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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6/02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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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cle Number : 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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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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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cess : 4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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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nes :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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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은 여전히 불바다이다. 티브이 모니터에 비추이는 그 불바다를 보면서, 그리고 그 불에 타 죽어간 시체를 보면서, 도대체 그곳이 지옥이 아니면 어디가 지옥인가라는 마음의 절규가 터져나왔다. 그들은 하나밖에 없는 생명을 잃었으며, 가족은 자신의 혈육을 죽음의 강으로 흘러 보내야만 했다. 저 절규의 현장은 없을 수도 있는 사건이다. 그 사건은 결코 필연이 아니다. 세상의 욕심이 만들어 내었고, 세상의 사람들이 결국 만들어낸 사건들과 죽음들이라는 점이다. 천국과 지옥은 인간의 경험으로는 알 수 없는 죽음 저편의 세계일 것이다. 그러나 흔히들 값싼 기독교가 말하는, 문을 열고 들어가야 하는 천국과 마귀로 인하여 나락으로 떨어지는 지옥은 진정한 리얼리티가 아니다. 그것은 저렇게 현실속에서 죽어가는 처절한 현실보다 더 실재적일 수 없다. 천국과 지옥은 이러한 것이 아닐까. 억울한 생의 고통으로 인하여 우리로부터 사라져간 이들은 죽음 저편에서만은 그 댓가를 얻어야만 하는 인간 본성의 종교적 표현이지 않을까. 그것이 천국을 통하여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타인의 생명을 위협하며 비인간적인 삶을 행한 이는 죽음 저편에서는 궁극적으로는 그에 응징한 댓가를 받아야 하는 소망의 표현이 지옥이지 않을까. 인간은 죽음을 넘어선 곳에 대한 그 모든 비밀을 알 수 없을 것이다. 오직 하느님만이 아시는 신비일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횡횡하는 기독교의 섯부른 천국과 지옥의 관념은 얼마나 유약하고 비인간적이며 허황된 것인가. 이렇게 고통 가운데 동시대의 세상 사람들은 피를 흘리며 죽어가고 있는데, 정작 그들을 외면하고 천국으로 들어간다고 해서 도대체 어떤 의미가 있단 말인가. 그것이 진정 구원과 행복의 의미를 줄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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