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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신학논문은행에 대하여

2015/10/22 (17:07) from 220.66.47.15' of 220.66.47.15' Article Number : 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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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화 교리에 관한 합동 선언문” 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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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화 교리에 관한 합동 선언문” 해설

  I. “의화 교리에 관한 합동 선언문”의 반포경위

  그리스도의 탄생 2000년 대희년을 앞두고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회는 교회 일치 운동에서 기념비적 거보를 내딛는 데 성공하였다. 1999년 10월 31일에 독일 아욱스부르그(Augsburg)에서 두 교회 대표들이 “의화 교리에 관한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세계연맹의 합동 선언문”에 공동으로 서명하기에 이른 것이다. 의화 교리에 관하여 완전하지는 않으나 기초진리에서 일치에 도달한 이 선언문은 “교황청 그리스도교 일치촉진 평의회”와 “루터교 세계연맹”이 주축이 되어 1967년 이래 진행하기 시작하여 30년 이상에 걸쳐 국제적이고 주로 미국과 독일을 중심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지속된 대화의 결실이다.  
  가톨릭 교회는 공식 서명에 앞서 교황청 신앙교리성과 교회일치촉진 평의회가 공동 합의하에 작성하여 1998년 6월 25일자로 발표한 논평문을 통하여 가톨릭의 이견을 분명히 밝히는 가운데에서도 도달된 일치에 기반 위에서 의화와 관련된 근본적인 진리에 관하여 여전히 남아있는 상위성들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려는 자세를 천명하였다. 그리고 루터교 세계연맹도 제네바에서 개최된 협의회에서 1998년 6월 16일자로 발표한 공식 결의문을 통하여  수용자세를 천명하고 도달된 의미심장한 합의에 입각하여 명료화가 요청되는 주요 쟁점들에 관한 연구와 대화를 지속할 것을 다짐하였다. 교황청 교회일치촉진 평의회 의장 에드워드 이드리스 카시디(Edward Idris Cassidy) 추기경과 루터교 세계연맹 대표가 공식 서명에 즈음하여 발표한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 세계 연맹의 공식 공동 성명서”에서 의화 교리에 관한 성서적 기초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심화하는 작업에 투신하여 선언문에서 도달된 합의를 구체화시킴으로써 더욱 진전된 합의를 이룩하려는 결의와 함께 합동 선언문을 전체적으로 추인한다는 사실을 천명하였다.
  교회 일치에 큰 걸림돌이 되었던 쟁점에서 주요한 합의가 이루어짐으로써 교회 일치 운동에서 큰 이정표를 마련한 선언문의 주요 내용을 소개하고 가톨릭 교회의 입장을 밝혀서 교회 일치 운동이 한국 그리스도교계 안에서도 심도있게 전개될 수 있는 풍토조성에 미력하나마 이바지하고자 한다.

  II. 선언문의 주요 내용 해설

  44항에 이르는 서론과 5절로 나뉘어진 본문과 의화 교리에 관한 합동 선언문의 전거에 해당하는 부록자료로 구성된 이 선언문에 수렴된 의화 교리의 주요 내용은 트리엔트 공의회(Concilium Tridentinum) 제 6회기에서 작성된 가톨릭의「의화교령」(Decretum rechtficationis, 1547)과 「아욱스부르그 고백」내지 「루터교 고백문서」에서 표명된 루터의 종교개혁 요지를 대체적으로 반영하면서 새로운 양식으로 표현한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서론

서론(1-7항)에서 의화 교리가 가톨릭과 루터 교회 사이에 논쟁과 아울러 교리적 정죄를 루터교 고백문과 트리엔트 공의회 양편에서 각기 발하여 오늘날까지 여전히 유효하며 교회 분리적 결과를 자아내는 주요쟁점임을 밝힌다.
여기서 선언문의 기본성격이 다음과 같이 표현된다. “본 합동 선언문은 양 교회가 의화에 관하여 가르치는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지만 의화 교리의 기초 진리들에 대한 일치를 담고 있고, 그것을 해설하는 데 남게되는 상위성들이 더 이상 교리상의 정죄 이유가 되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면서도 대화 당사자 교회들은 과거에 발해진 정죄들을 가볍게 대하지 않고 그들 자신의 과거를 부인하지도 않는다는 확신을 표명한다. 오히려, 이 선언문은 우리 교회들이 자신들의 과거 역사 안에서 새로운 통찰에 이르게 되었다는 확신으로 각인되어 있다. 교회들이 서로를 분리시키는 쟁점들과 정죄들을 검토하고 저들을 새로운 빛으로 보게 하는 것을 가능하게 할 뿐만 아니라 필요하게 하는 발전이 이루어지게 되었다”(7항).

