하고 미국으로 건너가서 금융으로 세계에서 가장 큰손이 되었다. 이 사람이 아시아에서 갑자기 돈을 빼감에 따 라 이 위기가 닥쳤다고 마하티르 총리는 지적한다. 국제금융은 얼굴 없는 가해자이다. 국적도 주 소도 얼굴도 없다. 당해도 누구에게 가서 하소연할 데가 없다.

 경제세계화(Globalization)는 동시에 세계의 파편화(Fragmentation)를 가져온다. 국경이라는 것이 이제는 국제적 자본의 힘 앞에서 군소리 없이 문을 열어 주어야 하는 시대가 되었다. 독일연방은 행 총재인 헬무트 티트마이어(Helmut Tietmeyer)는 말하기를 "이제는 정치가들이 자본시장의 통 제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것은 바로 이번에 우리가 경험한 한국의 정치적 주권이 국제금융주 권에 무릎을 꾸게 된 케이스이다.

 경제세계화(Globalization)는 "경쟁" 이라는 휘발류로 달린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무역, 초에 초 를 다투는 국제금융의 투기는 세계의 모든 경제구조를 소위 무한경쟁이라는 고속의 벨트 위에 올 려놓는다. 경쟁 없이는 경제적 복지도 사회적 복지도, 자율도 정치적 독립도 없다고 했다. 이것 도 이번에 우리가 당하고 있는 부분이다.

 경쟁은 매정하다. 많은 희생을 강요한다. 생태계의 보호니, 인권이니, 민주주의니, 예술이니, 정신 적 가치니 이 모든 것이 경제적 경쟁이란 이름 앞에서는 희생당해야 하는 개념들이다. 경쟁이란 개념은 이처럼 다른 분야에도 영향을 미친다. 인간이 경제의 주인이 아니라 경제가 인간의 주인 이 되는 것이다.

 IMF는 이번에 우리에게 돈을 빌려주는 대신 구조조정(Structural Adjustment)이라는 프로그램으 로 우리 나라의 경제구조를 자기들이 빌려준 빚을 갚을 수 있는 구조로 바꿀 것이다. 이제부터 우리는 함부로 돈을 쓸 수도 없고 모조리 보고해야 하고 마음대로 돈을 쓸 수 없다. 돈을 갚을 때까지는 돈 갚는 일 이외에는 다른 가치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것은 20년전 라틴 아메리카가 경 험한 것이고 80년대에 아프리카가 경험한 것이다. 그들은 IMF의 구조조정으로 아프리카는 이제 영원히 스스로 독립할 수 없는 경제종속국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IMF에 출자하는 나라들은 이 기회에 한국의 위기, 아시아의 위기를 바탕으로 돈을 벌게 될 것이다. 이번에 미국은 한국이 급하게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고 해서 벌금까지 물어서 보통 5-6% 하는 이자를 12%까지 내라고 하고 그것도 10 -20년동안 나눠서 갚으라는 것이다. 오 랫동안 우려먹겠다는 의도이다. City 은행의 제일은행 인수와 같은 기도에서 볼 수 있듯이 무차 별 기업사냥이 진행될 것이다. 우리가 땀흘려 이룬 기업을 외국기업이 먹을 것이다. 그야말로 오 늘의 말씀대로 우리가 지은 집에 다른 사람이 들어와서 살며 우리가 심은 것을 다른 사람이 먹어 버리는 상황이 되었다.    자, 이 상황을 우리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가? 세계의 양심적인 사람들은 이 경제세계화 (Globalization)가 절대로 고용을 증대하고 빈곤을 퇴치하고 모두가 잘 살게 하는 그런 건강한 경 제체제가 아니라고 본다. 이것은 지극히 소수의 사람들만 부유하게 하고 세계인 대부분을 그들의 돈을 벌어주는 도구로 전락시키고 그들의 경제에 종속되게 될 것이다. 유엔 개발 프로그램(UN Development Programme)의 연례보고(Annual report 1992, p.1)에 의하면 1960년에는 세계의 가 장 부유한 사람의 5분의 1이 세계의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5분의 1이 버는 것보다 30배 많았으 나 1990년에는 그것이 60배로 증가했다고 한다. 빈부의 격차는 급격히 늘어가고 있다. 지금 한국 에서 나타나는 묘한 현상은 부자들은 오히려 더 잘 살게 되었다는 것이다. 금리가 뛰어서 더 많 은 돈을 벌게 되었다고 한다.

