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회에서 Dr. 뮐링 슐랍콜의 설교를 듣다. 그는 몇 년전에 박사학위를 마치고, 이제 하빌리타치온도 마무리한 에큐메니칼 연구소의 스텝이다. 오늘 교회와 설교에 있어서 음향의 환경Akustik은 너무 좋지 않았다. 여기에는 두가지 이유가 있다. 하나는 슐랍콜의 선천적인 목소리와 발음에 한 요인이 있기도 하고, 다른 하나는 대학교회의 설계와 건축적인 요인이 있기도 하다. 특히 교인들이 적게 교회에 참여할 때에는 그 울림은 마치 천상에서 내려오는 하울링과 같을 정도이니 말이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내 앞에 앉은 분은 귀에 손을 가까이 갖다 대면서 한시간을 넘는 설교를 힘들게 들었다. 이러한 아쿠스틱에 대하여 교회를 섬기는 목회자와 교인 사이에는 모순관계가 존재한다. 교인에 있어서는 아쿠스틱이 좋지 않으니 교인은 교회 가기가 힘들어지는 것이며, 목회자에 있어서는 아쿠스틱이 좋지 않은 이유가 바로 교인들이 그 많은 자리를 비우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사실 교회에 교인이 많은 자리를 차지하면 적어도 음향의 환경이 지금보다는 훨씬 좋아지고 하울링도 줄어들 것임은 분명하다. 현상적인 독일 기독교의 쇠락에 대해서 독일 기독교의 신앙이 쇠락하였다는 진단은 섯부른 판단일 수 있다. 여기에는 어떠한 복잡다단한 문화적 종교적 사회적 이유와 맥락이 잠복되어 있다. 그러나 적어도 교회에 교인이 적어짐으로 목회자에게는 그나마 유지되어 왔던 '말함의 환경'이 더욱 더 열약해지는 중요한 이유일 수 있다. 또한, 교인들에게는 그나마 교회가 교인에게 열어줄 수 있는 신앙적 정신적 문화적 감동과 순발력은 고사하고라도, '들음의 환경' 자체도 이렇게 형편없이 열약해질 수 있냐고 따질 수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이 문제는 우울하고, 음침하며, 잘 들리지 않는 교회와 그 메시지를 자꾸 멀리하는 독일 기독교인의 문제로 봐야할 지, 아니면 재주를 부리면서 교인들을 현혹하지 않으려는 교회의 태도와 그간의 쌓여진 전통으로 인한 독일 교회의 경직성의 문제로 봐야할 지 조금 더 숙고해 보아야 할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