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십오년 전이었을까. 연대 굴다리 위에 한 여자가 몸에 분신을 하여 불덩이가 된 채 거기서 뛰어 내렸다. "쿵!" 하는 묵직한 소리와 함께 그 시민은 아스팔트로 떨어졌다. 다시 고 강경대를 추모하기 위하여 모였던 수 만명의 군중들은 당시의 그 급작스럽고 충격적인 장면에 경악을 금치 못하였다. 하얀 옷을 입고 있었던 아리따운 농악단 여자애들은 그 자리에서 북을 내팽개치고 슬픔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던 순간이 기억에 생생하게 떠오른다.
세월이 십년이 훨씬 넘어버린 오늘 또 다른 시민이, 그의 말처럼, "세상을 바꾸기 위해" 분신을 하였다고 한다. 이땅의 연약한 이들을 더 힘들고 취약한 공간으로 밀어내는 이 시대의 욕망과 잔혹함 앞에서, 도대체 하나님을 말하고 찾는 신학은 이 아픔 가득한 세상에 무슨 말을 걸어야 할 것인가.
토요일 12시에 한상렬 목사님과 이용기(이병렬님의 작은 형)님이 면회를 했습니다. 기계호흡중이라 대화를 할 수 없었지만-의식이 있을때는 말은 하지 못하고 손과 고개로 이사를 표현했습니다.- 쾌유를 바라는 마음으로 면회를 했습니다. 면회가 끝나고 식사자리에서 한상렬 목사님이 이용기님에게 '우리 병렬군은 어떤 사람이었나요?' 라고 질문을 했습니다. 이용기님은 ' 인정이 많아 용돈을 주면 가난한 사람에게 나눠주고 입던 옷도 벗어주곤 햇습니다.'
너무나도 정이 많으신 분이었습니다. 국민들의 마음으로 빠른 쾌유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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