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전혀 감지하지 못했던 기숙사의 문제들이 너무나도 여실하게 드러난다. 우선 직사광선이 직접 책상으로 내리쬐어서 눈이 아프다. 열을 수 있는 창은 겨우 가로 삼십 센티. 그리고 밤에는 넥카강 주위를 질주하는 차소리, 그리고 지붕위에 내려앉은 열이 그대로 내 방으로 전달되는 열기. 더 나아가서, 누군가 그러던데, 500년 600년간 가장 큰 더위라고 하는 2003년 여름, 38도까지 올라간 어제는 땀에, 시끄러움에, 더위에 새벽 다섯시까지 뒤척이다가 겨우 수면성분이 있는 감기약을 먹고 잠에 들었다. 정말 살인적인 더위이다. 어제 한국에서 온 훈이와 용관이를 만났다. 에어콘기능이 거의 마련되지 않은 시내에서 더위로 많이 힘이 들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오늘 체중계가 지시한 나의 몸무게는 60키로 미만으로 떨어졌다. 정서적으로는 온 지구가 온난화의 현상으로 인하여 이상기온이 점점 증가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자연과 환경은 어느 누구의 소유도 아니고 어느 누구만을 배제하는 것도 아니다. 그러므로 자연과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선진국 - 특히 미국 - 의 어떠한 사욕에 의한 지구생태의 파괴행위는 아주 극악무도한 죄악이다. 이러한 더위에도 땀흘릴수 있는 나의 생명성에 감사해야 하는데, 그러한 인내를 발휘하기에는 너무나 힘이 든다. 보라 이 사람을! 더위에 힘들어하며 밤잠 설치는 이 사람의 인내력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