 경쟁으로만 모는 이 경제세계화(Globalization)는 환경, 인권, 국가주권, 문화주권등 복지, 정치적 자유, 이 모든 것을 엄청나게 헤치고 돈과 경제를 종교화하고 우상화하는 데로 몰고 갈 것이다.

 인도네시아에 가면 이리안 자야(Irian Jaya)란 아름다운 섬이 있다. 이 섬에 미국의 탄광회사가 들어와서 그 아름다운 자연환경을 다 파괴하고 지하자원을 캐 가는 대신 그 섬에는 향락문화와 경제문화를 심었다. 여기에서 생긴 이익은 이 섬사람들에게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석유회 사가 갖고가고 회사는 그에 대한 대가로 인도네시아 수하르토 정부에 돈을 주고 있다. 수하르토 정부는 그 이익금을 섬사람들에게 혜택으로 주는 대신에 이 개발에 저항하는 섬사람들을 탄압하 는데 쓰고 있다. 섬사람들의 가정과 전통문화가 파괴되고 있다. 여성들은 창녀로 전락하고 청소 년들은 깊은 퇴폐문화에 감염되어가고 그들에겐 더 깊은 가난이 엄습하고 있다. 하나님이 그들에 게 주신 아름다운 그 땅을 다른 사람이 빼앗아 간 것이다.





IV
 이 상황은 바로 경제식민화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콜롬버스가 아메리카 대륙을 발견한 이래 과 거 5백년동안 서구가 아시아나 아프리카 남미 등을 식민지화 했었는데 그 이유는 경제적 이유였 다. 세계 제 1차 대전, 2차 대전 모두가 다 자본주의 국가들이 시장을 확보하기 위한 전쟁이었다. 과거에는 대포와 식민통치로 했다. 이제는 식민지화를 시장과 금융으로 하고 있다. 이 역사는 로마시대로, 애급의 종살이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결국 그 역사가 오늘도 전개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세계교회는 이에 대응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출애굽과 같은 해방의 문제로 마태복음 6:24 의 말씀대로 하나님을 섬기느냐 재물을 섬기느냐 하는 문제로 인식하고 여기에 신앙 고백적 대 응을 하기로 하였다.

 세계개혁교회연맹은 90년대에 들어오자 마자 이 경제문제를 신앙의 문제로 인식하고 95년 3월에 는 마닐라에서 아시아경제상황에 대한 연구협의회를 하고 95년 10월에는 아프리카 잡비아에서 아 프리카 경제상황을 조사했다. 이윽고 97년 8월 헝가리에서 열린 제23차 총회에서는 경제문제와 환경문제에 대해 신앙고백의 과정(Processus Confessionis)을 선언하고 앞으로 교회가 국가경제, 세계 경제에 대해 면밀히 검토하고 그 대안을 모색하고 이를 경제와 환경에 대한 신앙고백서를 교회가 작성하기로 하는 대 규모의 운동을 전개하기로 하였다. 세계개혁교회연맹은 동시에 UN 을 통해 현 세계경제구조를 변화시키기 위한 노력을 하기로 하고 World Bank, IMF 등 금융과 관련한 세계 기구에 정의로운 경제, 가난한 나라를 생각하는 경제를 운영하도록 요구하는 로비를 전개하기로 하였다. 그리고 세계교회협의회(WCC)와 루터교 세계연맹(Lutheran World Federation)과 함께 연합운동으로 지금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Jubilee 2000등 외채탕감운동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기로 하였다. 1998년 12월 짐바브웨 하라레에서 열리는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에서도 이 경제세계화(Globalization)가 주 주제가 될 것이다.





