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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8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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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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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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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4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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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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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델베르크 구도시 레스토랑에서 지도교수 벨커 교수님을 만난 날이 정확히 기억 나지 않는다. 아마 1월 초중순이었을 것이다. 여러 이야기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내용을 남기고자 한다. 이것도 시간이 조금 지나면 다 나의 기억에서 사라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내 마음에는 다음과 같은 고민들이 있었다. 한국에서 "검은 빵"을 얻기 위하여, 일관된 신학적 프로그램을 바탕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상황에 맞추어 신학적 내용을 구상하는 태도에 대한 나 자신의 반성과 불만 같은 것들이었다.
그동안 한국에서의 신학적 관심사와 성과를 같이 교수님과 공유하면서, 나는 나의 일관되지 않은 신학적 프로그램에 대한 취약함을 고백하였다. 그러나 교수님은 그 "일관성과 통일성" 하에 신학적 프로그램을 고안하는 것 자체에 대한 비판을 하였다. 오히려 그 일관성과 통일성이라는 정형화된 틀 안에서 신학적인 작업이 매우 표피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러나 최소한 주요한 테마는 지속적으로 키워 나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예를 들어 인간론Anthropologie, 율법Gesetz 등등 오랫동안 집중해야 할 주제의 반경은 어느정도 가지고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을 해주셨다.
그러고 보니 그간 지도교수의 학문적인 태도는 어떠한 종합적인 신학 프로그램의 구축과 정리에 있었다기 보다는 매우 특화된 주제에 대한 집중과 예리한 비평과 새로운 재해석에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는 특화된 주제에 대하여 발표를 하고, 그 논문의 주제를 끊임없이 동료, 제자들과 공유하여 논문으로 기고를 하였다. 그러나 발표된 논문은 상당히 날카롭고 단단하고 완성도가 높아서 시간 속에서도 그 영향력을 잃지 않았던 것 같다.
그는 그동안 발표하였던 4명의 신학자에 대한 논문들, 즉 슐라이어마허, 본회퍼, 바르트, 몰트만에 대한 논문들을 하나의 책으로 묶어내어 새로운 책을 출간하였다. 그리고 그 외에도 다양한 논문들을 발표하였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지도교수가 전개하는 새로운 논의에 대하여 관심을 더욱 갖고 많은 신학적 통찰을 얻고 배워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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