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상적인 기억.
1. 예술과의 만남 속에서 점점 변해가는 비즐러, 브레히트의 시와 음악. 어떠한 정치성의 형상으로도 포착되지 않는 예술이라는 질료들.
2. 비즐러가 직접 여배우 크리스타의 삶에 개입하기 위하여 바에서 던진 '관객Publikum'이라는 단어의 지독한 중의성.
3. 전 동독 장관과 드레이만이 통독후 서로 우연히 만났을 때 나눈 대화. 즉 각자 삶에 깊이 개입되었지만 관찰의 사각지대인 비즐러의 자리는 여전히 대화에서도 폭로, 균열되지 않고 보존된다.
4. 우편배달부의 삶으로 숨어 살아가는 비즐러. 그는 여전히 타인의 삶과 편지를 터치하지만 타인의 삶과 편지에 그는 비추어지지 않는다.
5. 크리스타가 차에 뛰어들어 쓰러지면서 비즐러에게 던진 '기억하겠다'의 의미. 그가 기억하려 했던 것은 장관과의 내밀한 거래를 파괴시켰던 비즐러의 삶이었을까. 타자기가 숨어있는 자리를 폭로하게 한 비즐러의 삶이었을까.
6. 드레이만이 비즐러에게 헌사한 책을 구입하기 위하여 책값을 지불하면서 던진 비즐러의 마지막 말. fuer mich. 나를 위하여.
cf.
http://www.artechock.de/film/text/kritik/l/ledean.htm
http://deutsch.agonia.net/index.php/poetry/56074/index.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