  1. 의화에 대한 성서 메시지

제1절(8-12항)에서 인간이 되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께 대한 믿음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의화에 관하여 다양한 양식으로 증언하는 성서 메시지의 요지가 간략하게 서술된다.
구약에서 언급되는 인간의 죄와  불순명과 아울러 하느님의 “정의로우심”과 “심판”에 관한 구절들이 소개되어 있다(8항). 이어서 “의로움”과 “의화”에 관한 신약성서 마태오와 요한 복음, 히브리서와 야고보서 등의 여러 구절들이 소개되고 바오로 서간의 몇 구절들의 내용이 열거된다.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해방시켜 주셨다”(갈라 5,1-13; 참조: 로마 6,7), “하느님과 화해하다”(2 고린 5,18-21; 참조: 로마 5,11), “새로운 창조”(2 고린 5,17),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께 살아있음”(로마 6,11,23), 또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성화됨”(1 고린 1,2; 1:31; 2 고린 1,1) 등이다(9항).
종교개혁자들에게서 부각된 신앙을 통해 하느님의 은총에 의한 죄인의 “의화”(로마 3,23-25)와 관련된 바오로의 서간들이 비교적 자세하게 서술된다. “바오로는 더 나아가 복음을 죄의 권세 밑에로 추락한 사람의 구원을 위한 하느님의 권능으로서, ‘하느님의 공의가 신앙을 위한 신앙을 통하여 계시되었다’(로마 1,16-17)고 선포하고 ‘의화’를 부여하는(로마 3,21-31) 메시지로서 규정한다. 바오로는 그리스도를 예레미아가 하느님 자신에 관하여 선포한 것(1 고린 23,6)을 부활하신 주님께 적용하면서 그리스도를 ‘우리의 의’라고 선포한다(1 고린 1,30)... ‘모두가 죄를 지었고 하느님의 영광으로부터 멀어졌기 때문에’(로마 2,23; 참조: 로마 1,18-3,22; 11,32; 갈라 3,22) 모든 인간 존재는 하느님의 정의를 필요로 한다... 의화는 “믿는 사람에게는 죄를 용서해 주시려고 하느님께서 제물로 내주셔서 피를 흘리게 하신”(로마 3,25; 참조: 3,21-28)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의 것이 된다. ‘여러분이 구원을 받은 것은 하느님의 은총을 입고 그리스도를 믿어서 된 것이지 여러분 자신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닙니다’(에페 2,8-9)”(10항).
11항 이하에서 의화의 성서 가르침의 요지가 서술된다. 여기서 의화가 죄의 용서이며, 죄와 죽음의 지배 세력으로부터의 해방이자 율법의 저주로부터의 해방으로서 하느님과의 친교로 이미 지금, 그리고 도래하는 하느님 나라 안에 온전히 수용되는 것으로서, 그리스도 때문에, 은총에 의해서 하느님 아들의 복음에 대한 믿음을 통하여 오로지 하느님에게서 온다는 사실이 제시된다. 그런데 의인이 그리스도의 말씀으로부터 오면서, 성령의 열매인 사랑을 통하여 활성화되는 신앙으로 생활하지만, 의화된 사람들이 권세와 욕정에 의해 안팎으로부터 맹렬한 공격을 받고 죄악에 빠지기 때문에, 항구하게 하느님의 약속을 새로 듣고 자신들의 죄를 고백해야 하며, 그리스도의 몸과 피에 참여하고 하느님의 뜻을 따라 의롭게 살도록 권고를 받아야 한다는 필요성이 여러 성서적 전거에 의거 진술되고 있다.

