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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학논문은행에 대하여

2006/01/30 (20:30) from 129.206.197.98' of 129.206.197.98' Article Number :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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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유기체적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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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테의 유기체적 양식*  


               
임 재 동 (충남대)
                 

글머리에

양식이라는 것은 여러 가지 관점에서 정의할 수 있다. 만일 언어학적 측면에서 접근한다면 언어를 정의하는 방식에 따라서 양식에 대한 규정이 가능할 것이다. 그러나 언어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을 작가 개인이 가지고 있는 양식의 특성으로 정의하기 위해서는 양자의 연관성을 찾아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방향과는 다르게 양식을 작품 속에 나타나는 작가의 미학적인 개성이라고 하고 그 시적인 개성의 차이에 따라서 양식을 구분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양식이라는 말은 이미 고딕양식이나 로마네스크 양식 같은 말로서 미술사에서 익히 들어오던 말이기도 하다. 이런 관점에서 양식은 어떤 시대의 독특한 현상을 일반화시킨 용어일 것이다. 그렇게 보면 양식은 어떤 한 사람이나 시대에 나타나는 통일적인 경향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논문은 2000년도 한국괴테학회 정기총회에서 발표한 강연원고를 다소 수정․보완한 것임.
Vgl. Wolfgang Kayser: Das sprachliche Kunstwerk, 18.Auflage 1978, S.281.
그런데 이러한 접근방식들에서 공통적인 인자를 찾아낼 수 있다면 작가나 작품에 중심을 두든지 개성이나 혹은 작품의 시적 특성을 다른 것과 차별해보려는 노력이라는 점이다. 그래서 양식을 포괄적인 범위에서 ‘쓰는 방식 혹은 말하는 방식 die Art und Weise, wie jemand schreibt oder wie jemand spricht’이라고 할 때에도 언어로 표현하는 모든 대상에 대해 그 방식만이 가지고 있는 성격을 구분해보려는 노력의 결과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것을 우리는 “개성”, “시적인 개성”, “자기 나름의 고유한 양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카이저는 이것을 “다양한 외면적 형식의 조화이기도 하고 항상 내면적인 것이기도 하다. 즉 형식의 통일적인 특성으로 나타나는 통일적인 내면성” Vgl. Wolfgang Kayser: a. a. O., 277. Stil war doch immer Zueinanderpassen verschiedener äußerer Formen und war immer das Innere, das einheitliche Innere, das sich in dem einheitlichen Formgepräge kundtat.
이라고 말하고 있다. 카이저는 형식적 요소와 더불어 ‘태도’를 문제     임 재 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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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함으로써 인간의 내면의 일정한 상태에 대해 양식으로 정의하려 하는데, 이것은 슈타이거와 더불어 괴테의 양식개념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카이저는 양식을 다음과 같이 심리적인 측면에서 정의한다. “양식이란 외면적으로 본다면 형상이 지니고 있는 통일성 및 개성이며, 내면적으로 본다면 지각의 통일성 및 개성, 즉 어떤 특정한 태도인 것이다. 문학 속에 집약되어 있는 것이 양식이다. 단어들의 의미는 외부에 놓여 있는 대상성을 지시하는 것이 아니고, 그때그때 시적 세계의 구조에 기여하는 것이다. 이러한 대상성 자체는 태도에 의해서 규정되고 형성된다.  Stil ist, von außen gesehen, die Einheit und Individualität der Gestaltung, von innen her gesehen die Einheit und Individualität der Perzeption, das heißt eine bestimmte Haltung. In der Dichtung intensiviert sich das Stilphänomen. Die Bedeutungen der Wörter weisen nicht auf eine außerhalb liegende Gegenständlichkeit, sondern helfen nur an dem Aufbau der jeweiligen dichterischen Welt. Diese Gegenständlichkeit selber ist von der Haltung her bestimmt und geformt.” Wolfgang Kayser: Das sprachliche Kunstwerk, Bern und München 1978, S. 292.

양식을 정의하려는 이러한 노력은 괴테의 관점에서 본다면 나타난 결과를 개념화한 것 즉 형식적인 것에 지나지 않는다. 괴테는 양식에 관한 글에서 이러한 어떤 통일성이 나타날 때까지의 과정을 탐구하고 있으며 인식의 정도에 따라 그 수준을 구분해주고 있다. 괴테는 그것을 예술가가 자신의 재능을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초보적인 모방의 단계로부터 기술해주고 있는데, 이 논문의 목적은 괴테의 양식론은 이러한 발전론적인 관점에서  파악해보려는 데 있다.          


