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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학논문은행에 대하여

2005/08/01 (02:40) from 129.206.196.234' of 129.206.196.234' Article Number :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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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교회는 없다









 
글· 윤진형( scofiled@freechal.com)




글로 한국사회를 요리조리 분해하는 김규항씨는 좌파 성향의 지식인이다. 98년에 씨네21에 글을 쓰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에게 알려졌고, 한때 김어준과 함께 한겨레21의 쾌도난담이란 코너를 진행하기도 했다. 현재는 홍세화,진중권,김정란과 함께 아웃사이더라는 잡지를 만들고 있다.

인터뷰를 통해 본 김규항씨는 진실한 기독교인이었다. 그는 예수를 인생의 스승으로 모시고 있었고 누구보다도 이땅에 하나님 나라의 건설을 열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 보수교단과 그 지도자들에게는 비난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한국 교회가 예수의 가르침을 거꾸로 가르친다고 지적한다. 교회와 예수에 관한 그의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어보았다.



 

난처한 일이었다. 시간계산을 착각한 기자가 약속시간에 1시간이나 늦은 것이었다. 인터뷰 기자가 약속시간에 늦다니, 지금 생각해봐도 민망해서 얼굴이 붉어진다. 김규항씨가 기다려 주셔서 다행이었다. 기자는 너무나 죄송스러웠지만 우선은 아이들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인터뷰는 이렇게 염치없이 시작됐다.   



▶ 아들 키우기와 딸 키우기를 참 인상 깊게 읽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신 거 같은데요


애정은 남다르지 않아요.

자기 자식에 대한 애정은 본능적이니까. 누구나 다 같은 거라고 생각하는데, 진짜 아이를 위한 애정은 아이가 하나의 인격체로서 바르게 자라도록 하는 거죠. 부모의 가치기준에 따라 아이를 꿰 맞추는 건 안되죠. 우리아이는 명예를 얻어야 된다거나, 출셀 해야 된다거나, 공부를 잘 해야 된다거나 이런 게 아니라, 아이가 독립적이고 주체적인 인격체로 자랄 수 있도록 그냥 도와주는거죠..아이를 낳고서 애 키우는 게 참 힘들 구나 하는걸 느껴요. 그 두 글을 보면 그런 고민의 흔적이 있지.(웃음)

▶ 글을 읽어보니까..대학 다닐 때 폭주족이었다는데요.


대학 다닐 때는 아니고...

한신대를 다녔는데. 요즘은 어떤지는 잘 모르겠는데, 그 당시는 분위기가 좀.. 뭐랄까 한국신학대학시절의 전통이 있어서,그런 대중문화에 대해선 대단히 배타적이었어요..그리고 머리가 빈 놈들은 절대 용서하지 않는 분위기였지(기자 웃음).그래서 난 학교 들어가서는 내가 드럼을 쳤다느니 오토바이를 탓 다는 얘기는 입밖에도 못 꺼내고 지냈어. 재미있었지. 맞아 죽는 수가 있었으니까.(웃음) 이를테면 1학년 때 축제를 하는데, 그때 그룹사운드가 초청돼서 왔었다고, 쌍쌍파티 비슷한 거였는데, 시작하자마자 막 돌 맞고..(웃음) 내가 그거 보고 이런 생각했지. ‘야~내가 여기서 말 잘못하면 클 나겠구나’

▶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예수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예수는 보통의 대중들에겐 스타였지만...

사회지배계층에겐 대단히 위협적이고 위험한 존재 였죠.. 그렇지만 예수가 3년 동안 공식적인 활동을 할 때 뭐 집한칸 얻거나 예배당을 만든 흔적은 전혀 없죠. 집도 절도 없이 계속 떠돌아 다닌 거예요. 그리고 항상 어울리는 사람이란 게 아주 하층민이었어요. 여기서 우리가 착각하기 쉬운 것은, 하층민이라 해서 뭐 의식 있는 특별한 하층민을 얘기하는 게 아니고 정말 별볼일 없는 사람들이었어요. 같이 이야기하거나 같이 있는다고 해서 민중의 생명력같은 걸 느끼는 게 아니라 억압 때문에 속이 뒤틀리거나 열등감에 휩싸이고 삶에 희망이 전혀 없는 사람들과 어울렸죠. 창녀,장애인,세리.. 예수는 세상에서 따돌림 받고 무시당하는 사람들에게 이상하게 집착했어요.

