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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5/2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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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173.184.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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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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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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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3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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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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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니터에 발광하는 형광색 라인을 오래동안 쳐다보았다. 그리고 책의 본문을 향해 시선을 바꾸었다. 흥미로운 것은 아까 바라보았던 그 발광의 형태와 색이 누리끼리한 책의 본문에 겹쳐져 보였으며 약 2-3초 정도 지속이 된 후 점점 옅게 사라져갔다.
이러한 경험은 몇 가지 생각할 것들을 나에게 가져다 주었다.
첫째, 나의 시각적인 경험은 어떠한 지속이라는 폭 안에서 이루어지는 경험이다. 이러한 폭을 지닌 시각적 경험이 없이는, 모니터 발색의 시각적 흔적이 책의 본문에 겹쳐지는 현상을 설명하기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지속 없이는 경험의 연속성과 기억이라는 현상을 설명해낼 방법이 없다.
둘째, 형태와 패턴은 현시적 직접성 안에서 감각할 수 있는 사건의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형태는 소위 기하학적 전망에서 유용한 의미를 지닌다. 그런데 이러한 형태에 진입하는 속성 또한 우리는 감각한다. 아까 발광하는 형광색 라인의 형태에는 분명히 발광하는 색의 속성이 공존하였다. 흥미로운 것은 책에 투사되었던 이러한 형태와 속성은 서로 엇박자였다. 즉 발색의 속성은 상대적으로 형태보다 먼저 사라져갔다. 색이 빠져도 형태가 남는다는 말은 일견 모순인듯 보인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속성과 형태가 결코 동일한 기원을 갖지 않을 수도 있음에 대한 강렬한 감각이다.
만약 형태가 기하학적 전망과 도식의 산물이라고 한다면 속성은 소위 대상의 기하학적으로 투사된 형태를 향한 인과적 진입의 측면이 아닌지에 대한 물음을 갖게 되었다. 우리의 감각은 형태와 속성을 동시에 파악하지만 그것은 기원이 다른 두 요소들의 순간적 공존태이며 우리는 그러한 두 양태를 감각 속에서 쉽게 구분할 수 없는 것들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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