1. 괴테에서의 모방

괴테가 예술 Kunst을 언급할 때에는 대부분 조형예술 bildende Kunst이라는 의미에서 사용하고 있다. 조각, 회화, 건축이 조형적 성격을 기본으로 한다면, 그 특징은 손으로 만드는 작업,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노동’일 것이다. 괴테는 인간의 교육과 관련해서 수공(手工, Handwerk)에 의해 노동하는 과정을 거쳐서 형성해내는 예술 이외의 장르에 대해서는 모방할 가치가 없는 것으로 여긴다. 그의 후기 작품인 ꡔ빌헬름 마괴테의 유기체적 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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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터의 편력시대 Wilhelm Meisters Wanderjahreꡕ에서 교육주의 교육방법 중에 생도들에게 현실을 인식시키는 중요한 방법으로 예술이 사용된다. 그 장르에는 기악과 성악을 포함하는 음악, 언어를 매체로 하는 시인, 조각가 건축가 화가 같은 조형예술가들이 있으며, 이들은 ‘자기만’의 생활을 누리면서도 언제나 공동작업과 장르를 교환하면서 작업을 하는데, 모방의 대상으로서 극문학은 배제되고 있다. 교육주에서 “연극은 기술도 아니고 손으로 하는 일도 아닌, 그렇다고 취미가 아니라고 부정할 수도 없는 근원이 모호한 것이다.” Goethe: Wilhelm Meisters Wanderjahre, HA, Bd. 8, S.257: Das Theater hat einen zweideutigen Ursprung, den es nie ganz, weder als Kunst noch Handwerk, noch als Liebhaberei verleugnen kann.
여기서 말하는 ‘기술 Kunst’이라는 말은 아리스토텔레스의 ꡔ시학ꡕ에 나오는 동일한 말을 연상할 수 있는데, ꡔ시학ꡕ에서 예술은 모방기술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그 모방기술은 색채와 형태를 매체로 하는 조형예술과 음성을 매체로 하는 시문학으로 구분되는데, 시학의 대상은 이 시문학을 중심으로 한 것이며 여기에는 기악과 무용을 포함하고 있었다.
18세기까지 예술의 기본원리로 생각되었던 아리스토텔레스의 모방이라는 시작술 Dichtkunst의 원리는 괴테의 장르론에도 깊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비극에서 행동하는(고뇌하는) 인간을 모방한다고 한 반면에 괴테는 ꡔ편력시대ꡕ에서 그러한 희곡이 대상으로 하는 모방은 ‘거짓 쾌활함’, ‘꾸며낸 고통’이며 모방하는 순간에 어울리지 않는 진실하지 못한 감정을 불러일으키는 것이라고 하면서, 그런 것은 속임수이며 위험하다고까지 비난한다. 인간은 다른 사람의 성격, 모습, 행동, 말을 모방하려는 경향이 있지만 이러한 모방은 노동을 통해서 제작하는 기술과 분명히 차이가 난다. 괴테가 희곡을 이렇게 비난한 것은 연극 무대에만 빠져 있으면서 기술을 배우지 못한 주인공 빌헬름 Wilhelm에게 던지는 말이지만, 괴테에게도 물건을 제작하는 기술이 ‘모방’의 출발점이 되며 그러한 모방은 최상의 예술의 경지에 이르는 출발점이 된다. 그 출발점을 괴테는 ‘자연의 소박한 모방’이라고 한다.
그런데 괴테는 창작과정에서 모방을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고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이 두 가지 성격은 이탈리아 여행을 기점으로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 18세기 내내 특히 논란이 일었던 모방이라는 개념은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까지 거슬러 올라가는데, 괴테와는 다른 측면이기는 하지만 이들에게서도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볼 수 있다.
모방에 관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생각은 서로 다르게 나타난다. 플라톤은 구체적으로 사물을 이해할 수 있는 물체와 모든 사물의 참된 본성을 구분한다. 그리고 그에 의하면 물체는 항상 변화가능하고 소멸될 수 있으므로 참된 것이 아닌 거짓이며, 영원히 존속하는 것은 이념이다. 우리가 감각적으로 볼 수 있는 자연은 이 이념 - 플라톤에서 이념은 eidos, idea이며 상(像)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 의 모상(模像)으로 예술은 곧 이 모상을 모방한 것이다. 그러므로 플라톤에게서 예술은 거짓인 자연을 모방하는 것으로, 예술은 철학자와는 달리 실재(Realität)로부터 너무나 멀리 떨어진 상(像)을 모방하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러나 예술이 모방하는 것은 외부의 자연을 모방하는 것이 아니라, ‘성격, 감정 그리고 행위’를 모방한다고 함으로써 행위의 대상이 인간의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에 있음을 지적한다(ꡔ시학ꡕ 1장). 그래서 그는 시의 근원이 인간의 본성에 있다고 하면서 “말하자면 모방한다는 것은 인간 본성에 어렸을 때부터 내재하고 있으며, 인간이 다른 동물과 구분되는 점도, 인간이 모방을 가장 잘 할 수 있고, 학습도 처음부터 모방에 의해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Aristoteles: Poetik, übersetzt von Olof Gigon, Stuttgart 1961, S. 26: Denn erstens ist das Nachahmen den Menschen von Kindheit an angeboren; darin unterscheidet sich der Mensch von den anderen Lebewesen, daß er am meisten zur Nachahmung befähigt ist und das Lernen sich bei ihm am Anfang durch Nachahmung vollzieht
고 말하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 토대를 둔 이 모방의 개념은 미학과 예술이론에서 자연사물과 형상화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에 18세기에도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 모방의 긍정적인 측면은 이미 창작된 훌륭한 고전적 작품을 모방하라는 의미에 있다. 시인에게서 독창적 천재성과 이들의 창작은 세기를 통해 나올까 말까 하는 것이므로 오히려 기존의 창작물의 규범적 형식과 양식을 모방하는 것은 아주 오랫동안 권장되기도 했다. 특히 고대 희랍과 로마의 예술품을 동경하던 독일에서는 고대의 예술품과 관련해서 이러한 모방의 긍정적 측면이 중요한 의미를 얻고 있었다. 모방의 부정적 측면은 대상을 단순히 모사한다는 점에 있는데, 전혀 창조적 노력이 없이 경험적 현실을 모사한다는 점이다. 괴테에게도 조형예술에 관심을 두고 있었는가 아니면 문학 일반에 관심이 있었는가에 따라 이 두 가지 경향이 서로 대립적으로 나타난다.
이 두 가지 경향을 대별하는 기준이 이탈리아 여행이다. 여행을 하면서 그리고 여행 이후에도 한동안 괴테는 조형예술에 많은 관심을 두고 있었던 반면에 여행 이전 바이마르 시기까지는 문학 창작에 기울어 있었다고 말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인들과 공동집필을 하던 「프랑크푸르트 학술지 Frankfurter Gelehrte Anzeige」(1772)가 나오던 비평시기에 괴테에게 진정한 가치가 있었던 것은 바로 ‘자연적인 것’이었는데 이 시기의 자연은 바로 문화 즉 인간이 도출해낸 것에 활력을 불어 넣어주는 근원성이 부여되고 있었다. Vgl. Hans Peter Sommerhäuser: Wie urteilt Goethe? Die ästhetischen Maßstäbe Goethes auf Grund seiner literarischen Rezensionen, Haag/Herchen 1985, S.35ff.
나아가 이런 의미에서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데, 이 자연은 바로 자연적 감정으로부터 흘러나오는 자신의 문학적 활동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여행 이전 시기에 괴테는 이러한 예술가의 주관성이 가지고 있는 자율성과 독자성 때문에 모방을 강하게 거부하고 있었다. Vgl. Ingeborg Schmidt: Nachahmung, in: Goethe-Handbuch, Bd. 4/2, Stutt-   gart/Weimar 1998, S.737. 괴테는「독일의 건축술 Von Deutscher Baukunst」(1772)에서 “살아 있는 미”는 모방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감정으로부터 나온다고 말한다. Vgl. HA, Bd. 12, S. 8.

이러한 거부감과는 달리 모방도 예술가의 창작활동에서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한 것은 괴테에게 조형예술이 예술의 중심이 되고 있을 때이다.  

자연 그리고 위대한 대가를 자세하게 모사하는 세심한 노력이 천재가 안되고 흐리멍덩한 고지식한 상태가 된다면, 그런 노력도 또한 훌륭한 재능을 형성하고 확실한 걸음으로 불멸성으로의 길을 가는 것이기도 하다. (...)
예술가가 다루는 대상이 중요한 것이 아니고, 그 예술가가 어떤 대상 속에서 자신의 본성에 따라 내적인 삶을 인식하고, 그 다음에 그 대상들의 삶의 모든 작용에 따라서 대상들을 다시 만들어놓을 수 있는가 하는 점이 중요한 것이다. 예술가가 외부의 껍데기를 통해서 대상의 가장 깊은 그 실체를 본다면, 예술가가 빛나는 광채 속에서 그 대상들의 모습들이 변용되고 있는 것을 볼 정도로 대상들은 그의 영혼을 감동시킬 것이다. An Friedrich Müller, den 21. Juni 1781, Goethes Werke, WA IV 5, S. 136ff.: Wenn jene Sorgfalt, nach der Natur und großen Meistern sich genau zu bilden, ohne Genie zu einer matten Ängstlichkeit wird, so ist sie es doch auch wieder allein, welche die großen Fähigkeiten ausbildet und den Weg zur Unsterblichkeit mit sicheren Schritten führt. (...)
  Es kommt nicht darauf an, was für Gegenstände der Künstler bearbeitet, sondern vielmehr, in welchen Gegenständen er nach seiner Natur das innere Leben erkennt und welche er wieder nach allen Wirkungen ihres Lebens hinstellen kann. Sieht er durch die äußere Schale ihr innerstes Wesen, rühren sie seine Seele auf den Grad, daß er in dem Glanze der Begeisterung ihre Gestalten verklärt sieht(...),  
   

괴테가 화가인 뮐러에게 보내는 이 서신은 1781년의 일인데 이탈리아 여행 이전에 이미 모방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괴테 자신이 이탈리아 체류를 기점으로 ‘색채’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고, 자신의 눈으로 직접 관찰하고 인식하는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주관적이고 이론적인 것의 한계로부터 벗어나 구체적인 사물의 특성을 통해서 변하지 않는 불멸의 것을 추구하기 시작했다. 이것이 자연대상들의 “껍데기를 통해서 가장 내적인 실체”를 찾으려는 노력으로 나타나는 것이며, 이 시기에는 바로 모방이 그 출발이 되고 있는 것이다.   