교회얘기가 나오자 김규항씨의 말은 끝없이 이어졌다. 그는 여러 가지 경험과 예를 통해 교회의 문제점들을 다각도로 지적했다. 상당히 많은 내용이었지만(사실 이 기사도 원래 인터뷰내용의 절반밖에 안된다.) 하나도 중복됨 없이 모두 논리적이었다. 평소 그가 한국교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었다.

▶ 교회문제가 사회문제로 취급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국교회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교회에서 말하는 어떤 윤리관이나 사회적 가치기준은 사회일반의 상식적인 가치기준보다 훨씬 낮아요.

그래서 한국사회의 여러 가지 비리,부정부패를 보면 엄청나게 많은 기독교인들이 연관돼있어요. 김영삼부터 시작해서 장로,집사 아닌 사람이 없다고요. 문귀동, 이근환도 교회집사 더구만. 참.. 뭐 이상한 놈 있으면 전부 집사야.. 왜 그렇게 됐냐면, 교회에서 그렇게 가르치니까. 세속의 욕망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오히려 세상에서 권력과 부를 얻는 걸 하나님의 축복으로 가르치니까. 카톨릭을 보면 상당히 엄격한 형식이 강하지만 일정수준을 유지한다고요. 교황이 이따금씩 발표하는 것을 보면 신자유주의에 대해서 비판도하고, 가난한 사람들한테 교회가 다가가야 한다는 메시지도 전하잖아요. 세상에서 명예와 권력을 얻는 것이 신도들의 자세가 아니라는 정도는 분명히 말한단 말이야. 어떠한 성당에서도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해요. 근데 교회는 반대로 얘기를 한단 말이지. 예수는 그냥 살아보였을 뿐이고 교회는 제자들이 만들었죠. 나중에 교회가 예수도 말아먹고 초대교회의 순수한 열정 같은 것도 말아먹고 그랬죠. 지금은 이제 교회의 주인은 교회지, 예수는 없어요. 만약에 예수를 재 부각하면 우리나라 교회는 다 망해요. 왜냐하면 예수의 복음서에 보면 치명적인 언급이 너무 많아. 완전히 반대라고. 예수의 정신을 따르는 교회가 이렇게 많을 수 있다는 것 자체도 말이 안돼. 그건 예수의 정신과 관계가 없기 때문이야. 밤에 서울시내를 보면 네온사인 십자가가 많아서 사탄이 착륙할 지점이 없어.(웃음)

▶ 목회세습을 어떻게 생각하세요?

교회의 세습이 정당하다는 것은...


기본적으로 목회자라는 것이 특별히 하나님의 사명을 받은 사람으로 보는 건데. 사실 예수 이후에, 목회자를 보통의 신자들보다 특별하게 생각하는 것은 대단히 엉뚱한 생각이에요. 구약시대에는 보통 신도들이 잘못한 게 있어도 성전에 들어가면 벼락맞는다고 그랬으니까, 요구사항을 제사장에게 전하면 제사장이 들어가서 하나님께 기도하고 그랬잖아요.그런데 예수가 십자가에서 죽고 나서 장막이 찢어졌잖아. 이건 대단히 상징적인 일이라고 봐요. 이건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얘기죠.지금 한국교회는 대부분이 구약의 제사장적 성전, 중세 카톨릭의 기만적인 내용을 갖고 있으면서,겉으로는 대단히 미국적이기 때문에 대단히 민주적이고 부드러운 것처럼 보여. 실내용은 거의 중세나 구약시대나 같은데. 이렇게 볼 수가 있어요. 대부분의 신도들, 교회의 신앙에 세뇌돼서 그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동정의 여지가 있다고 봐요. 그렇지만 그걸 알만큼 교육 받고 지도적인 위치에 있는 목회자들, 그렇게 가르치는 놈들은 정말 성서에 나오는 말처럼 독사의 새끼들이야.. 그놈들이 그 죄 가를 어떻게 치르려고 그런 짓을 하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요. 예전에 조용기 목사라는 사람이 월간 중앙에 인터뷰한 거 보니까, 막 원통해 가지고 예수를 또 한번 십자가에 못박으려고 하느냐 뭐 이런 식의 얘기를 하는데. 허허..(허탈하게 웃음)이건 미쳤어. 세상에 어떤 광신 파시스트도 이렇게 엉뚱하진 않아. 그리고 우리나라의 보수교회 지도자라는 인간들이 이른바 군사독재 시절에 정권과 야합해서 조찬기도회도 하고 그랬지. 한국의 경제 발전 기간과 교회성장의 역사가 괜히 일치하는게 아니야. 그때 했던 반민주적이고 보통사람의 이익에 반하는 여러 가지 음흉한 거래를 생각한다면, 요즘 조선일보도 코너에 몰리고 과거 수구 기득권에 속했던 모든 세력들이 지금 최소한 가치평가는 받고 있는데, 건재한 것은 교회 밖에 없어요. 보수교회의 지도자들.. 그놈들이 뒷구녕에서 나쁜 짓은 다했는데, 아무 문제없이 여전히 건재하잖아요.

