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수 좋게 에어콘 나오는 버스를 타는 것은 하루의 큰 행운 가운데 하나이다. 더운 공기보다 폐에는 상쾌하지 않은 쿨 한 냉기임에도 불구하고, 시원함에 대한 배려가 적은 독일 - 사실 독일 자체가 시원한 것을 별로 따질 필요 없는 날씨 덕분이지만 - 에서 냉방시내버스를 타는 것은 마치 무인승차의 기쁨과도 비슷한 꼴이다. 기쁨에 대한 보상을 치루어야만 하는 이유였을까. 우연히 보았다. 버스 안에서는 핸디 사용을 금하는 표지를 버스 안에서. 그 순간 어느 누구의 핸디가 울렸다. 나는 긴장되었다. 그는 핸디를 받고 버스 승객이 의무로 지켜야 할 법을 깰 것인가 아니면, 온 핸디를 오프 시킬 것인가. 안타깝게도 그 법이 깨지냐 지켜지냐 하는 순간을 확인할 수 없었다. 그에게 온 것은 SMS 문자였기 때문이다. 여기에서는 사람보다 법이 먼저인 듯 하다. 거기에 관한 역사적인 연원이나 뿌리는 다양할 것이다. 내가 모르는 것이 훨씬 많은 기원들 말이다. 공공성과 사사성에 대한 감각이 너무나 투철한 나라. 난 지금도 생각해본다. 어떻게 프리드만이 마약 몇 그람 복용했다고 모든 정치적 사회적 생명을 끊고 사퇴할 수 있는가. 어찌 공적인 비행기 사용으로 인하여 얻은 마일리지를 사적으로 이용했다고 해서 어느 누구는 장관직에 사퇴할 수 있었는가. 자전거 도로가 있다. 어느 누가 자전거 도로를 가로막고 대화하고 있었다. 자전거를 타고 온 어느 학생은 그 도로 앞에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30분인가 기다리다가 결국 자전거도로를 지나갔다. 일종의 상징적 허풍같기도 하다. 마찬가지이다. 핸디를 금하는 냉방버스에서 이들은 결국, 전화를 받을 것인가 아니면 전화를 죽일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