  2. 교회 일치 문제로서의 의화 교리

제2절(13항)은 성서의 의화 메시지를 달리 해석하고 적용함으로써 16세기에 야기된 서방 교회의 주 분열 원인이었으며 교리적 정죄에로까지 이어졌음을 지적하면서 이 분열의 극복을 위해 의화의 공동 이해가 근본적이고 불가결하다고 진술하면서, 이 선언문에서 피력된 합의에 의거 과거에 발해진 정죄들이 더 이상 오늘의 상대방들에게는 해당되지 않는다고 진술한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진행된 교회 일치 대화들이 최근의 성서 연구의 통찰들을 적용하고 신학과 교의 역사에 대한 현대 연구들을 원용함으로써 의화 교리에 관한 기초 진리들에 대해 합의를 정식화할 수 있게 하였다. 이 합의의 빛 안에서 16세기에 각기 내려진 교리적 정죄들은 오늘의 상대방에게 적용되지 않는다.”

 3. 의화의 공동 이해

제3절(13-18절)에서 성서 메시지에 입각하여 인간의 의화가 자신의 실적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 역사라는 의화 교리의 공동내용이 서술된다. “신앙 안에서 우리는 의화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역사(役事)라는 확신을 함께 고수한다... 의화의 토대와 전제는 그리스도의 육화와 죽음, 그리고 부활이다... 우리 편에서의 여하한 공로 때문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구원 행업에 대한 믿음 안에서 오로지 은총에 의해 우리는 하느님으로부터 수락되어서 우리를 선행으로 준비시키고 부르시면서 우리의 마음을 새롭게하시는 성령을 받게 된다... 신앙은, 신자들의 공동체 안에서 말씀과 성사를 통하여 역사하시면서, 동시에 하느님께서 영원한 생명 안에서 완성시키시는 생명의 쇄신으로 이끄시는 성령을 통한 하느님의 선물 그 자체이다”(16항). 그리고 구원의 새 생명은 오로지 하느님의 무상의 선물로서 믿음으로 받게 될 뿐 결코 여하한 양식으로도 공로로 취득할 수 없음을 확인한다(17항).
이어서 가톨릭과 루터 교회의 교리와 신앙생활 안에서 의화 교리가 차지하는 특별하면서도 상이한 위상에 대한 언급이 이루어지는 데 이 구별이 가톨릭 교회의 공식 논평문에서 적절히 표현되고 있다.  “루터교회에 있어 의화 교리가 교회의 모든 가르침과 실천을 그리스도께 정향토록 하는 결정적 중요성을 지닌 불가결한 기준으로 파악된다. 그런데 가톨릭 교회는 의화 교리를 “신앙의 규범”(regula fidei), 즉 생활한 교회와 그 성사적 삶 안에서 그리스도론적으로 집중되고 뿌리내리는 세 위격 안에서의 한분 하느님 고백의 기준에로 기관적(器官的)으로 통합되어 있다”.