'김규항은 내년을 넘기기 어렵다?'. 그의 위트에 나는 배를 움켜질 수 밖에 없었다.하지만 그 웃음 뒤에는 왠지 모를 씁쓸함이 느껴졌다.

▶ 한국 교회를 개선시킬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교회를 없애야 되요...


왜냐하면 그건 교회가 아니기 때문이죠. 제 얘기는 없는 것 보다 못하단 거예요. 어떤 사람들은 교회를 개선해야 한다 반성해야 한다 그러는데, 나는 그걸 교회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건물 짓고 십자가 단다고 교회 된다는 법이 어딨어요? 그 안에 하나님이 있고 예수의 정신이 있어야 교회지. 거꾸로 말하면, 예수가 예배당 한번 짓지 않았듯이 우리도 교회 없이 자기 마음 속으로 또는 사람들끼리 예수의 정신을 되새기면서,서로 섬기며 대화하고, 자기성찰을 하고, 봉사를 하고 하는 그런 것들이 바로 교회지.. 한국사회가 좀 더 합리적이고 낳은 사회로 가기 위한 흐름을 결정적으로 방해하는 몇 가지 것들이 있는데, 이를 테면 조선일보 같은 극우세력도 문제지만 기독교는 그것보다 훨씬 더 크고 구체적이면서 광범위한 세력이죠.. 그래서 전 올해 교회에 대해서 책을 쓰기로 했어요. 단순히 예수가 이렇고 교회가 이렇게 다릅니다. 우리가 정말 반성하고 회개해야 합니다. 이런 책이 아니라. 그걸 기반으로 하는데 훨씬 더 구체적으로 말이죠. 적시된 비판.. 난 아마 뭐 내년을 넘기기 어렵지 않을까. (웃음) (기자:테러요?) 당연하지. 그 사람들이 가만 있을 리 있나. 실제로 죽어나간 사람 많잔아. 한국에 보수적인 기독교 지도자들의 세력이란 것은 단순히 종교정도가 아니라 정치, 심지어 조폭까지 연계된 대단한 세력이지. 만약에 내가 쓴 책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분명히 난 위험에 처하게 될 거에요. 하나의 신앙고백으로 생각하려고요.. 나도 이제 죽어서 예수를 만나면 덜 민망하고 싶다는 생각이에요.(웃음) 나는 옛날에 신학을 하고 예수처럼 살려는 소망을 갖았다가 도망을 갔기 때문에..

▶ 도망간 얘기 좀 해주세요..….

대학 때 예수를 발견하고,예수처럼 살아야겠다 이렇게 결심을 했지.

왜냐하면 너무 매료됐으니까. 하지만 예수를 점점 알고부터 겁이 났어요. 보니까 장가도 못 갈 것 같고,연애할 여력도 못 될 것 같더라고. 차라리 운동을 하면 명예라도 얻고 존경은 받죠.비록 탄압은 받지만. 이건 그것도 아니야. 오해 받기 십상이지. 운동권에서도 오해 받고 교회에서도 오해 받고, 예수가 딱 그 모양이었어요..왜냐하면 정말로 비참하게 죽어버리거든 아주 초라하게 사람들한테 따돌림 당하다가 죽거든요.. 그 생각을 하니까 도저히 못하겠어..그래서 고민한 거는 적당히 하느냐 이건데, 이것도 못하겠더라고요.. 그래서 아예 포기하고 군대가버렸잖아. 그러니까..나는 예수를 지표로 산다고 하지만 예수처럼 살지 못해요. 다만 예수를 거꾸로 말하는 놈들, 예수처럼 살지 못해서 오히려 미안해 하진 못할 망정, 이 목회자, 교계 유력인사 들이 예수를 완전히 팔아서 자기들의 이익을 챙기려고 하는 것에 도저히 참을 수가 없다는 거지. 내가 예수라는 선생님을 배신해서 도망 나왔지만, 난 그분한테서 실망하거나 그분하고 생각이 달라서 나온 게 아니라 내가 자신 없어서 나왔던 거죠.하지만 내 선생을 모욕하는 놈들은 도저히 용서할 수 없다는 거지. 한마디로 양아치 신앙이야. (웃음)

▶ 예수의 부활을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예수는 대단히 외로웠어요...


