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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26 (02:15) from 218.39.96.188' of 218.39.96.188' Article Number : 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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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윈은 미래다] 1부 <1> 다위니즘 - 선택과 적응


[다윈은 미래다] 1부 <1> 다위니즘 - 선택과 적응
"살아남자" … 생명체도 사회도 진화엔 쉼표가 없다


'생물종은 신에 의해 설계되고 창조' 진리 뒤집어
자연과학 물론 인문·사회과학 전반 새 시각 제공
인류에 의해 멸종위기 처한 種 보존 책무 가져야

김기중·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희원기자 hee@hk.co.kr  노년의 찰스 다윈. 인간과 세계 인식의 새 지평을 연 그는 소수 학자들과의 제한적인 교류와 사색을 즐긴 인물이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노년의 찰스 다윈. 인간과 세계 인식의 새 지평을 연 그는 소수 학자들과의 제한적인 교류와 사색을 즐긴 인물이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다윈 진화론의‘고향’ 인 갈라파고스 군도의 이구아나와 입내새. 궁리 제공
다윈 진화론의‘고향’ 인 갈라파고스 군도의 이구아나와 입내새. 궁리 제공




김기중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김기중 고려대 생명과학부 교수



한국일보는 올해 다윈(1809~1882) 탄생 200주년, <종의 기원> 출판 15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 시리즈 '다윈은 미래다'를 11일부터 매주 수요일자에 연재한다.

인류가 우주에서, 세계 내에서 자신의 존재를 제대로 인식하기까지에는 위대한 지성의 출현이 필요했다. 인류의 인식과 사고체계를 근본적으로 변혁시킨 그 지성의 한 사람이 꼭 200년 전인 1809년 2월 12일 태어난 찰스 다윈이다.

다윈이 1859년 <종의 기원>에서 발표한 진화론은 한 조상으로부터 여러 종이 기원했음을 과학적이고 포괄적으로 체계화한 이론이었다. 진화론은 인간에게 부여된 영적이고 예외적인 지위를 박탈, 종교적 신념에 기반했던 당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그리고 다위니즘은 생물학 등 자연과학은 물론 인간의 마음, 행동, 관계를 연구하는 심리학과 사회학, 경제학 등 인문ㆍ사회과학 전반에 새로운 시각과 이론적 틀을 제공해 왔다. 10년이나 100년 뒤가 아닌 100만년, 10억년 뒤의 인류를 전망해볼 시야와 용기를 주고 있다. 다윈은 그래서 현재이자 미래다.

'다윈은 미래다'는 1부에서 다위니즘의 개념과 발전, 그 파장을 다룬다. 2부는 다윈 이후 새로 밝혀졌거나 논란 중인 주제를 통해 진화론의 생생한 현실적ㆍ미래적 의미를 찾아본다. 3부는 당대 최고의 지성으로 꼽히는 진화론 관련 해외 석학들과의 인터뷰로 꾸밀 예정이다.

1859년 11월 찰스 다윈은 20여 년에 걸친 방대한 관찰과 숙고의 결과물인 <종의 기원>을 출판했다. 1,250권의 초판은 환호와 비난이 함께 쏟아지는 가운데 곧 매진됐다.


<종의 기원>에서 다윈이 주장한 핵심은 생물종이 불변이 아니라 생기고 또 없어지는 존재이고, 그 진화의 메커니즘은 자연선택을 따른다는 것이다. 다윈 이전에도 진화의 개념은 없지 않았다. 하지만 다위니즘이 기념비적인 것은 진화가 ‘자연선택’이라는 메커니즘에 의해 일어난다는 것을 밝힌 데 있다.

자연선택이란 생물집단의 다양한 개체들의 생존·생식 능력이 제각각이어서 경쟁력이 없는 개체는 도태되고 경쟁력이 있는 개체는 보다 많은 후손을 낳아 퍼지는데, 그 선택의 방향은 생물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으로 결정된다는 뜻이다.

자연선택은 자손의 모습, 색깔, 크기, 생화학적 특성, 습성 등 모든 것에 변화를 가져온다. 이 변화는 유전자 변이에 의해 누적되고 자식에게 전달된다. 변화한 개체가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거나 새로운 생태적 지위에 오르면 어버이 집단과는 사뭇 다른 특성을 갖게 된다. 시간이 흘러 이렇게 이질화된 집단 사이에 교배가 불가능하게 되면 서로 다른 종이 생겨나는 것이다.

