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자연신학은 자연에 신이 있다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신앙의 눈으로 해석하는 태도이다. 이러한 태도는 자연의 본성과 패턴에 인간 존재가 귀속된다는 관점을 배격한다. 더 나아가서 이것은 자연의 인과론적 속성에 인간 존재를 귀속시키는 모든 인과론적 사유를 근본적으로 배격한다. 그러므로 저 밖의 자연을 이 안의 영적인 시선으로 해명하는 것에 핵심이 있는 것이지 저 밖과 이 안이 연속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모든 태도를 거부한다.
근본적으로 이러한 태도는 물리적 자연에 하나님의 영이 온전히 임한다는 입장 또한 거부한다. 자연에 스며있는 패턴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패턴을 은유적으로 발견하는 촉발점이 될 뿐이다. 그 자체의 패턴을 하나님으로 동일시 하면 이제 자연과 영은 동일성의 원리 안으로 귀속되게 된다. 바로 이러한 태도가 자연과 신의 연속성, 물리적 국면과 정신적 국면의 연속성을 강조하는 태도이다.
허나 그 관점은 생각보다 훨씬 많은 난점을 제공한다. 자연(many)에 대한 진술(one)을 동일한 것으로 취급해 버리면 자연에 대한 모든 진술은 자연의 부수요소일 뿐이며 거기에는 새로움의 의미를 허용하지 않은 정태적인 실재론이 채택될 뿐이다. 만약 우리의 자연에 대한 진술, 그리고 그 진술의 뿌리에 있는 영의 지위를 고려한다면 실재에서 자연과 영의 두 측면이 구현되었다고 보는 태도가 훨씬 설득력이 있다. 이것은 자연과 영의 병행론적 입장이며, 영을 자연으로 귀속해버리는 태도를 배격한다.
신앙 또한 물리적인 현실세계의 인과론적 반영이 아니다. 물리적인 현실세계를 영의 눈으로 해석하는 태도를 우리는 '신앙'으로 지칭할 수 있다. 그러므로 자연에 대한 해석을 자연에 귀속된 산물로 보는 전통적인 인과론적이며 자연신학적인 태도는 영의 지위를 자연의 영역으로 환원시키는 태도이다. 오히려 저 물리적인 자연은 '영'의 눈으로 하나님의 지문을 밝히 드러내고 찾아가는 암호이며 은유가 되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