  4. 의화의 공동 이해 해설

  선언문의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제4절에서는 의화 교리의 공통적이면서도 상이한 두 교회의 입장에 대한 해설이 이루어진다.
  4.1절(19-21항)은 “인간의 무력과 의화와의 관계 안에서의 죄악” 제명으로 인간의 구원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무상의 구원 은총에 의지한다는 기본 진리를 해설한다. “의화는 오로지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서만 이루어진다”(19항). 이어서 두 교회 측의 입장에 대한 부연설명이 따른다.
  가톨릭 교회는 인간이 은총에 의한 의화를 준비하고 받아들이는 데에 “협력한다”는 입장을 한결같이 견지하는 데 비해(20), 루터교는, 인간이 죄인으로서 하느님과 그분의 구원 활동을 능동적으로 거스르기 때문에 자신의 구원에 협력할 수 없다는 입장을 당시나 지금이나 여일하게 견지하면서도, 은총의 작용을 거부할 수 있는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아서 인간이  의화를 ‘단지 수동적으로’ 받기만 할 수 있다는 강조내용은 의화에 기여할 수 있는 인간적 가능성을 배제하는 의미를 지닌다는 해명이 이루어진다(21항).
가톨릭 교회의 논평문은 21항의 루터교 해설이 트리엔트 공의회의 의화 교령 법령 4조 (DS 1554)와 부합하기에 만족을 표명하는 한편, 은총을 거부할 수 있는 자유와 함께 하느님의 뜻에 “협력”하는 능력 또한 부여되어있음을 아울러 긍정해야 한다고 본다. 그래서 인간은 오로지 의화를 (단지 수동적으로: mere passive) 받기만 할 수 있다고 강조하는 루터교적 표현이 부적절하다고 간주한다. 이 능력이 본연의 의미에서 선물의 성격을 가진다는 사실을 트리엔트 공의회 의화교령에 의거하여 적시한다. “하느님께서 성령의 비추심을 통하여 인간의 마음을 접촉함에 있어 인간이 그 감도를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에 그것을 수락하면서 전혀 아무것도 행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고 인간이 하느님의 은총 없이 자기 자신의 자유 의지로 하느님 면전에서 의로움을 향하여 스스로 움직일 수 있다고 하는 것도 아니다”.
  4.2절(22-24항)은 “죄의 용서와 정의의 수행으로서의 의화” 제명 하에서 은총을 통한 죄의 용서와 하느님의 현존에 대한 공동 고백과 관련된 두 교회의 입장을 해설한다. 루터교는 용서하시는 하느님의 은총을 받아 인간이 그리스도와의 일치 안에서만 새로운 삶을 살 수 있음을 고수하면서도, 신앙인의 삶의 쇄신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고 의화가 인간의 협력에서 자유로이 머물고 삶을 쇄신하는 은총의 결과들에 의존하지 않음을 표현하고자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다. 가톨릭 측은 트리엔트 공의회의 가르침을 따라 은총의 수용을 통한 내적 인간의 쇄신을 강조하면서, 은총이 성령 안에서 적극적 사랑으로 결실을 맺는 새 생명의 선물을 수반한다고 역설한다.
4.3절(25-27항)은 “신앙과 은총을 통한 의화” 제명으로 죄인들인 인간의 의화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느님의 구원 활동에 대한 신앙에 의해 이루어진다는 공동 고백의 의미를 해설한다. 신앙은 사랑에 적극적이어서 선행의 결실을 맺으나, 이러한 신앙의 선물이 의화의 기초도 아니고 공로로 받게 되는 것도 아님이 강조된다. “오로지 신앙에 의한 의화”를 강조하는 루터교 교리가 의화 자체와, 필연적으로 의화로부터 야기되는 삶의 쇄신을 구별하면서, 이것이 하느님의 사랑으로부터 따라 나오는 것임을 역설하는 것으로 해설한다. 가톨릭 측 역시 트리엔트 공의회의 의화교령에 의거, 의화가 신앙을 통하여 이루어짐을 분명히 진술한다. “가톨릭의 이해 또한 신앙을 의화에 있어서 근본적인 것으로 본다. 의화란 신앙없이 이루어질 수 없기 때문이다.”(27항) 여기서 가톨릭 측은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간의 쇄신이 항상 하느님의 은총에 의지하게 마련이고, 인간이 의화에 기여하여 자랑으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이라고 아무 것도 없음을 분명히 천명한다.
“죄인으로서의 의인” 제명을 지니는 4.4절(28-30)에 가톨릭 교회로부터 강도높은 이견이 제시되었다. 선언서에서 두 교회는 성서 메시지에 의거 세례를 받아 그리스도와 일치하여 새롭게 탄생한 의화된 사람도 지속적으로 죄악의 세력 앞에 내던져져 있으며(로마 6,12-14 참조), 하느님을 배역하는 것을 거슬러 투쟁해야 하고(갈라 5,16; 로마 7:7-10 참조),  매일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고 용서를 받아야 한다(마태 6,12; 1 요한 1,9)고 공동으로 고백한다.
그런데 선언문은 이러한 그리스도인의 처지를 루터가 16세기에 정식화한 그대로 “의인이며 동시에 죄인”으로 규정한 것이다. 루터는 의화된 신자 안에서의 의로움과 죄스러움의 공존을 실제로 주장하였다. “그리스도 안에 의화된 사람들은 죄인이 아니면서, 죄인들이기도 하다.” 루터의 관점에서 파악된 이러한 처지는, 전체 인간이 의인이면서 동시에 죄인이기도 함을 뜻한다. "우리는 하느님의 가호를 통하여 진실로 전적으로 의로우면서... 우리 자신을 바라 볼 때마다 진실로 그리고 전적으로 죄인이다.” 선언문에 루터의 입장이 그대로 수렴되어 있다. “신자들이 신앙 안에서 그리스도의 의로움을 선사받아 전적으로 의롭게 되지만, 그러나 율법을 통하여 자신들을 보게 되면, 그들은 역시 전적으로 죄인이라는 것을 인정하게 된다고 본다... 그들이 반복해서 그릇된 신들을 향하고 창조주 하느님께서 요구하시는 오롯한 사랑으로써 그분을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신명 6,5, 마태 22,36-40 병행구). 하느님께 대한 이러한 배역은 진정 죄악이다”(29항).
