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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24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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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128.5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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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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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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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7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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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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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 사는 독일 여자 동료 K가 울고 있다 해서 가보았다. 눈이 빨개졌다. 알고보니 엄마가 아프단다. 엄마는 완치가 어려운, 면역 기능의 문제로 인해 발생하는 통증을 몸에 달고 사시는 분이다. 몇 주 전에 우리가 환대한 식사를 초대받았을 때에 엄마는 아무렇지도 않아 보이셨는데, 통증은 그렇게 노크도 없이 엄마도, 그리고 같은 몸에서 떨어져 나온 딸도 힘들게 하고 있다.
그 친구는 아마도 그렇게 엄마가 아플 때마다, 아니 엄마가 아프다는 이야기를 전화로 들을 때마다 안타까움과 염려로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을 하니, 나도 마음이 아팠다. 사실 잘 웃고 친절하고 따뜻한 이들일 수록 그러한 일에 많이 힘들어 하고 우는지도 모른다. 그 친구는 따뜻하고, 배려가 있으며, 아직 세상의 쓴 맛 같은 것도 경험하지 않은 정말 풋풋한 대학 초년생이다.
모든 신정론은 선한 이들의 겪는 고통을 뿌리로 하는 질문들이기도 하다. 그러나 사실 그것에는 뾰족한 대답이 없다. 현실과 논리의 심연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구성되어진 논리로 현실을 따져나가는 순간 그것은 이상한 교조가 될 뿐이다. 오히려 왜 신정론은 여전히 이렇게 강렬하게 존재하는가? 라는 질문을 우리는 할 수 있다.
아마도 그것은 우리의 도덕적 윤리적 감각을 통해서도 선한 사람들이 인과론적으로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 고통과 아픔을 겪게 된다는, 그 삶의 비극과 결말에 대한 체험, 놀라움, 더 나아가서 분노 섞인 자각 때문일 것이다. 거기에는 그러므로 타인의 정당하지 않은 고통에 대한 신을 향한 정당한 항변과도 같은 것이 얽혀 있다.
그 친구는 엄마를 위해 많은 기도를 해왔지만, 그렇게 불현듯 찾아오는 엄마의 고통 앞에서 가끔씩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하였다고 한다. 그러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더욱 더 하나님을 찾고, 엄마의 건강을 위하여 기도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말을 하면서 눈물을 닦는다.
나는 내가 그의 마음의 눈물을 닦아줄 수 없다. 나는 다른 한편으로는 하나님에게 신정론의 질문을 던지려 했지만, 최소한 그 순간 그것은 대단히 공허한 물음과도 같았고, 하나님이 선한 이들이 겪는 생생한 고통을 기억하고 지켜보며 그 고통을 쓰다듬고 위로해 주시기를 마음으로 요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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