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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08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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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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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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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3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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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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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사, 대학자, 인격자로 인상 깊게 남아있는 선생님 가운데 하나가 하이델베르크 디아코니아 학과 은퇴교수이신 테오도로 슈트롬 교수이다. 제작년 독일에서 헤어질 때에는 수술을 받으셔서 컨디션이 좋지 않아 보이셨는데 훨씬 건강하게 혈색도 회복하시고 좋아보이셨다.
신학도서관 안에 있는, 여전히 한두평 정도 되어 보이는 그 연구실은 적어도 타인에게는 작지만 상당히 아늑한 공간이다. 매우 협소하지만 그래도 최대한 4명까지는 앉아 있을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슈트롬 선생님은 올해 1월 초중순 정도에 만났던 듯 하다. 그 분의 작은 연구실에서, 식사를 나누면서, 그리고 커피숍에서 커피를 나누면서 한국의, 독일의 그리고 EKD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한 것 같은데 정작 많은 기억은 떠오르지 않는다. 그러나 분명한 인상은 77세의 경륜과 지성에서 나오는 분위기와도 같은데, 대화에서 헤아릴 수 있는 깊은 이해력과 통찰과 혜안이다.
디아코니아 라는 주제는 내가 독일이라는 도로에서 우연히 줍게 된 동전과도 같은 가치를 지닌다. 수백년 동안 디아코니아라는 주제의 형성과 진화와 구체적인 역사적 맥락을 내가 어찌 쉽게 헤아릴 수 있겠는가. 그 복잡한 맥락에 대해서는 내가 전공자가 아니기에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인간 삶의 공공적 질서와 규율을 관장하는 국가와 인간 삶의 행복과 궁극적 가치를 조명하는 교회가 "현실적으로" 만나는 공간이 아마 디아코니아가 아닌가 생각한다. 복지는 그러므로 국가만의 과제도 아니고 교회만의 특권도 아니다. 교회는 교회당 안에만 그 과제를 제한시키지 않는다. 교회적 과제는 세계를 향해 전진해야 한다. 세상을 향한 전진, 봉사, 희생 이것이 교회의 과제이자, 세상의 빛과 소금으로서의 교회의 사명이다.
슈트롬 선생님이 돌아가실 때쯤 되어야 내가 디아코니에 대한 어느정도 이해를 가질 것인가 라는 자문을 하게 되었다. 도로에서 주운 동전을 작던 크던 잘 활용하지 못하고 돼지저금통에 묵혀둔 것은 아닌가 라는 자성을 갖게 되었다.
그래도 슈트롬 교수님 제자들의 노력과 한국에서의 디아코니에 대한 새로운 논의의 담론들이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나같이 관심만 있는 사람들이 의지만 있으면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는 것 같아 매우 고무가 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점이리라. 국가의 국민을 위한 복지의 이념은 결코 그 이념을 수행하는 바디 없이는 요원한 일이다. 교회의 세계를 향한 섬김의 과제 또한 현실적 인프라와 연결 될 때에 효과적인 기능을 발휘할 것이다.
"나에게 사랑은 신앙에 속합니다"라는 비셔른의 고백, 그리고 디아코니아의 과제를 평생 순명의 과제로 살아오셨던 슈트롬 교수의 헌신을 보면서, 내 삶에 그저 방치되어 있는 동전을 어떻게 선용할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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