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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8/09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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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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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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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4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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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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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기나긴 경주이다. 그 긴 경주의 한 시점이 바로 오늘 이 하루일 것이다. 하루를 잘 달리는 것은 인생을 잘 달리는 것의 가장 핵심이자 지름길이다. 그런데 하루 종일 잘 '달리지' 못하는 날도 있다. 몸이 지칠 수도 있고, 심리적인 위축 때문일 수도 있으며, 게으름 때문일 수도 있다. 연구작업이 지지부진 할 수도 있고, 여러 갖가지 작은 일들로 인해 계획했던 그림이 그려지지 않을 수도 있다.
이렇게 하루를 제대로 보내지 못한 것 자체도 문제이겠지만, 이렇게 하루를 공치사했다는 '현실에 대한 인상' 자체가 사실은 더 복병일 수 있다. 이미 구현되어진 물리적인 조건과 환경에 대한 정신적인 인상과 판단은 적지 않은 경우 증폭과 확대해석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인간의 마음이 흐트러지고, 정신적으로 산만해지며, - 단 하루에 대한 평가에 있어서라도 - 어떠한 성취감을 결여했을 때, 지혜가 필요하다. 그것은 몸을 움직이는 것이다. 즉 정신적인 단위의 어떠한 교착, 의미상실, 피로, 산만함의 레벨 안에서 계속 칩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레벨을 박차고 '몸'의 레벨로 새롭게 자신을 맞닥뜨리는 것이다.
하루에 한 시간 몸을 굴리는 것이 아까울 수도 있겠으나, 실질적으로는 정신적인 레벨에서의 지지부진한 상태를 매듭짓고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의 시간과 삶을 새롭게 개선하고 갱신할 수 있는 가능성이 바로 이 몸을 굴리는 시간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무한히 반복되는 정신적인 에러 속에서 성과를 내는 경우가 허다한 연구작업에 있어서는, 무엇이 풀리지 않을 때, 그 풀리지 않는 고리를 잡으러 책상에 파묻혀 있는 것 보다는, 그 연쇄고리의 악순환을 박차고 밖으로 나가서 뛰는 것도 대단히 효과적인 태도가 될 것이다.
의미들은 구심력과 원심력이 있다. 의미들은 하나의 중심을 향해 강도높게 집중할 수 있다. 그러나 그것 또한 제한적이며 일시적이다. 그것들이 다시 중심에서 주변으로 해체되는 국면이 존재한다. 그 해체의 경험이 소위 '지지부진'한 국면들이다. 그러나 이것을 그대로 방치하면 안된다. 물론 기나긴 시간 속에서 이러한 주변부로의 해체가 다시 수습되면서 중심에로의 집중이 이루어질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연스러운 원상복귀의 과정에 있어서 의도적 자극이 첨가된다면 그 과정은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마음이 풀리지 않으면 몸을 풀어야 한다. 머리가 아프면 책상을 박차고 달려야 한다. 저기 30센티미터의 대상에 집중한다고 더 잘 보이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미시적 시각의 집중을 해체하고 거시적인 안목으로 전체를 훓어보는 정신의 이완의 시간을 갖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달리면 신체의 여러 작용이 일어난다. 몇시간 이상 한 곳에 머물러 있던 눅눅한 신체가 다시 활성화 상태로 된다. 그리고 그 물리적 활성화는 정신을 자극한다. 기본적으로 정신의 생각은 물리적 신체를 바탕으로 한 고양된 사건들이다. 물리적 레벨의 시끄러운 작동들로 인하여 생각의 사건들은 더욱 활발해진다. 그 과정에 있어서 과잉된 정신행위의 잉여와 쓰레기들은 해소되어 버린다. 그래서 물리적 운동은 정신적 스트레스를 제거하는 중요한 기여를 한다.
하루를 잘 보냈으면, 그것을 잘 마무리 하기 위해서라도 달리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를 못보냈다면, 최소한 한시간 동안 '몸이라도'(사실 이게 삶의 전부일 수도 있다.) 굴리기 위해서라도 방문을 발로 박차고, 저 밖으로 나아가 무조건 달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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