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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17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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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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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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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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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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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달 전에 아마존에서 책을 구입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조금 색다른 책이었다. 책을 영국에서까지는 구입했었는데, 이번 경우는 미국이었다. 눈에 담아두었던 책이었고 또한 귀한 책이 저렴하게 나와서 클릭을 했다. 그런데 1달이 넘어도 책은 도착하지 않았다.
나는 책이 제대로 오나 궁금해서 담당자에게 메일을 띄웠다. 1-2주 더 기다려보라고 답이 왔다. 그래서 더 기다렸다. 여전히 책이 오지 않았다는 메일을 조금 늦게 보냈다. 그랬더니 미국쪽에서 미안하다는 말과 함께 조치를 취하겠다는 답변을 보냈다. 그 조치가 나중에 통장으로 책값과 운송료 전액을 환불하였다는 것임을 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보통 이럴 경우는 책값만 환불하는 것으로 나는 이해를 했었다. 게다가 워낙 거리가 멀어서 미국에서 오다가 우편사고도 날 수 있다는 생각에 환불은 사실 염두하지 않았다. 그래서 내 통장에 책값과 운송료 전액이 다시 들어온 것을 보고, 새삼 그들의 매너에 놀라고 감사해 하였다.
오늘 조금 엄격하게 소포를 관리하는 듯한 담당자를 통하여 소포를 하나 받았다. 뜯어보니 미국에서 날라온 그 책이었다. 난 두번 놀랐다. 결국 책을 보낸 곳은 돈은 돈대로 나에게 환불하고 책도 나에게 제대로 전한 꼴이기 때문이다. 우송료도 아마존에 올라가 있는 가격보다 훨씬 비쌌고, 양장본 책도 훨씬 생각보다 마음이 들었다. 내용은 아직 안읽어봐서 알 수는 없었다.
관련 메일도 다 삭제하여 어려움이 많았지만, 어렵사리 그쪽 담당메일을 찾아 메일을 보냈다. 책이 왔다고, 그리고 책값을 우송할 수 없는가, 라는 물음을 담아서. 답장은 바로 왔다. PayPal을 통하여 입금을 하라고 하여 그를 통하여 미국으로 입금을 하였다.
사회는 집단공동체이다. 그러므로 개인의 우발적 행위와 가치체계들이 더 집단화 되고 중층화 된 구성체이다. 그러므로 사회의 마음과 사회적 행위에는 개인의 양심에 의탁할 수 없는 한계도 존재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양심'의 문제로 사회가 움직이기 보다는, 사회적 약속에 의거한 '권력', '법'을 실마리로 사회가 움직이는 경향이 강하다. 그러나 불연속성과 우발성과 양심의 틈새가 더 넓어보이는 사회라 하더라도 한 개인이 사회를 대할 때, 또 다른 개인을 대하듯 도덕과 양심으로 대하고 참여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사회적인 집단일 수록 뷰로크라티에 젖어들지 말고 한 개인을 소중히 대하는 것, 그리고 사회를 대한다 하더라도 그 익명성과 우발성의 공간을 악용하지 않고 바로 내 이웃을 대하듯 도덕적으로 양심적으로 그 사회를 대면하는 것,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도덕과 양심의 궁극적인 자리는 개인과 사회를 따로 구분해내지 못할 것 같다.
추신: 얼굴은 모르지만, 책 우송에 관련하여 최대한으로 성실하게 임해주신 담당회사와 담당자에게 감사함의 마음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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