2. 양식의 발전과정

2. 1. “자연의 소박한 모방 Einfache Nachahmung der Natur”
괴테의 생각에 의하면 예술가도 역시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모방함으로써 자신의 소질을 발전시켜나간다. 괴테는 예술가가 자신의 소질을 발전시켜서 최고의 단계에까지 발전시키는 과정을 ‘자연의 소박한 모방, 작풍(作風) 그리고 양식’으로 구분한다. 이 개념들은 괴테가 이탈리아 여행 이후에 쓴 짧은 글의 제목이기도 한데, 괴테는 이탈리아 여행을 하는 동안 스케치를 비롯한 회화, 조각, 건축 등에 주된 관심을 두고 실제로 자신이 작품을 만드는 작업에 심혈을 기울인다. 이탈리아의 예술품이나 자연환경을 모방하는 괴테의 이러한 노력은 이후 자신의 문학창작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1789년 「자연의 소박한 모방, 작풍(作風), 양식 Einfache Nachahmung, Manier, Stil」이라는 글을 쓰는데, 이 글도 모리츠 Karl Philipp Moritz와 이탈리아의 조형예술에 대해 논의한 결과물이며, Moritz는 「미의 조형적 모방 Über die bildende Nachahmung des Schönen」(1788)이라는 글을 쓴다.  
모방의 대상은 ‘자연의 소박한 모방’이라는 말에서 ‘자연’임을 알 수 있다. 괴테 자신이 이탈리아 여행을 하면서 자연과 예술품들을 화폭에 그려보기도 하는데 어쩌면 여행 내내 가장 중요한 과제가 있었다면 자신의 내면에 있었던 조형적 능력을 함양시키는 것이었을 것이다. 이러한 모사과정은 아주 소박한 모방이면서 직접 세밀한 사물의 모습에 몰두함으로써 사물이 있는 그대로를 옮겨놓는 과정으로 시작된다.
그런데 여러 가지 예술장르 중에서도 이 글에서 자신의 표현능력을 발전시키는 주인공은 화가다. 이 화가가 그림을 그릴 때 처음 착수하는 일은 자연사물을 관찰하는 것이다. 괴테는 장미를 그리는 화가를 예를 들어 설명하고 있다. 화가가 장미를 모사(模寫)할 경우 많은 장미들 중에서 가장 아름답고 싱싱한 장미를 선택할 것이다. 소박한 모방의 단계에서 화가는 장미의 아름다움에 대한 일반적으로 규정된 개념을 만들지 않은 상태에서 선택할 것이다. 장미가 아니더라도 ‘털 많은 복숭아, 반들반들한 사과, 반짝이는 버찌를 그릴 경우라도 화가는 이 모든 것들을 조용한 작업실에서 최상의 완전한 상태에서 그 꽃과 성숙한 모습을 생각할 것이다. 간단한 사물을 조용히 모방하면서 관찰함으로써 이 대상들의 특성을 힘들게 추상하지 않고도 인식하고 파악할 수 있는 것이다.

분명히 천부적 재능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예술가가 모범적인 대상에서 어느 정도만이라도 눈과 손을 훈련한 초기에 자연의 대상들에 방향을 돌려서, 진실한 자세로 자연대상들의 형체와 색채를 아주 자세하게 모방을 하고, 성실하게 그 대상들로부터 결코 멀어지지 않으며, 자신이 완성해내야 할 그림을 다시 그 자연대상들이 있는 현재의 상태에서 시작해서 완성한다면, 그런 예술가는 언제나 훌륭한 예술가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러한 예술가는 틀림없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진실될 것이고, 그의 작품들은 신뢰할 수 있고, 강렬하며 풍성한 것이기 때문이리라. Goethe: Einfache Nachahmung der Natur, HA Bd. 12, S. 30: Wenn ein Künstler, bei dem man das natürliche Talent voraussetzen muß, in der frühsten Zeit, nachdem er nur einigermaßen Auge und Hand an Mustern geübt, sich an die Gegenstände der Natur wendete, mit Treue und Fleiß ihre Gestalten, ihre Farben auf das genaueste nachahmte, sich gewissenhaft niemals von ihr entfernte, jedes Gemälde, das er zu fertigen hätte, wieder in ihrer Gegenwart anfinge und vollendete, ein solcher würde immer ein schätzenswerter Künstler sein; denn es könnte ihm nicht fehlen, daß er in einem unglaublichen Grade wahr würde, daß seine Arbeiten sicher kräftig und reich sein müßten.


괴테는 자연을 단순히 모방하는 것을 ‘완전함 Vollkommenheit’에 이르지 못한 초보적인 단계로 설정하고 있다. ‘소박한’ 이라는 형용사도 발전의 초보단계를 암시하고 있는데, 이것은 ‘객체를 재현 die Repräsentation des Objekts'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객체를 재현하는 것 즉 ‘자연 대상들이 현재 있는 상태대로 완성해내는 것’은 단순모방의 목표가 된다. 이러한 성격의 목표는 화가로 하여금 필연적으로 철저할 정도로 자연 사물을 관찰할 수밖에 없게 할 것이다. 관찰의 결과 있는 그대로의 사물의 단계를 벗어난다면 쉴러가 말하는 이념을 통해서 매개된 도덕적인 것으로 나아가게 된다. 괴테의 모방의 단계에서 예술가는 “사물 그 자체로 존재하는 것”을 완성하는 것이 목표인데, 쉴러는 그것을 이념으로 이해한다. “하찮은 꽃 한송이, 샘, 이끼 낀 돌, 새의 지저귐, 꿀벌의 날개짓 소리 등은 그 자체만으로 정말 우리의 마음에 드는 것인가? 무엇이 대상에게 우리의 사랑을 요구할 권리가 있을 수 있을까? 우리가 대상들 속에서 사랑하는 것은, 이들 대상이 아니라 이것들을 통해서 구현된 이념이다. 우리는 이들 대상 속에서 창조하는 조용한 삶, 자력으로 조용히 작용하는 것, 자신의 법칙에 따르는 현존재, 내적인 필연성, 자기 자신과의 영원한 통일성을 사랑하는 것이다. Was hätte auch eine unscheinbare Blume, eine Quelle, ein bemoßter Stein, das Gezwitscher der Vögel, das Summen der Bienen u.s.w. für sich selbst so gefälliges für uns? Was könnte ihm(=dem Gegenstand) gar einen Anspruch auf unsere Liebe geben? Es sind nicht diese Gegenstände, es ist eine durch sie dargestellte Idee, was wir in ihnen lieben. Wir lieben in ihnen das stille schaffende Leben, das ruhige Wirken aus sich selbst, das Daseyn nach eigenen Gesetzen, die innere Nothwendigkeit, die ewige Einheit mit sich selbst.” Schiller, Über naive und sentimentalische Dichtung, S. 414.
모방의 단계에서 예술가는 이념에 의해 매개되지 않은 상태인 것이다. 아도르노는 계몽의 단계를 애니미즘적 단계, 상징적 단계, 개념적 단계로 구분하는데, 모방을 주체와 객체가 분리되기 이전의 애니미즘적 원시단계로 보고, 객체(자연)에 동화된 상태로 해석한다. 김유동, ꡔ아도르노 사상, 고통의 인식과 화해의 모색ꡕ, 문예출판사 1993, 41-45쪽 참조.
   
그래서 단순모방을 하는 사람의 심정(das Gemüt)은 조용한 생활 속에서 자기 자신으로 돌아가서 쾌적하게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방식의 모사는 죽어 있거나 정지해 있는 대상들에서 고요하고 충실하고, 제한된 인간에 의해 수행될 것이다.” Schiller: a.a.o., S. 31: Diese Art der Nachbildung würde also bei sogenannten toten oder stilliegenden Gegenständen von ruhigen, treuen, eingeschränkten Menschen in Ausübung gebracht werden.


그러한 예술가가 자신의 재능에 유능한 식물학자이기도 하다면 즉 뿌리로부터 시작해서 식물이 번성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서로 다른 부분들의 영향을 인식하고, 그 부분들의 목적과 상호작용을 인식한다면, 잎사귀, 꽃, 수정, 열매 그리고 새로운 싹이 나는 연속적인 발전을 올바로 알고 전망하고 있다면, 그러한 예술가는 틀림없이 더욱 더 성장하고 완전해질 거라는 점은 분명하다. 그는 단순히 현상들로부터 선택을 함으로써 자신의 취향을 보여줄 뿐만 것이 아니라, 특성들을 올바르게 구현해줌으로써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하고 가르치기도 한다. 이러한 의미에서 그는 스스로 양식을 만들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그가 그렇게 엄밀하지 않다면 즉 그가 눈에 뛰어 현혹하는 것만을 열심히 표현하려고만 한다면, 그러한 대가는 곧 자신의 작풍(作風)에 빠져버릴 거라는 점을 쉽게 알 수 있기 때문이다. Goethe: Einfache Nachahmung, Manier, Stil, HA Bd.12, S.33: Es ist offenbar, daß ein solcher Künstler nur desto größer und entschiedener werden muß, wenn er zu seinem Talente noch ein unterrichteter Botaniker ist: wenn er, von der Wurzel an, den Einfluß der verschiedenen Teile auf das Gedeihen und den Wachstum der Pflanze, ihre Bestimmung und wechselseitige Wirkungen erkennt; wenn er die sukzessive Entwicklungder Blätter, Blumen, Befruchtung, Frucht und des neuen Keimes einsiehet und überdenkt. Er wird alsdenn nicht bloß durch die Wahl aus den Erscheinungen seinen Geschmack zeigen, sondern er wird uns auch durch eine richtige Darstellung der Eigenschaften zugleich in Verwunderung setzen und belehren. In diesem Sinne würde man sagen können, er habe sich einen Stil gebildet; da man von der andern Seite leicht einsehen kann, wie ein solcher Meister, wenn er es nicht gar so genau nähme, wenn er nur das Auffallende, Blendende leicht auszudrücken beflissen wäre, gar bald in die Manier übergehen würde.