마지막에 아무도 없었죠. 예수가 요새 말로 달려갔을 때 제자들은 다 도망갔다고. 끝까지 남겠다고 그렇게 맹세하던 베드로도 결국엔 세 번이나 부인했죠. 예수의 제자들은 정말 별볼일 없는 사람들이었던 거지. 아니 예수를 3년씩이나 쫓아다니면서 봐놓고 결국 잡혀가니까 다 도망간 거야.. 근데 그 사람들이 나중에 과연 무슨 계기로 죽음까지 두려워하지 않게 되었을까? 정말 이상하지 않아요? 다 도망갔던 놈들이 말이야..근데 그 사람들이 뭔가를 본 이후로, 이젠 뭐 죽음도 두렵지 않고, 내 인생의 안락은 완전히 포기하고 예수만 위해 살다가 죽겠다, 이렇게 돌변한 거지.. 이건 정말 부활정도의 사건이 아니곤 불가능한 일이예요. 그래서 난 부활을 믿어요. 사람이 죽었다 살아났다는 기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따르겠다는 결단, 그 계기 자체가 바로 부활의 사건이죠.

▶ 교회는 다니시나요?

좌파사상과 기독교 정신에 관한 것은 김규항씨를 만나면 꼭 하고 싶은 질문이었다. 사실 좌파사상과 기독교 정신은 인간의 존엄을 중시한다는 점에서 서로 상통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한국 교회는 좌파나 진보에 대해선 배타적이다.

다니기가 어려워요...

나가면 뻔하니까. 처음에는 좋지. 성경책 보고 찬송가 부르고 그러면 참 마음이 편해지고 좋지. 근데 목사님이 설교 시작하면 어떻게 그렇게 예수하고 반대로 얘기하는지.. 돌아버리겠어. 그러니까 신앙에 도움이 안되. 차라리 그럴 바에는 안 나가는 게 낳아..교회에서도 내가 도움이 안되고 나도 내 나름의 신앙에 도움이 전혀 안되기 때문에 .. 물론 좋은 교회는 있어요. 내가 한신을 나왔으니까, 내 친구나 선배 중에 아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해서 도시의 좋은 교회로 갈수 있었지만 일부러 빈민지역이나 농촌으로 간 사람들이 있고 하지. 하지만 또 그런 교회들은 너무 멀고 그래요.



▶ 그렇다면 선생님은 기독교인인 동시에 좌파 성향의 지식인인데…

막스주의를 난 대단히 존중하고...


그걸 기반으로 세상을 해석하려고 노력 하지만,맑스주의가 말하는 실제적인 문제들이 인간을 완전히 해방시킨다곤 생각하지않아요. 경제적인 해방이란 게 대단히 필수적이고 중요하지만 인간을 완전히 해방시키진 않죠..그렇지만 중요한 것은 ‘그게 인간을 해방시키는 전부가 아니다’라고 해서 ‘그것은 전부다 아니다’라는 식의 말은 더욱더 바보 같은 말이에요. 차별,억압,착취,소외와 같은 문제들은 인간이 진정으로 영혼까지 해방되기 위한 전제조건인 것 같아요. 나는 맑스주의와 예수의 정신이 다르다고 보지않고, 예수의 정신이 더 넓다고 봐요. 그러니까 맑스주의가 그 안에 부분으로 포함돼있을 뿐이라고 보는 거죠. 그렇지만 진보주의적인 사고방식,계급의 문제나 아까 말한 억압 착취의 문제.. 이런걸 배제한 상태에서의 예수정신이란 건 없어요. 그건 예수의 정신이 아니에요..

 

▶ 교회의 좌파에 대한 편견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막스는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라고 말했죠...

