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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2/06 (12: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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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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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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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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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 그리고 고통, 교회, 공동체, 하느님나라, 구원... 요즘 머리와 마음을 온통 휘감고 있는 것들이다. 거기에서 다시 본회퍼를 만나고 읽는다. 본회퍼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아주 많다. 하나는, 하이델베르크 강의실 밖이 온통 하얀했던 그 겨울 보어레중. 지도교수는 본회퍼 이야기를 우리에게 해주셨다. 그의 천재적인 신학논리, 그리고 그것을 훨씬 넘어선 삶의 헌신. 다른 하나는, 독일온 그 다음 해 본회퍼가 처형당한 자리를 방문했던 기억이다. 그때에도 아마 추운 겨울이었을 것이다. 그가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 전에 거하였던 곳은 지금은 황량한 바람이 부는 벌판이다.
한국에 오기 전 작년 여름 20여명의 독일 지우들과 같이 마지막 송별의 시간을 가졌다. 본회퍼를 전공하는 스테판은 나에게 본회퍼의 책을 선물하였다. 내가 독일에서 공부하던 시절 나는 본회퍼를 집중적으로 읽지 못했지만 그 텁텁한 독일이라는 동네에서 2000년의 기독교가 독일이라는 국가에 산산조각날 것인가 아니면 그 역사를 다시 계승할 것인가를 몸으로 고민했던 그의 영성을 작게나마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나는 그의 진실한 글들을 읽으면서, 그는 무엇을 꿈꾸었으며 어떠한 생각으로 삶을 살았을까, 하는 작은 물음들을 가져본다. 그에게는 정말 하나님의 은총과 사랑과 지혜의 목소리가 가득 넘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나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갖게 된다.
어떻게 인간이 그렇게 한 과제 앞에 진실하고 헌신적이며 게다가 온통 하나님의 나라와 공동체를 그렇게 열정적으로 생각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그리고 결국에는 죽음이 나의 길이요 생명의 길이라고 확신하면서 두려움 없이 단호한 마지막 선택을 할 수 있었을까...
실로 목회는 말이 아닌 것 같다. 신학은 글이 아닌 것 같다. 사랑하며 살아내고, 학문으로 섬기는 것이 목회와 신학이다. 그러므로 나에게 주어진 과제는 말로 치장하고 글로 위장하는게 목표가 되어서는 안된다.
목사는 그러므로 사랑으로 사람(교회)을 섬기는 자이고 신학자는 학문으로 사람(교회)을 섬기는 자이다. 그의 영혼에 섬김이 보이지 않고 군림만 남아있는 목회자와 신학자는 직업(vocation)을 잘못 선택한 자이다. 그리고 오히려 목사와 신학자의 귀한 은총과 사명을 훼손하는 자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두려움 앞에 어느 누가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나도 마찬가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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