이 인용문에서 우리는 자연을 단순하게 모방만 하는 예술가가 자신의 취향에 따라서 현상들로부터 선택을 하게 되는 단계에 도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선택은 어떤 형식으로든지 선택하는 주체의 주관이 개입하게 되므로 취향 Geschmack이라는 말로 표현되는데, 예술가가 자연사물들로부터 선택하는 능력은 그 사물들을 올바르게 표현하는 전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서 괴테는 양식으로의 이러한 발전의 과정을 ‘잎사귀, 꽃, 수정, 열매 그리고 새로운 싹이 나는 연속적인 발전’과 비교하고 있다. 즉 ‘소박한 모방’으로부터 ‘양식’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식물이 성장해가는 과정에 비유하고 있다. 자연이 변형되어가는 과정에서 인간이 변화되어가는 과정의 근거를 보았던 괴테는 양식을 인간의 정신적이며 윤리적인 발전과정의 목표지점이라고 생각한 것이다. 바로 이점에서 형태학적이며 유기적인 괴테의 양식개념이 분명히 드러난다.

2. 2. ‘작풍 Manier’

괴테에 의하면 인간은 조형예술을 통해서 비로소 미 Schönheit에 대한 감각을 기른다. 조형예술을 관찰함으로써 미에 대한 감식안을 얻게 되면 이제는 “살아 있는 자연의 형성물 Gebilde der lebendigen Natur”에서 그러한 미를 감지하고 평가할 수 있게 된다. Vgl. Goethe: Winckelmann, HA Bd. 12, S. 103.
괴테는 미에 대한 감식안을 갖는 인간을 “아름다운 인간 der schöne Mensch” Vgl. Ebd., S. 102.
이라고 표현하고 있는데, “아름다운 인간은 곧 언제나 상승하고 있는 자연의 마지막 산물 das letzte Produkt der sich immer steigernden Natur ist der schöne Mensch” Vgl. Ebd., S. 102.
이다. 괴테에게서 인간은 자연과 상보적인 관계를 맺고 있으면서, 이 관계에서 자연이 예술로 대체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자연이 비록 ‘아름다운 인간’을 만들어낼 수는 있어도 그것은 순간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자연이 보여주는 절대적인 힘에도 불구하고 그 완전한 모습을 지속시키고 자연이 만들어낸 미를 오랫동안 지속시킬 수가 없기 때문에 아름다운 인간이 아름다운 것도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 아름다움을 지속시키기 위해서 괴테는 자연의 모범에 따르는 예술을 그 자리에 대입시키고 있는 것이다. 인간이 예술작품을 만들기 위해서 인간은 자연의 꼭대기에 있으면서 전체 자연을 전망할 수 있어야 한다. 자연을 전망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은 자연의 질서, 조화, 의미를 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괴테는 양식으로의 발전과정에서 예술가는 자연에서 특징적인 것 das Charakteristische을 구분해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특징적인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자연의 법칙과 질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괴테는 바로 그 법칙을 볼 수 있는 ‘정신적인 눈’을 요구한다. Vgl. Goethe: Didrot's Versuch über die Malerei, WA I. 45, S. 261: “소명을 받은 예술가 천재는 자연이 스스로 천재에게 부여해준 법칙, 규칙에 따라서 행동해야만 한다. 그 법칙, 규칙들은 자연에 모순되지 않는 것이며 예술가의 가장 큰 재산이다. 왜냐하면 예술가는 법칙, 규칙을 통해서 자연의 엄청난 다양함을 그리고 자기 감정의 다양함을 지배하고 사용하는 법을 배우기 때문이다. So muß das Genie, der berufne Künstler nach Gesetzen, nach Regeln handeln, die ihm die Natur selbst vorschrieb, die ihr nicht widersprechen, die sein größter Reichtum sind, weil er dadurch sowohl den großen Reichtum der Natur als den Reichtum seines Gemüts beherrschen und brauchen lernt.”
예술가는 예술작품을 만들 때까지 고양되는 것이다. 자연을 단순모방하는 단계를 벗어나 고양되는 첫 단계가 작풍(Manier)의 단계다.
작풍(Manier)은 단순히 자연을 모사하는 단계를 벗어나 모사하는 사람의 인상이 개입되는 단계다. 그래서 이 단계에서는 자연과 예술의 관계가 새롭게 정리될 필요가 있다. 왜냐하면 있는 그대로의 자연의 모습에 관찰자의 생각에 의해 변형이 이루어지기 시작하면 그 자연의 모습은 처음의 자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자연은 생명은 있으되 무심한 존재를 만들어내고, 예술가는 죽었으되 의미있는 존재를 만들어낸다. 자연은 현실적인 것을 조직화하며, 예술가는 가상의 것을 조직화해준다. 관찰하는 사람은 의미 있는 것, 감정, 사상, 효과, 정서에 대한 작용을 자연의 작품으로 만들며, 그는 그 모든 것을 예술작품에서 찾아내려고 하고 찾아내야만 한다. 자연의 완전한 모방은 어떤 의미에서도 가능하지 않으며, 예술가는 단지 어떤 현상의 표면들을 구현하도록 소명을 받았을 뿐이다. Goethe: Diderots Versuch über die Malerei, WA I. 45, S. 254: Die Natur organisiert ein lebendiges gleichgültiges Wesen, der Künstler ein todtes, aber ein bedeutendes, die Natur ein wirkliches, der Künstler ein Scheinbares. Zu den Werken der Natur muß der Beschauer erst Bedeutsamkeit, Gefühl, Gedanken, Effect, Wirkung auf das Gemüth selbst hinbringen, im Kunstwerke will und muß er das alles schon finden. Eine vollkommene Nachahmung der Natur ist in keinem Sinne möglich, der Künstler ist nur zur Darstellung der Oberfläche einer Erscheinung berufen.  


여기서 예술과 자연의 차이를 분명히 해주고 있다. 자연이 ‘살아 있는’ 존재를 만들어내지만 이상적인 상태와 비교해본다면 ‘차별이 없는 동등한’ 존재를 만들어주며 ‘현실적인’ 존재를 만들어준다. 하지만 예술은 ‘죽었지만 의미있는’ 존재, 그리고 ‘가상의’ 존재를 만들어준다. 나아가 ‘자연의 완전한 모방’은 가능하지 않다고 함으로써, 있는 그대로의 현상을 모방한다는 것만으로는 사물로부터 예술로의 발전이 이루어질 수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다. 그래서 괴테는 “예술가는 자신을 만들어준 자연에 대해 감사하면서 자연에 제 2의 자연을 되돌려 주지만, 그것은 이미 느낀 자연, 생각된 자연, 인간에 의해 완성된 자연을 되돌려주는 것이다” Goethe: a.a.o., S. 261: So gibt der Künstler, dankbar gegen die Natur, die auch ihn hervorbrachte, ihr eine zweite Natur, aber eine gefühlte, eine gedachte, eine menschlich vollendete zurück.
고 했다. 예술가가 자연을 모방함으로써 시작한 예술가로서의 길에서 그 자연에 대해 감사하지만 예술가가 만들어낸 예술작품은 ‘제 이의 자연’에 지나지 않는다. 즉 인간의 머리에 의하여 사유된 결과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예술가는 ‘자연 속에서 작용하는 형성법칙을 이상적으로 모방 die idealisierende Nachahmung der in der Natur wirksamen Bildungsgesetze’함으로써만 예술작품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Vgl. Dirk Kemper: Einleitung in die Propyläen, S. 585, in: Goethe-Handbuch Bd. 3, Stuttgart und Weimar 1997, S. 578-593.
 