이에 대해서 가톨릭 측은 트리엔트 공의회의 가르침에 의거 세례때 부여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이 “본연의 의미에서” 죄악의 모든 것을 소멸시켜서, 새로 태어난 사람 안에서 죄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한편, 죄로부터 나오고 죄로 기울어지는 경향(사욕편정 [邪慾偏情], concupiscence)이 남아 있음을 시인한다. 그런데, 죄란 항상 인격적 요소를 포함하는데, 사욕편정 안에는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진정한 의미에서의 죄로 간주되지 않는다. “여기서 이 경향이 인간성을 위한 하느님의 원초 계획에 부합하지 않고, 그것은 객관적으로 하느님과 상치되며, 평생에 걸친 원수로 투쟁해야 한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는다. 그들은 그리스도에 의한 해방을 감사하면서 하느님을 배역하려는 이 경향이 영원한 죽음의 형벌을 야기하지는 않으며 의화된 사람들을 하느님으로부터 분리시키지 않는다는 것을 강조한다”(30항). 그러므로 선언문에 담겨진 “하느님 배역성”(opposition to God) 표현은 루터교와 가톨릭 신자들에게서 동어이의적(同語異意的)으로 사용되고 있어서 “의인이면서 동시에 죄인”의 정식은 의화 안에서 실현되는 내적 인간의 쇄신과 성화를 강조하는 가톨릭 교리와 양립불가능하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수락할 수 없음을 가톨릭 교회의 논평문은 분명히 천명하고 있다.
  가톨릭 교회는 상위성을 드러내는 교리 해설에 대한 선언문 내용의 양립가능성을 위해서는 보다 상세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본다. 그래서 “의화 안에서의 하느님의 은총 선물은 인간의 협력과는 무관하다”는 24항의 문장은 의화가 인간의 협력없이 발생한다는 의미로서가 아니라,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 인간의 행업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의미로 이해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인간의 자유는 “구원과 관련된 자유가 아니다”는 19항의 문장 역시 인간이 자신의 노력만으로 의화에 도달할 수 없는 불가능성과 관련되어야 한다는 점이 분명하게 표현되기를 요청한다. 아울러 가톨릭 교회는 의인들의 선행이 은총의 결실이면서 동시에 의화되고 내적으로 변형된 인간의 결실이기도 하다고 주장하면서, 구원으로서의 영원한 생명이 하나의 은총이자 동시에 선행과 공로를 위해 하느님으로부터 베풀어진 상급임을 분명히 한다.
그리고 여기서 죄인들은 화해 성사를 통하여 새롭게 의화되어야 한다는 가톨릭 입장이 진술된다. “개인이 의도적으로 하느님으로부터 자신을 분리한다면, 계명을 준수하는 것만으로는 불충분하다. 그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화해를 이루시는 하느님의 활동 덕분에 그들에게 선사되는 용서의 말씀을 통하여 화해 성사(고해 성사) 안에서 용서와 평화를 받아야만 한다.”(30항) 이 표현에 대해 가톨릭 교회는 공식 논평을 통하여 세례 성사와 구별되는 참회 성사를 통하여 죄인들이 상실했던 의로움을 회복하여 새롭게 의화될(rursus justificari) 수 있다고 천명한 트리엔트 공의회 이래의 입장이 제대로 해명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4.5절(31-33항)은 “율법과 복음”의 제명 하에서 인간이 “율법을 지키는 것과는 관계없이”(로마 3,28) 복음에 대한 믿음에 의해 의화된다“는 공동 고백과 아울러 ”하느님의 계명들이 의화된 사람들을 위해 유효하며, 그리스도께서 의화된 사람들의 처신에도 준거가 되는 하느님의 뜻을 당신의 가르침과 모범으로서 표현하셨다“는 고백을 정식화한다(32항). 그리고 ”의화된 사람들은 하느님의 계명을 준수할 의무를 지닌다고 강조할 때에, 하느님께서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의 자녀들에게 영원한 생명의 은총을 자비로히 약속하셨음을 부인하지 않는다“는 가톨릭 측의 입장을 본문에 포함시킨다(33항).
  4.6절(34-36항)은 “구원의 보증” 제명 하에서 인간이 자신의 나약성과 신앙에 가해지는 위협 속에서 그리스도의 약속과 용서하시는 말씀에 대한 신뢰를 통한 구원을 확신하는 루터교 측과 같은 가톨릭 입장이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계시 헌장」에 의거 정식화된다. “우리를 죄와 죽음의 암흑에서 해방시키시고 영원한 생명으로 일깨워주시는 하느님께 자신을 전적으로 의탁하는 것이 바로 신앙을 갖는다는 것이다”(46항).
  4.7절(37-39항)은 “의화된 사람들의 선행” 표제 하에서 믿음과 희망, 그리고 사랑 안에서 이루어지는 의화된 사람들의 선행은 의화의 결실이라는 공동의 고백을 발하며, 아울러 이러한 선행들이 의화된 사람들을 은총 안에서 더욱 성장하게 하여 하느님에게서 오는 의로움을 보존하게 하고, 그리스도와의 친교를 더욱 깊게 하며 공로적 성격을 지닌다는 가톨릭 측의 입장을 해설한다. “가톨릭 신자들이 선행의 ‘공로적’ 성격을 긍정할 때의 의도는 자신의 행위에 대한 인간의 책임을 강조하자는 것이지, 선물로서 주어지는 이 선행의 성격을 의문시하는 것도 아니며, 또한 의화가 항상 은총의 무상(無償)의 선물이라는 것을 부인하려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38항). 이에 동의하는 루터 측의 설명, 곧 그리스도인들의 선행을 ”믿는 자들에 대한 하느님 약속의 성취라는 점에서의 무상의 ‘상급’으로서 영원한 생명을 이해”하는 입장 해설이 뒤따른다.