V
 성경은 이 경제에 대해 우리에게 무엇을 말하고 있는가? 먼저 성경은 인류의 구원을 다루고 있 는데 이 구원에는 경제문제도 포함된다. 성경은 경제에 대해 많은 말을 하고 있다. 애굽에 종살이 하고 있던 히브리민족을 해방시키셔서 그들에게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을 주신 것은 하나 님의 경제적 구원의 시각에서도 볼 수 있다. 하나님은 히브리인들이 가나안 땅에 정착하는 과정 에서 수많은 계약법을 제시했고 특히 안식일이나 안식년, 희년등의 제도는 종교적 의미이전에 사 회경제적인 배경을 구체적으로 갖고 있다. 신약에서도 산상수훈을 비롯하여 부자와 나사로등 많 은 이야기가 경제와 관련되어 있다. 특히 예수님에게 영생의 길을 여쭈러 온 젊은 부자에게 " 네 재산을 팔아서 가난한 자에게 주고 나를 따르라."란 예수님의 대답은 경제적인 행동이었다.

 그 중에서 이사야 선지자를 통한 하나님의 말씀은 이 Globalization시대에 구체적으로 제시하는 하나님의 경제철학이다. 먼저 이사야 55:1의 "너희 목마른 자들아 물로 나아오라. 돈 없는 자도 오라. 너희는 와서 사먹되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는 말씀은 우리에게 자유 시장경제로 치닫는 현 세계경제구조에 대해 직접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는 하나님의 말씀이다.

 시장(Market)은 돈이 없이는 들어올 수 없는 영역이다. 자본이 없이는 시장엔 얼씬거리지도 못 하게 되어 있다. 시장에는 모든 것에 값이 매겨져 있다. 심지어 사람의 배를 채우기 위한 기본적 인 양식에도 값이 매겨져 있다. 그러나 하나님은 지금 목마른 자들을 향해 돈 없이 값없이 와서 포도주와 젖을 사라고 했다. 이것이 하나님의 은총(Grace)이다. 개혁교회가 강조하는 '값없는 은총'은 시장원리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개혁교회는 이 은총이란 신앙적 시각에서 모든 것에 값이 매겨지고 자본이 없는 사람에게는 생명유지를 위한 양식도 주지 않는 이 시장의 원리에 대 해 어떻게 복음을 선포해야 하는가를 생각해야 한다.

 이사야 65장의 말씀은 하나님의 경제지표를 나타내는 말씀이다. 이사야의 이 부분은 새하늘과 새 땅에 관한 이야기니까 결국 하나님의 나라의 비전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하나님의 정치경제비 전이다.

 20절에 보면 아기들이 유아로 죽는 일이 없을 것이며 노인들이 수한을 누리지 못하고 죽는 일 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것은 인간의 생명과 보건이 하나님의 나라에게서는 경제지표가 된다 는 것이다. 그 다음에 21-23절까지는 자기가 지은 집에 남이 살지 않겠고 자기가 재배한 것을 타 인이 빼앗아 가지 않는다고 했다. 이것은 경제수탈이 없는 수고한 대가를 자기가 누릴 수 있다 는 경제정의를 의미한다. 그리고 24-25절까지는 환경과 평화가 보장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서로 해함과 상함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평화와 안보와 모든 피조물간의 평화공존을 이야기하고 있다.