   
하지만 일반적으로 인간에게 이러한 처리방식은 너무 소심하거나 충분하지 못한 일이 되었다. 그는 하나 하나의 대상을 희생시킴으로써 하나의 상으로만 만들어질 수 있는 것, 즉 많은 대상들이 일치되고 있는 것을 본다. 자연의 문자들을 기호로 반복하기만 하는 것을 그는 불쾌하게 생각한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방법을 고안해내고 영혼으로써 포착한 것을 다시 자기의 방식대로 표현해내기 위해서 스스로 언어를 만들어낸다. 이것은 그가 대상을 반복해낼 때는 자연 그 자체 앞에 직면하지 않고 종종 반복되는 어떤 대상에 자신이 가지고 있는 본래의 형식을 부여하기 위해서, 또한 곧 그 자연을 완전히 생생하게 회상하기 위함이다.
이제 그것은 언어가 됨으로써, 이 언어에 말하는 사람의 정신이 직접 표현되어 나타난다. 스스로 생각하는 각자의 영혼 속에서 윤리적인 대상들에 대한 생각들이 다르게 정리되고 형체를 갖게 되듯이, 이러한 방식을 취하는 모든 예술가들도 세계를 다르게 보고 파악하고 모사할 것이며, 자연의 대상들을 더욱 신중하고 혹은 더욱 쉽게 파악할 것이며, 그 자연을 더욱 법칙적으로 혹은 더욱 피상적으로 또다시 만들어낼 것이다. Goethe: Einfache Nachahmung der Natur, Manier, Stil, S. 31: Allein gewöhnlich wird dem Menschen eine solche Art, zu verfahren, zu ängstlich oder nicht hinreichend. Er sieht eine Übereinstimmung vieler Gegenstände, die er nur in ein Bild bringen kann, indem er das Einzelne aufopfert; es verdrießt ihn, der Natur ihre Buchstaben im Zeichnen nur gleichsam nachzubuchstabieren; er erfindet sich selbst eine Weise, macht sich selbst eine Sprache, um das, was er mit der Seele ergriffen, wieder nach seiner Art auszudrücken, einem Gegenstande, den er öfters wiederholt hat, eine eigne bezeichnende Form zu geben, ohne, wenn er ihn wiederholt, die Natur selbst vor sich zu haben, noch auch sich geradezu ihrer ganz lebhaft zu erinnerung.
  Nun wird es eine Sprache, in welcher sich der Geist des Sprechenden unmittelbar ausdrückt und bezeichnet. Und wie die Meinungen über sittliche Gegenstände sich in der Seele eines jeden, der selbst denkt, anders reihen und gestalten, so wird auch jeder Künstler dieser Art die Welt anders sehen, ergreifen und nachbilden, er wird ihre Erscheinungen bedächtiger oder leichter fassen, er wird sie gesetzter oder flüchtiger wieder hervorbringen.
 
화가가 자연을 그린다고 할 때 우리는 화가를 주체라고 하고 자연을 객체라고 할 수 있다. 작풍의 단계에서는 분명하게 주체 우위의 상태가 나타난다. 그래서 관찰자의 눈으로 ‘하나의 상’을 만들고 ‘대상들에서 일치하는 것’을 찾게 되는데, 그것은 다양한 사물들을 하나로 환원시키는 과정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학문적’이라고 말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한데, 이러한 환원과정은 ‘자기 방식’에 지나지 않지만 이 시점부터 ‘자기만의 언어’를 만들어내어 ‘세계’를 이 언어로 파악하고 모사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정신의 상승이 시작되는 것이다.
소박한 모방의 단계를 지나 한 단계 상승한 것이 ‘작풍’이다. 괴테에 의하면 작풍의 모방방식은 가장 기교적으로 대상에 적용된다. 그리고 대상들은 어떤 것을 정점으로 하여 그 아래에 수많은 대상들이 종속되어 있어서 ‘보편적인 표현 der allgemeine Ausdruck’에 도달하는 과정에 있다. 하지만 이 모방단계에 있는 예술가는 완전한 개념에 도달하려고 하지 않고 하나 하나의 대상에 머물러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단순 모방의 단계가 사물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것이라면, 작풍에서는 기본적으로 머리에서 짜낸 방식으로서 주체에 의해서 설정되고 계획된 표현형식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단순모방에서는 자연의 다양함이 강조된다면, 작풍에서는 예술적으로 이해하는 방식의 다양함이 강조된다. 그래서 작풍을 습득한 예술가는 자신의 언어를 갖게 된다. 그 언어의 목적은 자연의 문자들을 기호 속에서 단지 따라서 해독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방법을 고안하고, 자기의 방식에 따라 사물을 표현하고, 대상에 자신의 본래의 형식을 부여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연 그 자체에 관조적으로 머물러 있지 않고 그 자연을 머릿 속에서 회상하는 단계로 나아가는 것이다. Vgl. Goethe: Einfache Nachahmung der Natur, Manier, Stil, S.34.





2. 3. 양식

괴테는 분명히 자연을 모방하는 것으로만 예술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 예술가는 현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다. 그래서 술처 Sulzer의 ‘미적 예술 Die schöne Kunst’ 괴테는 이 글에서 회화 Malerei, 무도(舞蹈)술 Tanzkunst, 웅변술 Beredsamkeit, 건축술 Baukunst, 시작술 Dichtkunst, 조각술 Bildhauerei을 die schöne Kunst라는 단어로 포괄하고 있다. 괴테에게 예술의 출발점은 인간의 노동에 있으며 노동을 통해 만들어낸 것을 예술이라고 한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예술과 기술의 의미가 혼합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로 die schöne Kunst를 ‘미적 기술’로 번역할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는 ‘미적 예술’로 번역한다. Vgl. Goethe: Die schönen Künste von Sulzer, HA Bd, S.12.
에 대한 글을 반박하는 글에서 괴테는 자연의 모방을 ‘사물을 아름답게 하기 die Verschönerung der Dinge’로 표현하면서 술처와는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괴테에 의하면 “예술은 전체를 파괴하는 힘으로부터 얻어지는 개인의 노력으로부터 나온다”. Goethe: a.a.o, S. 13: Die Kunst entspringt aus den Bemühungen des Individu-
   ums, sich gegen die zerstörende Kraft des Ganzen zu erhalten.
이러한 과정을 거쳐서 보다 높은 단계의 통일성에 도달하게 된다. 이러한 통일성에 도달하기 전에 자연과 예술은 엄청난 간격으로 벌어져 있다. Vgl. Goethe: Einleitung in die Propyläen, HA Bd. 12, S. 42: “자연은 예술과 엄청난 간격으로 분리되어 있어서, 천재도 외부의 도움이 없다면 이러한 간격을 뛰어넘을 수 없는 것이다. Die Natur ist von der Kunst durch eine ungeheure Kluft getrennt, welche dasGenie selbst, ohne äußere Hülfsmittel, zu überschreiten nicht vermag.”
이 간격을 메우고 자연에서 경험한 것과 인간의 이념을 매개해서, 이것은 괴테에게 상징식물, 근원식물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데, 최종적으로 미의 상태에 도달한 상태가 된다.  

예술이 자연을 모방함으로써, 보편적인 언어가 되려고 노력함으로써, 대상 그 자체를 정확하고 심도 있게 연구함으로서 결국은 예술이 일련의 형상을 파악하고, 서로 다른 특징적인 형식들을 정렬할 수 있고 모방할 수 있게 되면, 양식은 예술이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상태가 된다. 예술이 가장 높은 인간의 노력과 비견될만한 정도인 것이다.
소박한 모방이 고요한 존재와 다감한 현실에 근거하고 있고, 작풍이 현상을 가볍고 재능있는 심정으로 파악하듯이, 양식은 인식의 가장 깊은 토대 위에, 즉 우리에게 사물의 본질을 볼 수 있고 잡을 수 있는 상태로 인식하도록 허용되어 있는 한 사물의 본질을 그 근거로 한다. Goethe: Einfache Nachahmung der Natur, Manier, Stil, S. 32: Gelangt die Kunst durch Nachahmung der Natur, durch Bemühung, sich eine allgemeine Sprache zu machen, durch genaues und tiefes Studium der Gegenstände selbst endlich dahin, daß sie die Reihe der Gestalten übersieht und die verschiedenen charakteristischen Formen nebeneinander zu stellen und nachzuahmen weiß, dann wird der Stil der höchste Grad, wohin sie gelangen kann; der Grad, wo sie sich den höchsten menschlichen Bemühungen gleichstellen darf.
  Wie die einfache Nachahmung auf dem ruhigen Dasein und einer liebevollen Gegenwart beruhet, die maniereine Erscheinung mit einem leichten, fähigen Gemüt ergreift, so ruht der Stil auf den tiefsten Grundfesten der Erkenntnis, auf dem Wesen der Dinge, insofern uns erlaubt ist, es in sichtbaren und greiflichen Gestalten zu erkennen.