  5. 도달된 합의의 의미와 범위

  결론부분에 해당하는 5절(40-44항)에서는 선언문에 담긴 의화 교리의 기초 진리에 관한 합의내용이 4절에서 드러난 것처럼 사용된 언어와 이루어진 부연설명, 그리고 강조점에서 드러나는 두 교회들의 상위성들을 각기 감내할 수 있음을 밝힌다. “의화에 관한 루터교와 가톨릭의 해명들은 그들의 상위성 안에서도 상호 개방되어 있으며, 기본 진리와 관련한 합의들을 깨뜨리지 않는다”(40항).  따라서 이 선언문에 담겨진 의화에 관한 두 교회의 입장들은 종교분열기에 상대방을 향해 각기 발했던 정죄선언에 더 이상 해당되지 않는다는 선언이 이루어진다. “이 선언문에 담겨 있는 루터교 교회의 가르침은 트리엔트 공의회로부터 발해진 정죄에 해당되지 않는다. 루터교 고백문 안에서의 정죄들은 이 선언문 안에 담겨진 로마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에 적용되지 않는다”(41항). 하지만 선언문은 과거에 발해진 정죄들의 심각성이 여하한 양식으로도 손상되어서는 안된다고 천명한다. “그들은 우리가 우리의 가르침과 실천 속에서 유의해야만 하는 우리를 위한 “유익한 경고”로 남는다”(42항).
그리고 선언문에서 이루어진 합의가 두 교회들의 삶과 가르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고 촉구되는 한편, 보다 명확하게 해명이 이루어져야 사안들이 열거된다. “이 문제들은, 다른 주제들 가운데에서 하느님의 말씀과 교회 교리 사이의 관계나, 교회론, 교회 안의 권위, 직무, 성사, 그리고 의화와 사회 윤리 사이의 관계 등을 포함한다.” 선언문은 도달된 합의가 후속 해설작업을 위한 견실한 토대를 제공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면서, 두 교회가 공동의 의화 이해를 심화시키고 교회들의 삶과 가르침 안에서 결실을 맺고자 계속하여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선언문의 이러한 입장에 대해서 가톨릭 교회는 이견을 표시한다. 선언문에서도 시인되고 있는 것처럼, 여전히 존재하는 두 교회의 교리 사이에 존재하는 상위성은, ‘단지 강조나 언어의 문제들이 아니라, 실체의 국면’들과 상관하다고 규정하면서 선언문에서 긍정된 것처럼 모든 것이 상호 양립가능하지는 않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다. 아울러 이 논평문은 일치에 도달한 진리들 안에서 트리엔트 공의회의 정죄들이 더 이상 상대방에게 해당되지 않다는 것이 진실이라면, 이 문제들이 더 이상 트리엔트 공의회의 정죄들을 초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긍정할 수 있기 전에 다른 문제들에 대한 상이성들이, 우선적으로 “의인이면서 동시에 죄인” 교리의 상위성이 극복되어야 한다고 촉구한다.
하지만 선언문은 일치를 지향하는 도정에서 이루어진 진척에 대해 주께 감사드리고 성령의 인도를 간구하는 기도로 끝난다. “우리는 교회의 분리를 극복하려는 도정 위에서 이루어진 결정적인 전진적 발걸음에 대해 주님께 감사드린다. 우리는 성령께서 그리스도의 뜻인 가시적 일치를 향하여 앞으로 우리를 인도해주시기를 간구한다”(44항).