사실 요즘 한국의 교회 같은 식의 종교라면 인민의 아편이 맞아요. 막스는 그런 얘기를 한 거예요.. 맑스가 기독교인은 아니었지만, 그가 왜 예수를 몰랐겠어요?. 그 똑똑하고 공부 많이 한 사람이, 예수가 어떻게 살았는지 알았겠지요. 근데 예수의 삶을 따르지 않는 교회는 인민의 아편이라고 말할 것도 못 된다는 거지. 괜히 하나님 어쩌구 하면서 사람들 정신 헤 깔리게 하는걸 방치하느니, 차라리 분명하게 자본가를 적으로 규정하고 뒤집어 엎는 것이 훨씬 좋은 것이다, 이렇게 파악한 거지. 이런 의미에서 만일 맑스가 예수가 인민의 아편이라고 했다면, 나는 막스를 좋아할 수가 없지. 그건 이상한 놈이야..(웃음) 그건 이미 맑스가 아닐 것이고, 인민의 편에서는 혁명가가 아닐 거야. 종교가 인민의 아편이지, 예수가 인민의 아편은 아니야. 종교라는 것은 인간이 만든 체제일 뿐이고, 거기에는 예수가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는 것이죠.

▶ 기독교인으로서 부평 대우차 사태를 어떻게 보세요?

사실 기독교인들은 운동권의 활동가들보다 더 활발한 활동가가 될 수 있어요. 세상일에 더 참견만이 할 수 있는 거죠.이를테면 MBC에서 교회 씹었다고 해서 난리 칠 것이 아니라, 부평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우리나라 기독교인들이 다 가는 거예요. 다 같이 드러눕는 거죠. 기독교인들의 당연한 의무니까. 부평 노동자들이 기독교인인가 아닌가는 중요한 게 아니야. 억압과 핍박이 있는 곳에는 항상 예수가 있었어.노동 운동하는 사람들이 전략 전술을 구사하면서 대응한다면, 기독교인들은 그냥 누워서 같이 뚜드려 맞는 거야. 기독교 정신은 비폭력적이니까.

“세상에서 아무리 핍박 받고 곤란한 처지에 놓이더라도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사람의 영혼은 이미 하나님의 나라에 살고 있는 거예요.”

▶ 선생님의 글은 대부분 유토피아에 대한 열망을 그 밑바탕에 담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유토피아는 무엇이죠?

유토피아는 하나님의 나라죠...


하나님 앞에서 모두가 똑 같이 형제 자매인 세상이죠. 양보하고, 서로 아끼고, 형제의 슬픔이나 고통에 대해서 아파하고 위로해주는 그런 세상. 근데 그것이 다만 그런 착한 마음만 가진다고 해서 자연스럽게 이뤄질까? 계급적 차별 속에서 착취의 문제라든가, 자본주의와 같은 아주 시스템화 된 문제들이 자연적으로 알아서 반성하고 고쳐질까? 요즘 한국사회를 보면 가난한 것은 부끄러운 것이에요. 가난은 죄라고. 자식이 아버지를 경제적 능력이 없다는 이유로 무시해요. 애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이미 갈려가지고, 못사는 집 애들하고 잘사는 집 애들하고 같이 노는 법이 없어요. 내가 글에서도 언급했지만,임대 아파트 사는 애들은 사람취급을 못 받아요. 이게 말이나 되냐고. 어른이 되서 세속에 물들고 젊었을때의 순수가 다 사라지고 머리가 더러워져서, 돈이나 명예로 사람을 무시한다면 그건 인류 역사상 항상 있어왔던 형상이지만, 어떻게 아이들부터 부잣집 가난한집 나눠 가지고 서로 차별을 하느냐 말이지. 이거는 완전히 볼 짱 다 본 세상이야. 희망이 없는 세상이지. 이건 마치 봉건사회에서 양반집 자제하고 상놈의 자제가 나면서부터 신분이 구별되는 것하고 똑같은 거야.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상태에서 무슨 놈의 이웃이 있고 형제의 사랑이 있을 수 있겠어요? 나는 두 가지 문제에서 치우침이 없어야 된다고 생각하는데. 사회구조의 계급적인 모순들만을 해결한다고 해서 하나님의 나라가 된다는 생각은 기독교적이지 않아. 그렇지만 동시에 이것과는 별개로 하나님의 나라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라고 봐요. 나는 솔직히 내 당대에 하나님의 나라가 이뤄질 가망성은 없다고 봐요. 조금이라도 그런 세상에 가깝게 만들려고 노력 하는 게 우리 신앙인들의 자세죠. 세상에서 아무리 핍박 받고 곤란한 처지에 놓이더라도 하나님의 나라를 추구하는 사람의 영혼은 이미 하나님의 나라에 살고 있는 거예요. 걱정할건 아무것도 없어요. 뭐가 겁이 나겠어요. 명예가 없고, 돈이 없고, 쪽 팔리고, 테러를 당한다 해도 걱정할건 하나도 없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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