괴테는 예술가가 노력해서 도달할 수 있는 최상의 위치에 ‘양식’을 놓는다. 그리고 그 ‘양식’은 ‘인식의 가장 깊은 토대 즉 사물의 본질 위에’ 있다고 한다. 이 단계에서는 ‘다양한 특징적인 형식들’을 전망할 수 있는데, 이 방법을 통해 ‘예술이 자연을 모방하고, 자신을 보편적인 언어로 만들려고 노력해야’ 한다. 괴테는 특히 작풍의 단계에서도 자연의 문자를 ‘소묘 Zeichnen’로 표현한다고 하고, 양식의 단계에서도 예술(조형예술)이 ‘보편적인 언어’로 표현된다고 말하는데, 매너리즘과 양식의 단계로 발전하는 것은 그런 의미의 ‘소묘’ 혹은 형상화를 수단으로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예술가는 ‘스스로 자신의 방법을 고안해 낸다’고 함으로써 이 형상화 Zeichnung는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어떤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물을 모방하는 단계에서 인간의 내면에 있는 것을 발현시키는 단계로 성장하고 최종적으로 발전한 상태에서 예술가는 보편적인 어떤 것을 얻는다고 말할 수 있다. 괴테는 이러한 세 단계의 관계를 사물이 있는 그대로의 모습과 관련된 현존재 Dasein, 인간의 정신이 개입된 심정 Gemüt, 그리고 인식의 최고 상태와 관련된 본질 Wesen이라고 하는데, 우리는 이것을 차례대로 자연사물(객체), 인간(주체), 이념으로 바꾸어서 이해할 수 있겠다.
이상에서 우리는 괴테가 양식의 단계까지 세 단계로 구분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세 단계는 화가가 대상을 변형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연사물을 소박하게 모사하는 것, 자신의 생각에 따라서 고안해낸 예술, 앞의 두 단계를 보다 높은 단계에서 연결시켜서 ‘사물의 본체 즉 인식의 가장 깊은 토대’에 도달한 것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세 가지로 나타나는 유형분류는 단지 양식에 관한 글에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괴테의 인식론적인 글과 예술사에 대한 글들에서도 언급되고 있다.   
양식의 발전단계를 세 단계로 구분한 것과 같은 발전의 논리는 괴테의 다른 글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다. 괴테는 「경험과 과학 Erfahrung und Wissenschaft」 이라는 글에서 현상을 관찰하면서 그 현상에서 순수한 단계로 상승해가는 과정을 ‘경험적 현상 das empirische Phänomen’, ‘과학적 현상 das wissenschaftliche Phänomen’, ‘순수한 현상 das reine Phänomen’으로 구분한다. Goethe: Erfahrung und Wissenschaft, HA Bd. 13, S. 25.
괴테에 의하면 자연관찰자는 자연에서 사물을 관찰하면서 불확실하고 유동적으로 나타나는 대상들 속에서 고정된 어떤 것을 포착하고 지속적인 것을 찾는데 현재 그 사물들이 나타나고 있는 방식만이 아니라, 당연히 나타나야만 할 어떤 개연성을 찾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경험 과정에는 수많은 간격과 차이들로부터 경험적인 법칙을 도출해내고 그러한 법칙과 유동적인 현상들이 일치할 때, 인간의 정신은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대상에 접근한다는 것이다. 그것을 괴테는 순수하고 영속적인 현상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괴테에 의하면 “순수한 현상 das reine Phänomen"은 최종적으로 모든 경험과 실험들의 결과로서 있게 된다. 이 현상은 결코 고립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계속되는 일련의 현상들 속에서 나타난다. 그것을 구현하기 위해서 인간 정신은 경험적으로 동요하는 것을 규정하고, 우연을 배제하고, 순수하지 못한 것을 골라내고, 혼란스러운 것을 전개시키고, 미지의 것을 발견하는 것이다.” Ebd., S.25: Das reine Phänomen steht nun zuletzt als Resultat aller Erfahrungen und Versuche da. Es kann niemals isoliert sein, sondern es zeigt sich in einer stetigen Folge der Erscheinungen. Um es darzustellen bestimmt der menschliche Geist das empirische Wankende, schließt das Zufällige aus, sondert das Unreine, entwickelt das Verworrene, ja entdeckt das Unbekannte.
말하자면 일상적인 경험을 첫 단계로, 그러한 경험으로부터 나온 사실들을 체계화한 결과를 두 번째 단계로, 그리고 모든 경험들의 최종적인 결과 즉 경험들에 나타나는 내적인 상관성에 따라서 질서화시키고 결합한 결과를 세 번째 단계로 설정하고 있는 것이다. 괴테에서 경험과 이념의 관계는 매우 복잡하게 나타난다. 우리가 흔히 고전주의 시기라고 부르는 단계까지 괴테는 경험과 이념이 일치하는 것으로 생각한 듯 하다. 그러니까 경험 속에 이념이 있는 것이며 그 둘 사이를 구분하려고 하지 않는다. 위의 삼단계의 인식의 전개과정에서도 첫 단계와 세 번째 단계에서는 분명히 간격이 존재하며 괴테의 이러한 생각에 영향을 미친 쉴러도 이점을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괴테는 이념이 경험 안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하며, 이론적인 것과 실천 적인 것이 내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으로 생각했다. 나아가 이후 경험과 이념의 간격을 인정하는 후기에도 간격을 뛰어넘을 수 없다고 여긴 것은 아니며 유사한 것으로 생각한다. 괴테는 둘 사이를 유기적인 세계에서 매개하려고 노력했으며, 변형 Metamorphose이나 상징적 symbolisch이라는 개념에서 그 통합 가능성을 보고 있다. Vgl. Werner Danckert: Goethe. Der Mythische Urgrund seiner Weltschau, Berlin 1951, S. 72 und S. 277-281.



3. 취향을 통합하는 기능으로서의 양식

앞에서는 양식으로 발전해가는 과정을 설명했는데 괴테는 「예술애호가와 그의 가족들 Der Sammler und die Seinigen」(1799)이라는 글에서 매너리즘에 빠진 예술가들과 양식의 상태에 도달한 예술가들을 구분하고 그것을 자세히 설명해주고 있다. 그 기준을 정리해보면 첫째 예술이 전적으로 인간의 내면으로부터 생성된 것이냐, 둘째 전적으로 대상 즉 자연을 모방하는 예술인가, 그리고 세 번째는 매개에 의해서 보다 높은 상태로 발전한 상태인가에 따라서 앞의 두 개를 작풍이라고 생각했고 마지막을 양식의 단계로 설명하고 있다. Vgl. F. Weinhandl: Die Metaphysik Goethes, Berlin 1932, S. 322-338.


Ernst allein                Ernst und Spiel verbunden      Spiel allein
Individuelle Neigung       Ausbildung ins Allgemeine      Individuelle Neigung
Manier                    Stil                            Manier
Nachahmer                Kunstwahrheit                  Phantomisten
Charakteristiker            Schönheit                      Undulisten
Kleinkünstler              Vollendung                     Skizzisten Goethe: Der Sammler und die Seinigen, HA Bd. 12, S. 96.