  III. 선언문의 제삼천년기 교회 일치적 의미

  의화 교리와 관련하여 가톨릭 교회와 루터교회는 30년 넘게 지속한 오랜 대화의 결실인 선언문에서 하느님 은총에 의해 그리스도의 구원 행업에 대한 신앙을 통한 죄인들의 의화(義化)를 이해하는 데 있어 의미심장한 수렴을 마침내 이룩함으로써 16세기에 서방 교회의 분열을 야기시킨 주쟁점이었던 교리를 둘러싸고 상대방에게 발했던 정죄를 명시적으로 취소하지 않고 교리 사이에 개재하는 상위성을 모두 해소하지 않으면서도, 의화의 기초 진리와 관련하여 높은 단계의 일치에 도달하였다. 가톨릭 교회를 대표하여 합동 선언문에 서명한 카시디 추기경에 따르면, 의화 교리에 관하여 이루어지고 합동 선언문 안에서 표현된 합의는 “20세기의 종료와 새 천년기의 전야에 이르러 오랜 논쟁적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하는” 역사적 의미를 지닌다.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역시 1998년 6월 28일에 발표한 논평문을 통해서 선언문에서 이룩된 교회 일치 대화의 결실을 기뻐하면서 완전한 가시적 일치에 도달하고자 하는 열망을 피력하셨다. “본인은 제이천년기의 끝에 지혜이신 하느님 성령의 선물인 루터교-가톨릭 대화 안에서 이루어진 이 진보가 루터교와 가톨릭 신자들이 노력하는 선언된 목표인 완전한 가시적 일치의 성취를 격려하고 강화하기를 희망합니다. 본인은 이 중대한 전진을 위해 기여한 가톨릭과 루터교 신자들 모두에게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주님께 일치를 향한 우리의 길 위에서 우리를 계속 지원해 주시기를 간구합니다.”
  개신교 신자들에게 의화 교리는 그리스도교 신앙의 척도이자 시금석이고, 가톨릭 신자들에게는 교회 신앙의 근본적인 삼위일체적 고백의 전체 맥락 안에서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제삼천년기를 맞이하여 공식 서명에 즈음하여 발표된 공동 선언문에서 표현된 다짐처럼 가톨릭과 루터교 신자들은 의화 메시지를 오늘날의 인간들에게 적합한 언어로 설명하기 위해, 그리고 우리 시대의 개인적 관심사와 사회적 관심사 양편과 관련시켜 이해하기 위해 공동의 증언 안에서 교회 일치적으로 계속해서 노력할 역사적 과업을 부여받고 있다.
  그리스도교계의 극심한 분열상을 사회 안에서 노정하면서 비그리스도교계에 조소를 자아내는 가운데 심도있는 차원에서의 교회 일치 운동이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한국 교계 안에서 개신교계의 대표적 종합신학지인 「기독교사상」새해 첫호에 선언문 역문이 게재된 사실은 마악 시작된 제삼천년기에 이 땅에서 전개될 교회 일치 운동의 희망적 전망을 가지게 하는 고무적 현상으로 느껴진다. 한국 가톨릭 교회도 세계 교회의 움직임에 발맞추어 개신교회와의 가시적 일치를 이룩하고자 적극 노력함으로써 그리스도께서 한 교회의 주님이시자 온 인류의 주님이심을 이 땅에서 진실하게 증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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