하나의 종이 둘 이상으로 나뉘기도 하지만 A라는 종이 B라는 종으로 치환되기도 한다. 이 같은 변화가 생물 진화의 역사를 구성한다. 그 증거는 화석기록으로 나타나며, 생물종들이 복잡하게 얽혀있는 현재의 생물다양성에서 찾아볼 수 있다.

진화이론은 지구상에 생명이 탄생하여 현재의 다양성을 보이기까지의 전 과정을 포괄적으로 설명하는, 신뢰할 만한 사실인 것이다.

■ 진화론이 열어젖힌 새 지평

다윈 이전에는 생물종들이 신에 의해 현재 보이는 대로 설계되고 창조되었다는 설명이 일반적이었다. 복잡한 생물의 설계자가 존재한다는 설계론(또는 자연신학)이다. 또한 생물종에는 고등한 인간부터 하등한 종까지 위계질서가 있다고 믿었다.

유일하게 영혼을 가진 인간을 비롯해 모든 생명체가 신의 뜻에 따라 형태와 지위를 부여받았고, 종은 변하지 않고 고정된 것이었다.

하지만 다윈 진화론의 핵심은 종은 변한다는 것이다. 자연환경에 적응하면서 생물이 스스로 변화하고, 탄생하고, 멸종한다는 다위니즘에는 설계자(신)가 발딛고 설 자리가 없으며, 인간의 우월한 지위도 여지없이 무너진다. <종의 기원> 출판 이후 종교적 논란이 거세게 일었던 이유가 여기 있다.

종교 외에도 다위니즘은 폭넓은 영향을 미쳤다. 계통분류 연구자들은 생물종들을 분류하는 계통수를 새롭게 그리기 시작했고,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인간의 마음의 기저에 있는 동물적 본능을 알아차리게 됐다.

다윈 자신은 진화를 진보와 동일시하지 않았지만, 진화론은 곧 사회의 진보를 설명하는 원리로 차용됐다. 철학자 허버트 스펜서(‘적자생존’이라는 용어를 만든 주인공)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는 사회다위니즘이 그것이다. 원시공동체부터 공산주의까지 사회의 단선적 진보를 제시한 칼 마르크스 역시 <종의 기원>의 열렬한 팬이었다.

■ 진화론이 가설이라고?

지금도 진화론을 사실이 아닌 가설 정도로 여기는 이들이 더러 있다.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창조론을 가르쳐야 한다는 논쟁이 왕왕 일어났다. 우리나라 초중고교에서도 진화론은 거의 다뤄지지 않아 일반인의 진화론에 대한 지식은 단편적이다.

하지만 가까운 주변에서 진화의 기본개념을 이해할 만한 사례는 적지않다. 질병과 인간 사이의 끝없는 싸움은 하나의 본보기다. 인간이 개발한 항생제에 저항성을 갖는 세균이 나타나고, 에이즈 치료제에 저항성이 있는 바이러스가 진화하는 것을 보라.

또 원래 지방 함량이 5%도 안 되는 옥수수를 100세대에 걸쳐 선택해 지방 20%를 함유하는 품종으로 개량한 인위선택의 사례도 들 수 있다. 곡식이나 가축에서의 인위선택을 자연선택으로 바꿔보면 자연계에서 일어나는 종의 진화 메커니즘을 이해하게 된다.

사실 종 진화의 증거는 무수하다. 다윈은 유사한 생물종들이 하나의 공동 조상으로부터 발전되었다는 증거를 통해 진화론을 창안했다. 그가 갈라파고스 섬에서 관찰한 방울새(‘다윈의 핀치새’)는 육지로부터 이주한 하나의 조상새로부터 먹이의 종류와 섭식 습성에 따라 부리가 변형되면서(즉 환경에 적응하면서) 여러 종으로 진화했음을 보여주었다.

화석은 오랜 기간에 걸쳐 일어난 생물종의 흥망성쇠를 지층 속에 기록하고 있는 역사서이다. 한 예로 고래류가 하마류와 유사한 4지(肢) 조상에서 뒷다리가 퇴화하고 앞다리가 변형된 생물임을 보여주는 중간형 화석이 1990년대에 발견됐다.