첫 번째로 대립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것으로 Nachahmer와 Phantomisten이 있다. Nachahmer는 모방하는 자로서 괴테는 위 글에서 이 사람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조형예술의 기본능력이라고 하면서 무엇인가를 덧붙이거나 그 이상으로 우리를 이끌고 가려고 하지 않고 단순히 모방된 것만을 모방한다고 하면서 우리를 지극히 제한된 상태로 끌고 간다고 말한다. 그래서 이 사람에게 부족한 것이 있다면 “미적 가상으로서의 예술의 진리 die Kunst-
wahrheit als schöner Schein”라는 것이다. Vgl. Ebd., S. 98.
이런 성향의 사람들과 대립되는 것이 ‘상상하는 사람들 Imaginanten'인데 이 상상하는 특성을 보여주는 사람들 속에는 다양한 성격으로 나타난다. 괴테에 의하면 ’시화하는 사람 Poetisierer'은 세계를 시로 만드는 사람으로서 조형예술의 시적인 부분을 인식하거나 인식하려고 노력하지 않고 시인과 경쟁하고 시인의 특성을 쫒아가며 자신의 장점을 오인하고 소홀히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환영(幻影)을 쫒는 사람들 Phantomisten'은 공허한 환영같은 존재가 이들을 유혹하며, ’환상가들 Phantasmisten'은 꿈같이 왜곡시키고 일관성이 없다. ‘부유하는 사람들 Schwebler', '몽롱한 사람들 Nebler'은 현실성이 없기 때문에 이들에게는 미적 현실로서의 예술의 진리가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을 구분하는 기준은 인간에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자연대상에만 중심을 두고 있는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현실 없는 상상 wirklichkeitslose Phantasie”이냐 아니면 “상상없는 현실 phantasielose Wirklichkeit”이냐로 구분해볼 수 있다.Vgl. F. Weinhandl: a. a. O, S.3 35.
괴테의 시각에서는 현실에 뿌리를 두지 못한 상상도 문제요 상상이 곁들여지지 않은 현실도 문제인 것으로, 이 둘 사이를 매개하려고 한 것이 그의 의도라고 해야 할 것이다. 위에서 든 대립을 매개하려고 했던 것이 바로  “미적 가상으로서의 예술의 진리”이며 이것이 양식과 같은 위치인 중앙에 위치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주 32의 도표 참고
그리고 괴테는 모방하는 자들이 보여주는 성격을 “거짓 자연성 falsche Natürlichkeit”으로, 상상하는 사람들이 보여주는 성격을 “거짓 천성 falsche Natur”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자연성은 사물의 성격으로, 본성은 인간의 내면에 있는 것으로 각각 구분해볼 수 있다면 여기서 바로 괴테의 분류기준을 분명히 알 수 있다. 말하자면 자연을 모방하는 것만으로도 부족하며 그렇다고 해서 인간의 정신으로부터만 나온 것도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 대립으로 Charakteristiker과 Undulisten이 있다. der Charakter, das Charakteristische는 차이가 나는 것 혹은 특수한 것으로 개념적으로 규정된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즉 모든 자연현상들에서 나타나는 특징적인 면으로 고정되고 규정된 어떤 성격이라고 할 수 있는데 부정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무미건조하고 형식적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이러한 성격을 보여주는 부류들로는 추상과 개념으로 환원하려는 경향이 짙은 엄숙주의자들 Rigoristen이 있다. 이와는 반대로 Undulisten은 성격이나 의미가 없고 자기의 마음에 드는 것만을 좋아한다. 그래서 이들은 연약하고, 일시적이고, 부드러운 성격을 갖는다. 그러나 예술작품은 이러한 특성 이상의 것을 요구하는데 이 자리에서 바로 여기서 대립적인 것으로 설명하고 있는 각각의 것을 매개함으로써 상승 Steigerung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이 상승의 지향점은 완전한 예술작품이 되는 것이다. 완전한 예술작품은 자연작품이며, 이 둘 사이에 인간 정신이 개입됨으로써 가능해진다. 이 세 관계에서도 전제는 자연인데, 괴테는 자연과 인간 그리고 예술작품에는 동일한 법칙이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괴테는 완전한 예술작품이 왜 자연작품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완전한 작품은 당신의 본성과 일치하기 때문에, 그것은 자연을 넘어서는 것이기는 하지만 자연 밖에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완전한 예술작품은 인간정신의 작품이며, 이런 의미에서 자연의 작품이기도 하다. 하지만 산재해 있는 대상들이 하나로 파악되고 아주 사소한 대상들까지도 의미 있고 가치 있게 수용됨으로써 예술작품은 자연을 넘어선다. 예술작품은 조화롭게 발원하고 형성된 정신에 의하여 파악되는 것이며, 이 정신은 그 본성에 따라서 그 자체로 완성된 것, 최상의 것을 발견한다.Weil es mit Ihrer bessern Natur übereinstimmt, weil es übernatürlich, aber nicht außernatürlich ist. Ein vollkommenes Kunstwerk ist ein Werk des menschlichen Geistes, und in diesem Sinne auch ein Werk der Natur. Aber indem die zerstreuten Gegenstände in eins gefaßt und selbst die gemeinst in ihrer Bedeutung und Würde aufgenommen werden, so ist es über die Natur. Es will durch einen Geist, der harmonisch entsprungen und gebildet ist, aufgefaßt sein, und dieser findet das das Fürtreffliche, das in sich Vollendete auch seiner Natur gemäß.” Goethe: Wahrheit und Wahrscheinlichkeit der Kunstwerke, HA Bd. 12, S. 72.
이 상승은 바로 괴테에게서는 정신의 상승으로 발전의 계기를 이루는 것이다. 상승은 자신이 대상을 고양시키고 대상에 의해 자신이 고양되어야 하는 것을 말한다. 괴테는 정신이 물질로부터 스스로 상승한다고 말하고 있는데 이것은 인간의 외부에 어떤 이념적인 것을 설정하고 그 이념에 의해서 모든 사물이 규정된다는 사유방식이 아니라, 인간을 비롯한 인간의 사변적 이성조차도 유기체의 진화역사에서 물질로부터 순차적으로 발전해왔다고 생각하는 사유방식으로 20세기의 화이트헤드의 사상도 이러한 경향을 보여준다. Vgl. Alfred North Whitehead: The Function of Reason, 1929. 괴테는 양극성과 상승의 원리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양극성과 상승의 개념, 양극성은 우리가 그것을 물질적으로 생각하는 한에서는 물질에 속하고, 상승은 그와는 반대로 그것을 정신적이라고 생각하는 한에서는 물질과는 반대의 것에 속한다.  전자는 영원한 당김과 밀침, 후자는 언제나 추구해가는 상승의 과정에 있다. 그러나 물질이 정신이 없이 존재하지 않으며 작용할 수 없고, 정신은 물질이 없이 존재할 수 없고 작용할 수 없기 때문에, 물질도 스스로를 상승시킬 수가 있다. 그것은 마치 정신이 스스로 끌어당겼다 밀쳤다 하는 것과 같다. der Begriff von Polarität und Steigerung, jene der Materie, insofern wir sie materiell, diese ihr dagegen, insofern wir sie geistig denken, angehörig; jene ist in immerwährendem Anziehen und Abstoßen, diese in immerstrebendem Aufsteigen. Weil aber die Materie nie ohne die Geist, der Geist nie ohne Materie existiert und wirksam sein kann, so vermag auch die Materie sich zu steigern, so wie ichs der Geist nicht nehmen läßt, anzuziehen und abzustoßen;” Goethe: Erläuterung zu dem aphoristischen Aufsatz “Die Natur”, HA Bd. 13, S. 48.
괴테에게서 나타나는 경험과 이념의 매개 주 30 참고.
주체와 객체의 매개관계에서, 쉴러가 그 둘 사이를 엄격하게 분리하면서 괴테의 겸험을 이념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지적하고 있는 데, 어떻든 괴테는 그 둘 사이를 매개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는 듯 하다. 두 번째의 대립을 매개해주는 것으로 괴테는 ‘미’를 제시하고 있다.
그 다음에 부분에 중심을 두느냐 아니면 전체에 중심을 두느냐에 다라서  Kleinkünstler와  Skizzisten으로 대립되는데, Kleinkünstler는 정신이 결여되어 있으며, 전체에 대한 감정이 없고, 작품을 통일적으로 관찰하지 못한다. 즉 세밀한 부분에만 관심을 두는 것이다. 반대로 Skizzisten은 사생(寫生)하는 사람으로 직접 정신을 향해서 말을 하고 그렇게 해서 경험이 없는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황홀하게 한다. 이들의 특징은 가상이 우위에 있다는 것, 정신이 정신을 향해서 말한다는 것이다. Vgl. Goethe: Der Sammler und die Seinigen, S. 94.
이 두 가지를 매개하기 위해서 괴테는 ‘완성’을 제시한다.
괴테는 서로 대립적인 성격의 예술가들을 차례로 제시하고 있다. Nacha-
hmer, Charakteristiker, Kleinkünstler와 그리고 Phantomisten, Undulisten, Skizzisten들이 그들인데,  앞의 세 유형은 ‘진지함’으로 치우친 사람들이고, 뒤의 세 유형은 ‘유희’로 치우친 사람들이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러한 두 경우들을 종합해서 이것으로부터 참된 예술을 만들어낸다. Nachahmer가 자기의 주체를 대상에 전적으로 맡기고 Phantomist는 반대로 의지와 정신에 따라서 대상을 다룬다면, 예술적 진리를 얻고자 노력하는 사람은 대상의 본성 Natur으로부터 본질적인 것을 얻어내야 할 것이다.
또한 이 도표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괴테는 전체적인 양식의 양옆에 나타나는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서 다르게 형성된 개념들을 조화시키려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개인적인 취향’에 따라 상이하게 드러나는 특성들을 모두 결합할 때만 ‘완전한 예술가 vollendete Künstler’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진정한 애호가 der echte Liebhaber’가 여섯 가지의 모든 취향들을 자기 안에서 결합해야만 하는 것과 같다. Ebd., S. 95.
이 도식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각 각 개념으로 분류된 예술가들의 문제는 취향에 대한 문제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모든 ‘취향’은 그 자체로서만 ‘홀로’ 추구되기 때문에 ‘개인적인 것 Individuelle’, ‘작풍 Manier’, 혹은 ‘예술 Kunst’에 있어서 ‘진지한 ernst’, ‘엄격한 streng’, ‘꼼꼼한 ängstlich’ 쪽으로 흐르거나 , ‘유희하는 spielend’, ‘가벼운 leicht’, ‘느슨한 lose’ 측면으로 흐른다. Vgl. Ebd., S. 96.
하지만 위 도표에서 보듯이 진지함과 유희가 내적으로 연결되고 ‘보편적인 것으로 형성되었을 때 in der Ausbildung  ins Allgemeine' 비로소 ’참된 예술 wahre Kunst'이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양식 Stil이 되고, 예술의 진리 Kunstwahrheit가 되고 미가 되고 완전함 Vollendung이 되는 것이다.    


