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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2/0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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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39.15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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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139.155.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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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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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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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3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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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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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외투 사이를 서늘하게 파고드는 계절이다.
완연한 겨울의 초입에 들어섰다.
이곳은 기나긴 어둠을 자랑삼아
철학을 심오하게 빚어왔던가.
나에겐 많이 낯선 겨울이었다.
너무나 길게 지나가는 밤과
고요한 적막을 견딜 수
없을 때가 있었다.
한편으로는 우리 시대가 여전히
기나긴 밤을 관통하고 있다.
전쟁은 끄치지 않는다.
심지어 우리 한국인의
생명 또한 앗아갔다.
오늘 난 노무현에게 실망했다.
민간인에 대한 어떠한 테러도
용납할 수 없다는 노무현의 말.
그것 틀린 말은 아니지만,
어디에서부터 민간인이고
어디에까지 군인이란 말인가.
지금 펼쳐지는 형세는
강대국의 욕심으로 인해
수많은 이들이 죽음의 댓가를
치루고 있는 꼴이 아니었던가.
이전과는 달리 노무현의 멘트가 점차
정치적인 자세를 취해가는 것만
같아서 실망스럽다.
왜 우리는 잘못 걸어가고 있는
미국에 대해서 단호하게
예와 아니오를 말할 수 없는가.
무엇이 그렇게 두려워서인가.
오늘 이 땅위에서 흘리는 피와
눈물과 아픔을 헤아려보면
이 추운 겨울 앞에
웅크려야할 때가 아니라
무엇인가를 끌어안고
살뜰하게 살아가야만 하는
계절이라는 생각이 든다.
길게 오고 가는 겨울의 긴 밤,
우리의 지혜와 사랑의 능력이
더욱 커지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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