또 다른 증거는 흔적기관이다. 뉴질랜드의 날지 않는 키위새는 작은 날개를 가지고 있고, 보아뱀의 일종은 흔적만 남은 뒷다리뼈를 갖고 있으며, 사람은 흔적뿐인 꼬리뼈, 수컷 포유류는 아무 기능이 없는 젖꼭지를 가지고 있다.

이 기관이 기능을 했던 조상으로부터 다양한 생물종들이 진화했다는 의미다. 이밖에 외형상으로는 서로 다른 종들이 근본적으로 유사한 골격구조를 공유한다는 비교해부학·비교발생학 연구도 진화론을 지지한다.

■ 진화는 진행형이다

진화는 지금도 자연에서 관찰할 수 있고 실험실에서 재현할 수 있다. 미국 플로리다주립대 스콧 캐롤 연구팀은 무환자나무 노린재라는 곤충종이 1880~2000년 기주식물의 변화에 따라 주둥이 길이가 짧아진 과정을 입증했다.

또한 프린스턴대학의 피터 그랜트 등은 최근 30년 동안 갈라파고스 섬의 방울새가 가뭄에 적응한 진화과정을 관찰해왔다. 베른 그랜트는 꽃고비속 식물을 교배시켜 겨우 20세대 만에 새로운 종을 선발하기도 했다.

생물종이 형성되고 사라지는 과정은 수만 세대 이상의 시간이 걸려 연구자인 인간이 관찰하기는 어렵다. 대신 우리는 생명 역사의 산물인 화석과, 현존 생물종이 간직한 무궁무진한 진화의 정보를 분석, 대진화의 주요 과정을 어느 정도 추론할 수 있다.

그러나 과학적으로 발굴된 생물종은 지구 생물종의 10분의 1에 불과하고 기재된 종의 10% 미만이 진화 및 계통연구에 이용되고 있다. 이름도 갖지 못한 생물종들이 인간의 환경 파괴로 지구상에서 빠른 속도로 멸종되어가고 있는 심각한 현실이다.

인류는 생존하는 생물종들의 다양성을 이해하고 보존할 책무가 있다. 다윈 탄생 200주년, <종의 기원> 출판 150주년을 맞아 자연을 관찰하는 눈을 열어야 한다.

‘설계론 옹호자’ 비글호 선장에 반발로 진화론 창안?


찰스 다윈이 진화론을 창안한 계기로 유명한 비글 호 항해는 1830년대의 일이다. 그보다 앞서 유럽에는 진화론 주장이 없지 않았다.

경기가 침체되고 진보적 사회운동가들이 세를 규합하던 그 시대 영국에서 진화의 개념은 사회변혁의 논거로 활용됐다. 진화론이 과학적 이론으로 꼴을 갖추기 전에 이념지향적인 이단의 이론으로 통했던 셈이다.

정작 다윈은 부유한 의사 집안의 아들이었다. 그가 출신과 종교에 반하는 이론을 세운 것은 항해의 말동무였던 피츠로이 선장이 고지식한 설계론 옹호론자여서 오히려 반발심이 작동했기 때문이리라고 저명한 생물학자 스티븐 제이 굴드는 강력하게 추정한다.

런던컬리지대학 연구원 에이드리언 데즈먼드 등은 최근 다윈이 항해 동안 목격한 흑인 노예 학대에 대한 혐오감에서 진화론적 생물관이 생겨났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어쨌든 케임브리지대 출신의 중산층 다윈은 자신의 이론이 급진주의자의 주장에 휩쓸리는 것을 경계했고, 기존의 조악한 진화론도 탐탁치 않게 여겼다. 그는 비글 호 항해 후 느리고 신중하게 이론을 발전시켰다.

<종의 기원>은 항해 후 23년 만에 발간됐다. 다윈은 수집한 샘플들을 전문가들에게 보이고 맬서스의 <인구론>에서 자연선택의 개념을 착안하면서 생각을 거듭했다.

생계를 위해 일할 필요가 없었던 출신배경, 이론을 섣불리 내놓지 않으려 한 다윈의 신중함이 결과적으로 철저히 경험적 사실을 좇아 인식의 전환을 이끌어낸 것이다.

김희원기자 hee@hk.co.kr







http://news.hankooki.com/lpage/it_tech/200902/h2009021102413823760.ht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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