4. 인간에 대한 탐구

이 글은 양식 Stil이 작품들의 다양한 성격 속에 있는 어떤 통일적인 것을 말하는 것으로 출발했다. 그것은 어떤 예술가의 특징적인 표현방식이 다른 예술가의 표현방식과 차이가 나는 것을 말한다. 괴테의 양식 개념은 이러한 형식적인 의미가 아니라 인간 존재에 대한 탐구의 의미가 숨어 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서정시, 서사시, 극이라고 구분하는 외적인 형식에 대해서 괴테는 본질적인 형식을 제시한다. 그리고 그것을 “시의 자연형식 Naturformen der Dichtung”이라고 명명한다.   

시에는 세 가지 진정한 자연형식만이 있다. 명쾌하게 이야기하는 형식, 열광적으로 흥분시키는 형식 그리고 사람처럼 행동하는 형식 즉 서사시, 서정시 그리고 극이다. 이 세 가지 시작방식은 함께 작용할 수도 있고 따로 따로 작용할 수도 있다. 아주 짧은 시에서 우리는 그러한 시작방식들이 함께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는데, 아주 좁은 공간에서 이것들이 결합해서 가장 훌륭한 모습을 만들어주는데, 제 민족의 담시에서 분명히 이런 것을 알 수 있다. Goethe: Naturformen der Dichtung, HA Bd. 2, S. 187: Es gibt nur drei echte Naturformen der Poesie: die klar erzählende, die enthusiastisch aufgeregte und die persönlich handelnde: Epos, Lyrik und Drama. Diese drei Dichtweisen können zusammen oder abgesondert wirken. In dem kleinsten Gedicht findet man sie oft beisammen, und sie bringen eben durch diese Vereinigung im engsten Raume das herrlichste Gebild hervor, wie wir an den schätzens-   wertesten Balladen aller Völker deutlich gewahr werden.



담시라는 하나의 장르 속에 문학의 세 가지 형식이 있음을 지적하는 것은 인간 존재 안에 그와 같은 통합된 존재형식이 있음을 지적하는 것과 같다. 그래서 예술가가 자연의 단순모방으로부터 출발해서 매너리즘의 단계를 거쳐 양식의 단계로 발전하는 것은 인간의 내면적인 것의 발전단계로 이해할 수 있다. 그리고 괴테는 인간의 내면에 있으면서 대상을 이해하는 수단을 이념이라고 부르는데, 이것을 그는 기관 ein Organ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즉 괴테에 의하면 “경험대상들에 대한 이념은 말하자면 이 대상들을 파악하기 위해서 즉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이용하는 기관이다”. An Sömmerring, 28. August 1796, WA IV. II, S. 175: Eine Idee über Gegenstände der Erfahrung ist gleichsam ein Organ, dessen ich mich bediene, um diese zu fassen, um sie mir eigen zu machen.
결국 우리가 바라보는 조형예술의 외적인 양식도 그것을 바라보는 관찰자의 내면적 발전의 정도에 따라, 괴테가 구분하는 각각의 단계로 다르게 관찰되는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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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sammenfassung

Der organologische Stil bei Goethe
                       
Jai-Dong Lim (Chungnam Universität)


Man könnte in den verschiedenen Perspektiven darüber handeln, was der Stil ist; in der Sprachwissenschaft, Sprachphilosophie, in der Persönlichkeit oder poetischen Persönlichkeit des Kunstwerkes und in der Kunstwissenschaft.  Die Stilistik beschäftigt sich im allgemeinen damit, was dir Dichtung hervorbringt.
Aber der Stil bei Goethe enthält eine andere Bedeutung wie es war. Die Kunst ist bei Goethe im Grunde eine bildende Kunst in der italienischen Reise. Vor dieser Reise beantwortete er die Nachahmung im allgemeinen zugunsten der künstlerischen Subjektivität ablehnend, denn er hatte sich damals in dem Schaffen der Literatur vertieft, nicht in der bildenden Kunst.  
Der Stil bezieht sich aber bei Goethe auf die geistige Entwicklung des Künstlers. Drei Entwicklungsstufen sind ‘Einfache Nachahmung der Natur, Manier, Stil’. Ein Künstler, der die Gegenstände der Natur auf das genaueste nur nachahmt, würde in seinem angeborenen Talent bleiben. Der Nachahmer verdoppelt nur das Nachgeahmte, ohne von dem einzigen höchst beschränkten Dasein sich zu entfernen. Deshalb fehlt “die Kunstwahrheit als schöner Schein” bei dem Nachahmer. Der Künstler strebt nach der Einheit der Naturerscheinungen und in diesem Prozeß erfindet er sich seine Weise, macht sich selbst eine Sprache. Die von dem Künstler hervorgebrachte Natur unterscheidet sich von der eigentümlichen Natur der einfachen Nachahmung. Das ist eine gedachte, eine menschlich vollendete. Der Künstler gelangt durch die einfachen Nachahmung der Natur endlich dahin, daß er auf die tiefsten Grundfesten der Erkenntnis stoßt. Goethes Gliedrung ‘einfache Nachahmung der Natur, Manier, Stil` ist genetisch, wie eine Pflanze wächst. Die sukzessive Entwicklung vom Keim über Blüte bis zum neuen Keime ist mit der Entwicklung von der einfachen Nachahmung zum Stil und auch zum höchsten Grad der Erkenntnis analog.



http://goethe.german.or.kr/koreanisch/goethe_yongu/12/12_07.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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