 이 말씀을 오늘 우리 한국이 당하고 있는 현실과 Globalization의 시각에서 읽어보면 성경은 이 사야 시대의 경제구조를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오늘 우리 한국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임을 알게 될 것이다. 더 나아가서 이사야의 말씀은 놀랍게도 경제세계화(Globalization) 시대 에 경제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지금 우리는 우리의 경제가 얼마나 부유한가를 판단하는데 국민총생산(GNP)라는 것을 경제지표 로 삼고 있다. 그런데 세계의 양심적인 세력들은 국민총생산(GNP)이 경제지표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유엔개발 프로그램등 세계경제기구들 (UN Development Programme, Human Development Index, Index of Sustainable Economic Welfare)은 문맹, 퇴치, 즉 교육상태, 유아 사망률, 아이들의 영양상태, 인간의 보건상태 등이 경제지표가 되어야지 물질적 부가 경제지표가 될 수 없다고 한다. 즉 "인간의 생명이 얼마나 잘 보장되는지, 가장 가난한 사람들의 생활형편이 얼마나 확보되고 있는지, 환경이 얼마나 잘 보호되는지, 그리고 모두가 다 혜택을 골고루 누리는 지 하는 이런 소위 GNP 경제지표에는 나타나지 않는 기준으로 평가하기를 권하고 있다. 이것은 바로 이사야 65:20-25까지가 제시하시는 새 하늘과 새땅에 대한 하나님의 정치경제비젼과 일치하 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볼 때 경제세계화(Globalization)의 목적이나 IMF의 구조조정은 이사 야서의 하나님의 경제철학과는 정반대로 움직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VI
 지금 세계에는 경제세계화(Globalization)로 진행되는 현 세계경제구조가 불의 하다고 보고 그 대 안경제를 찾아내기 위해서 노력하는 단체들이 많이 있다. 이 대안들을 요약하면 위에서 말한 대 로 물질적 부의 축적이 경제지표가 되어서는 안되고 인간의 생명이 유지되고 모든 사람들이 건강 하게 살고 모든 사람들이 골고루 교육의 혜택을 누리고 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경제적 수탈 과 침탈이 없는 경제적 불평등으로 일어나는 분쟁이 없는 평화가 경제지표가 되어야 한다고 본 다.

 세계화(Globalization)와 직결되는 대안은 세계화(Globalization)가 주입하는 "무한경쟁"이라고 하는 개념에 대립해서 함께 연합하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의 삶, 연대(Solidarity)의 삶이다. 그리고 세계 화(Globalization)에 대항해 지역화(Localization)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의 경제활동을 높 이고 활성화하고 이것을 세계로 연결하는 지역이 주인이 되고 세계가 봉사자가 되는 방향으로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화(Globalization)는 우리 자신의 노동력을 값싸게만 매기라고 요구하고 위협하는데 이에 대해 우리의 자신을 값있게 만들어 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구상에서 앞으로도 수많은 나라들이 강대국의 자본에 의해 자기들의 집을 빼앗기고 자기들의 문화를 빼앗기고 자기들의 주권을 빼앗기고 자기들의 독립을 빼앗기게 되는 현상이 전개될 것이 다. 세계경제대국인 일본도 휘청거리고 있고 유럽의 양심적인 사람들은 다음 차례는 중국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VII
VII    이번에 한국이 당하고 있는 경제위기는 세계가 앞으로 당할 경제의 십자가를 먼저 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제 한국은 이런 아픔을 깊이 새겨야 한다. 우리는 이 아픔을 딛고 세상을 구원하는 민족으로 교회로 부름을 받고 있다는 정도의 사명을 자각해야 한다.

 우리는 이번 기회에 세상이 주는 원칙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철 학에 비추어 비판해 보고 그것이 복음적 원칙과 일치하는가를 늘 검토하는 습관을 이 기회에 길 러야 한다. 세상이 경제제일주의로 갈 때 무턱대고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신앙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또한 신앙은 세상의 가장 구체적인 일에도 길을 제시하는 것이란 신학적 생각을 재정립하 는 것이 필요하다.

 이런 생각으로 현 한국의 경제위기를 진단하고 더 나아가서 세계적 시각에서 진단하여 한국만이 경제위기에서 일시적으로 벗어나기 위한 묘안만을 찾는 것이 아니라 세계 전체가 정의롭고 평화 롭게 살기 위한 범 세계적인 정의로운 경제대안을 모색하는 일을 우리가 해야 할 것이다.

 3.1독립선언서를 보면 한국의 독립만을 위한 외침이 아니었다. 그것은 당시의 힘에 의한 지배의 구시대로부터 정의와 진리의 세 시대를 여는 선언이었다. 3.1 독립선언서가 가진 시각은 세계역사 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었다.

 이 정신이 우리 핏속에 흐르고 있을 것이다. 우리의 신앙과 이 정신이 지금 우리에게 주어진 이 고통을 하나님의 정의와 진리로 세계경제 구원을 위한 십자가로 인식하게 하고 이제 십자가를 지 고 세계의 해방과 정의를 위해 하나님과 역사의 부름 앞에 나서야 할 것이다. 그러면 현재의 슬 픔을 기쁨으로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박성원, 제네바, 1998.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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