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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11/07 (0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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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1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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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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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48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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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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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의 역사를 헤아려본다. 역사적인 사건은 그저 홀연히 출현하는 것이 아님을 새삼스럽게 발견하게 된다. 하나의 새로운 역사적 사건의 출현의 전후 배경에는 대단히 미시적인 소 역사들이 얽혀 있다. 로또 대박과 같은 역사적 사건을 기대하는 것은 일종의 공짜심리와도 같은 것이다.
역사가 누적적이며 인과적인 측면이 있음을 강조하는 것은, 역사의 인과적 합법칙성에 대한 옹호로 오해될 것들이 아니다. 역사는 과거의 어떤 사건이 인과적으로 축적되었던 것들이 특정하게 발화되는 일종의 종합체의 성격을 지닌다. 이 축적의 시공간은 결코 합리성과 인과성으로 환원되지만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렇다고 하여 그 시공간이 우리의 현실에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할 수도 없다. 단지 역사의 수면 아래에서 때를 기다릴 뿐이다.
교회는 역사를 넘어선 그리스도를 통해 나타난 진리를 현실공간에 육화시키는 과제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교회가 역사를 궁극적으로 지향해야만 한다는 맹목적성으로 오해될 것들은 아니다. 하지만 분명히 교회는 역사 안에서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나아갔으며, 나아가고 있다.
교회가 한방 펀치에 역사를 새롭게 여는 역할을 하기를 바라는 것도 비상식적인 태도이다. 오히려 작은 사건들과 목소리들이 모이고 엮이고 서로 융합하여 어떠한 특이점과 역사적 사건을 만드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회는 자신의 자리에서 전통과 고백에 따라 자신의 목소리를 역사 안에 실현해 내는 것이 주요 과제라고 보여진다.
그러한 작은 교회의 목소리와 역사들이 모이고 모여 때를 기다리며 발효되고 무르익게 되면 역사의 새로운 국면, 카이로스의 사건이 찾아올 것이라고 보여진다.
교회는 건조한 역사주의, 공허한 실존주의를 넘어 시대의 소명 아래에서 시대의 과제를 대면하면서 목소리를 건네는 공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교회의 작은 목소리들이 모이고 모여 역사의 한 획을 긋는 의미를 지닌 역사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미를 지닌 역사적 사건의 출현은 우발적이고 대단히 종합적이기 때문에 메타적 사건이며, 그 사건에 대한 예견과 독자적 구현은 구체적 교회의 지평에서는 사실 아주 명료하게, 그리고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국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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